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시내 모 병원에서 내과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한씨 할머니에게 거제시보건소 이경아 간호사가 차활치료에 따른 안내설명을 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한씨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 7월 동부 이 모 할머니의 기초생활수급자 탈락에 따른 자살소식과 겹치면서, 노인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27일 오전 본사로 전화를 걸어, 한씨 할머니 기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할머니의 건강에 대해 시 차원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살필 것이며, 입․퇴원과 관련된 전후사정을 파악해, 행여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당장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거제시의 후속조치는 곧바로 나타났다. 거제시보건소 송정희 치료담당(계장)과 이경아 간호사는 27일 오전 한씨 할머니가 입원했었던 사등면 한일병원을 방문해 병원장을 직접 만나고, 한씨 할머니의 정확한 병세부터 확인했다.

송 계장이 확인한 한씨 할머니의 병세는 치매가 아닌 조울증과 정동장애(정신분열증 초기단계). 심장에 물이 차는 심부전증도 함께 앓고 있었고, 한일병원에서 이에 따른 내과치료도 병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할머니 손을 잡은 공무원들의 손

거제시보건소 송정희 계장은 “할머니의 병원기록 등을 확인한 결과, 기분이 갑작스레 업(UP)되면서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는 정동장애를 겪고 있으나 치매는 아니었다”며 “조울증과 정동장애는 병원에서 지급하는 약만 제대로 먹는다면 증세는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 계장은 또 “한씨 할머니의 경우 병원치료를 거부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자신의 병세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방어본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금도 한일병원에서 가져온 약을 전부 다 내버리고 없어, 한일병원 측과 협의해 약을 다시 탈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거제시청 박광복 복지과장은 “현재의 복지시스템은 각 기관이 거미줄망으로 연결돼 수급자의 병세나 상태에 따라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며 “한씨 할머니의 경우도 사례조사 기록 등이 세세히 남아있고, 자활센터 돌보미 서비스도 꾸준히 받아왔지만, 함께 생활하는 간병인이 아무도 없다보니 상태가 악화된 느낌”이라며 시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보살필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수원에 사는 한씨 할머니의 막내딸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모에게 관심을 가져 준 거제시장과 거제시,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막내딸은 특히 “교회 목사님의 많은 보살핌이 있었는데도 본의 아닌 오해를 받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울먹였다.

▲ 27일 오후 고현시내 모 병원에서 내과치료를 받고 있는 할머니를 방문한 박광복 복지과장(가운데)과 송정희 보건소 치료담당(왼쪽), 이경아 간호사 등이 할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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