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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수 받으며 떠나는 아름다움…유진오 /뉴스앤거제 명예회장

   
▲ 유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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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2일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아직 120일이나 남았는데 ‘2010년부터의 거제 시장은 내가 적임자’라고 소리치고 나선 사람들이 벌써 8명이라고 합니다. 여당인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이 4명이고 진보당ㆍ민노당 후보로 나설 사람이 각 1명씩이며, 무소속 출마 선언자 등이 2명입니다.
 
2010년부터 4년 동안 세계적인 조선ㆍ해양관광도시, 거제시의 경영을 맡겠다고 나선 사람만도 벌써 8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적 선택 경쟁과는 달리 연임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주변의 ‘공무원 줄서기’는 더욱 치열하다니 충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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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정보통신이용촉진법 위반(타인의 비밀누설)혐의로 구속된 밀양시청 6급 직원의 밀양시장 전자우편 해킹사건은 공무원의 ‘현직 시장 사전 선거운동’으로 확대되고 있어 전국적인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밀양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오는 6월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인 밀양시장 재선을 위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밀양시 계장 A씨와 B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선관위의 고발 내용은 지방자치의 고질병인 공무원 줄서기가 아직도 어떤 수준인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계장 A씨는 지난 1월4일자 인사발령에 대한 보답으로 연초 업무시간중에 ㄱ동 통장 2명에게 ‘현 시장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수차례 해 통장 2명으로부터 현 시장의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밀양시민 4명에게도 현 시장을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밀양시장에게 e-메일로 보고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ㄴ동 통장 아무개가 현 시장의 경쟁자인 시장 출마후보의 선거운동을 이렇게 저렇게 하고 있다는 등의 선거와 관련된 통장들의 동정을 수집해 4회에 걸쳐 현 시장에게 보고했슴이 문제의 e-메일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밀양선관위가 고발한 계장 B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쯤 현시장의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겠으니 자신이 연고가 있는 ㄷ면이나 ㄹ면으로 발령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현 시장을 위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고자 자신과 친분 있는 밀양시내 마을 유지들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인적사항과 성향 등을 적어 시장에게 몇 차례 메일을 보냈으며, 또 초등학교 동기 모임에서 현 시장을 지지토록 홍보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밀양 선관위는 “공무원의 선거개입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가 인사발령과 관련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밀양시 내부에 암묵적으로 현 시장 지지에 대한 지시 또는 지침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메일을 해킹해 7장을 출력,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밀양시 통신담당 직원은 “현직 자치단체장에 대한 공무원의 인사에 얽힌 ‘줄서기, 충성경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 현 시장과 경쟁하는 시장 후보에게 넘겼다”고 e-메일 해킹 동기를 털어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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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밀양시장의 e메일은 밀양시 공무원이 보낸 문건으로 “승진에 감사하며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님을 적극 지지하겠습니다.”라는 충성 맹세가 주류입니다. 공직 선거법(제60조)은 공무원의 선거 관여 금지를 엄격히 규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하고 있는데도 공무원들이 현직 시장에 대한 줄서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인사(人事)에서 덕을 보려는 속셈 때문입니다.

공무원 줄서기는 논공행상(論功行賞)식 선심성 인사, 아니면 보복성 인사를 낳는다는 점에서 지방행정 발전에 암적인 존재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키워나가려면, 주민복리를 위한 지방 자치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공무원 줄서기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게 요구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평가 받는 인사시스템이 한시 바삐 정착돼야 합니다.

밀양 사건은 사정 당국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시장의 암묵적 지시 내지 지침이 없었는지 또는 시장 주변 해바라기들의 ‘공무원 줄서기 조장행위’여부도 낱낱이 밝혀 불법이 있었다면 엄중처벌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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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시장을 둘러싼 공직 내부의 비리가 푸른 바다와 수려한 경관이 자랑인 우리 거제시와는 딴 세상 이야기이기를 기대합니다. 일전 어느 신문에서 본 현직 시장 군수들에게 주는 한 시인의 글이 생각납니다. “···· 좀 더 머물고 싶을 때, 큰 허물없이 소임을 다했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박수를 받으며 물러설 줄 아는 겸양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때가 선임직 공직자의 임기 말엽이 아닌가 싶습니다.··· ”

 


유진오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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