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목 간곡~진해 안골을 오가는 여객선 풍양카페리호.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이 뱃길도 수요격감에 따라 사실상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57년간 거제와 부산을 오가던 뱃길이 올 말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해상운송 수요가 크게 줄어 사실상 뱃길이 끊길 우려를 안고 있다.

한국해운조합과 여객선사들에 따르면 올해 말 거제~부산간 연결도로가 개통하면 여객선 손님이 최대 8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의 선사들이 폐업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선사들은 여객선 손님이 크게 줄어 다른 선사가 부산∼거제 운항에 나선다고 해도 수익성이 거의 없어 사실상 항로가 폐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선착장에서 오는 배를 기다리를 승용차들

거제∼부산간 항로는 한국전쟁이 마무리된 직후인 1953년 1개 여객선사가 운항을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57년간 거제~부산 뱃길을 오가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선사 중 가장 오래된 서경해운은 1959년부터 부산과 거제를 오가는 배를 띄우기 시작했다.

서경해운 관계자는 "여객운송업을 시작하자마자 수요가 없어 고전했지만 국가를 대신해 육지와 섬을 연결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 왔다"며 "거제에 대형 조선소들이 잇따라 생기면서 반짝 호황을 누렸지만 육상교통이 발달하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 대형선사 관계자는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여객선은 파리만 날릴 것"이라며 "수십 년 육지와 섬을 잇는 공익사업을 해 왔고 다르게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거가대교 시행사에서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소 5년간 영업손실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운조합이 해양대에 맡긴 연구용역에서 거가대교가 개통하면 여객선 이용객의 87％가 줄어 8년치 영업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선사들은 주장했다.

국토해양부가 목포해양대에 준 용역에서도 5년3개월치 영업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선사들은 덧붙였다. 선사들은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조합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답을 얻지 못해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조합 측은 "거가대교 공사로 항로가 폐쇄되는 것이 아니고 현행법상 보상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선사들이 소송을 제기해오면 절차에 따라 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부산(고현, 옥포, 장승포) 항로에는 ㈜서경, ㈜가고오고, ㈜청해진해운, 서경해운 등 4개 선사가 3개 항로에 여객선 6척을 운항하고 있다.

거제∼진해 항로도 하청 실전∼진해 속천, 장목 간곡∼진해 안골, 장목 구영∼진해 안골 등 3개 항로에 ㈜풍양에스엔티, 진해카페리㈜, 고려고속훼리㈜ 등 3개 선사가 여객선 4척을 운항 중이다.

▲ 올 말 개통예정인 거제~부산간 연결도로 건설현장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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