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가(사모가)는 조선 시대 내방 가사로써 시집간 여자가 친정 부모를 그리워하며 읊은 내용이다. 그러나 거제도 '사친가'는 이런 일반적인 내용인, 부모를 사무치게 그리는 '사모가(思母歌)'내용과 더불어, 고아가 된 동생과 함께 삼촌댁에서 의탁하여 겪는, 신세 한탄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가시적(可視的)이다. 예로부터 핏줄인 '고모' '삼촌' '이모'는 언제나 반가이 대하지만 '숙모' '고숙' 등은 남 보듯 함은, 실제 혈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예이다. 거제사친가는 대체로 '4언(言) 8구(句)'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1~3구(句)의 사설을 덧붙여 나열하며, 또한 자유로운 장구(長句)의 형식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불필요한 어구의 나열이 없으며, 작품으로써 생동감이 살아있다.

1). 사친가(조실부모) / 양말선 사등리 성내.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삼촌집에 의탁하게 된 동생과 나를 삼촌은 집으로 들어가자하고 숙모는 구박하고 밖으로 내몬다. 나와 동생의 설움과 몰 꼴이 말이 아니다. 이레 장터에 부모 사려 갔더니 오만가지 물건은 다 있어도 부모 파는 장(場)은 없더라는 이 민요는, 거제지역에만 있는 사설이며, 아주 사실적이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 생각된다.

"한 살먹고 애미죽고 / 두 살묵어서 애비죽고 / 갈데올데 없어서로 / 삼촌집으로 찾아가리.

우리삼촌은 디리차고 / 숙모님은 내차더라 / 생(형)이 머리 날을하고 / 동순(동생)머리는 씨를하야 / 열두새라 보디집에 / 세상없는 베틀나야 / 저승하고 이레장에 / 부모사로 가잉께나 / 오만장은 다있어도 / 부모사는 장은없데."

2). 사친가 / 최여금, 옥포 조라.

"울아배가 제비던가 / 집을지어 간곳없고 / 울어매가 나빌던가 / 알을낳고 간곳없네. 불쌍하다 내동숭은 / 대동강에 띄어놓고 / 올데갈데 내가없어 / 삼촌집을 돌아가니 / 삼촌은 디리차고 / 숙모님은 내차더라. 설음이야 설음이야 / 이내일신 설음이야 / 죽자하니 청춘이요 / 살자하니 고생이요."

3). 사친가(울오마니 죽든 날 밤에) / 양말선 사등리 성내. 4언(言) 8구(句) 형식을 띈 이 민요는 처녀 때 함께 모여서 부르던 노래로써 참으로 구슬프다.

"울오마니 죽든날밤에 / 우리올케가 나를쳐서 / 어찌맛치 울었든지 / 배게야모에 소이졌네. 오리한쌍 겨오한쌍 / 대동강을 졑에두고 / 눈물강이 강이라고 / 둥굴둥씰 떠딜온다."

4). 사친가 / 거제면 내간리 내간 김현선. 4언(言) 8구(句).

"저건네라 동백섬에 / 실패겉은 울오매야 / 임의정도 점커양은 / 자식정은 띠고가나.하메나 편지올까 / 하메나 소식이올까 / 기다리고 바래여도 / 편주소식이 아니오네."

[주1] 실패겉은 울오매야 : 실파같이 가늘고 나의 어머니. [주2] 점커양은 : 중하건마는

5). 울 오마니 / 여문악 옥포 조라. 4언(言) 8구(句). 이 사모가(思母歌)는 모심기 노래의 한연으로 삽입되기도 하고 따로 독립시켜 부르기도 한다.

"울오마니 날갖어서 / 죽신장국을 원하더니 / 그대커서 핵이앉아 / 학은점점 젊어오고 / 우리부모는 간곶이없소. 울지못한 댉이되고 / 울지못한 개가되고 / 우리부모 산소등에 / 솔을숨거서 영화로다."

6). 사친가 / 이월아 하청면 어은리 장곶.

"밀양공포 운애산에 / 실안개겉은 울오마야 / 울옴아로 기린붐으로보려마는 / 저산넘어로 넘어가몬 / 기린붐으로 보려마는 / 날바리고 가는부모 / 생각한들 무엇할까.울오매는 하정새고 / 울아부지는 저승새네 / 네와나는 서른새다 / 깔막아깔막아 이깔막아 / 네어디가고 물드는줄몰랐노 / 쪼그마는 아기새는 / 모지고독한 잠이들어 / 울옴아 가는줄몰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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