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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초교생, 70년대식 보온밥통 들고 등교그린스쿨사업으로 1일부터 학교급식 중단…학부모들 '분통'

   
▲ 보온 도시락을 들고 하교하는 아이들.
계룡초등학교(교장 김성부)의 그린스쿨사업(학교건축물 리모델링)이 1일 착공하면서  학교급식이 전면 중단되고, 개별 도시락으로 아이들 점심을 해결토록 하자, 학부모들이 “지금이 어느 시댄데 아이들 밥 먹는 문제를 학부모들에게 떠넘기느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도시락 왜 싸야하나
계룡초교가 그린스쿨 사업 대상교로 지정받은 건 올 4월. 그린스쿨이란 이명박 정부의 녹색정책 일환으로 학교환경 개선사업과 같은 개념이며, 2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을 새로 리모델링 하는 사업이다. 관련예산 54억원은 지난 6월초 도의회 제1회 추경에서 확정됐다.

계룡초교는 학기 중 수업방해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왔던 이 사업을 1일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준공은 내년 6월로 잡았다. 학교측은 우선 내년 신학기 전에 본관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내년 학기초에 정문 맞은편 건물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본관 건물에 교실이 있던 아이들은 이번 학기까지(13년 2월) 정문 맞은편 건물로 옮겨 합동 수업을 받고, 본관 리모델링이 끝나는 내년 학기에는 역시 정문 맞은편 건물교실에 있는 아이들이 본관으로 옮겨와 수업을 받는다.

문제는 학교급식. 1일부터 본관건물 공사가 시작되면서 당장 급식소가 폐쇄되고, 덩달아 급식도 중단됐다. 학교급식은 본관공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내년 2월에야 재개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아이들 점심은 어떻게 해결할까. 계룡초교에서 근 1년간 머리를 맞대고 짜 냈다는 결론이 각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싸 주는 개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고. 학교 측은 지난달 중순 전교생 가정에 이같은 방침을 통지했다.

‘도시락’ 결론, 어떻게 나왔나
계룡초교 김성부 교장은 올 4월 있은 학부모회의에서 “우리학교가 그린스쿨 사업대상에 확정됐고, 사업이 진행되면 학교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당시 아이들 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 6월에 예산이 확정됐고, 1일부터 공사에 들어가니 김 교장의 자랑이 실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급식문제에 따른 내부고민은 꽤 심각했다.

학교 측은 이 고민을 어떻게 풀었을까. 학교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학기 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첫 공론화됐고, 이 자리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2학기가 되면서 급식문제는 당장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 9월 학부모총회에서 다시 논의했지만, 중구난방식 의견만 있었을 뿐 확신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뒤이어 학교운영위와 학부모대표자 회의 등을 잇따라 소집해도 묘책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외부 단체급식과 도시락 지참 두가지 안이 도출됐고, 10월중순 학부모 총회를 다시 열어 두가지 안을 투표에 부쳤다. 그 결과 도시락지참이 근소한 표차로 우세를 보여 결국 도시락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외부 단체급식 방안과 관련, 학교 관계자는 “거제에는 단체급식업체가 1곳 있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았고(학교급식 지원금은 1960원이지만, 급식업체가 요구한 단가는 4000원대 였다고 함), 부산이나 창원 마산 등지에 알아본 결과 역시 단가와 공급량에서 이견이 많아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학교내에 임시 급식소를 마련해 밥을 짓고, 배식은 교실에서 하는 방안도 고민했으나, 임시급식소를 지을 마땅한 장소가 없었고, 배식에도 어려움이 많아 포기했다고 전했다.

밥을 싸 오지 못하는 아이들의 점심문제 해결과 관련, 학교관계자는 “현재 전교생 800여명 중 생활지원대상자 자녀가 약 40여명, 외부 후원을 통해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약90여명 등 총130여명이 문제가 된다”며 “이 아이들은 정부의 급식비 지원금을 통해 외부업체의 단체급식 도시락을 주문해 해결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분통 터뜨리는 학부모들
학교 측의 도시락 지참 통지를 받은 학부모들은 부랴부랴 보온도시락을 새로 사는 등 부산을 떨면서도 학교 측의 안일한 대안강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린스쿨 대상교로 지정됐다고 자랑한지가 언젠데, 아이들 밥 먹는 문제하나 해결 못하고, 결국 학부모들에게 이를 떠넘겼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부 학보모들은 집단행동을 해서라도 학교측과 교육당국의 무성의한 일처리에 항의해야 한다며 격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6학년생 아이를 둔 학부모 윤 모씨(46)는 “그린스쿨 사업이 확정된 게 지난 4월이라면 이때부터 별도의 TF팀을 꾸려 급식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학보모 총회 등 의례적인 행사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책임회피성 면피용 절차”라며 “결국 학교 측은 ‘우리도 할만큼 했는데 답이 없었다. 미안하지만 학부모들이 이 문제를 떠안아 달라’는 것 밖에 더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들 셋이 계룡초교에 재학 중인 황 모씨(47)는 “학부모들 태반이 맞벌이를 해야하는 팍팍한 현실에서 아이들 도시락 3개를 아침마다 싸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며 “학부모 총회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학교 측의 편의에 의한 선택강요지, 전체 학부모들의 뜻을 반영한 게 아니다, 학부모들의 선택에 따라 추가비용이 들더라도 외부급식이 가능토록 길을 열어놔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 모씨(39)는 “학교급식은 학부모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균형있는 식단을 아이들에게 제공한다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며 “도시락을 싸게 되면 맞벌이 주부 등의 부담이 두 배로 증가하고, 아이들이 아침에 먹었던 반찬을 그대로 점심까지 먹게되는 편식이 강요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이라도 학교 측의 시급한 대안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6학년생 자녀를 둔 이 모씨(42)는 “학교에서 그린스쿨 사업을 자랑하면서 급식을 학부모에게 떠넘기고 있지만, 우리아이는 겨울방학을 끝으로 학교를 졸업하는데, 아이에게 그린스쿨이 무슨 의미가 있는냐”며 “6학년생을 둔 부모들은 결국 안해도 될 부담만 지는 꼴”이라고 분개했다.

학교운영위원회 소속 모 학부모는 “급식문제에 대한 해법논의는 학기초부터 TF팀을 별도로 구성해 다른학교 사례 등을 참고했더라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있는 문제였는데, 학교 측이 이를 게을리했고, 그저 일반 상식선에서만 접근하거나, 결론이 나지않는 학부모 총회 등에서 의견을 묻다보니 결국 도시락으로 결론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원하는 학부모들에 한해 외부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취재과정에서 학교관계자는 도시락 지참에 따른 학부모들의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11월과 12월 두 달만 도시락을 싸면 되고,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도시락을 싸는 날은 30여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 이 문제가 별다는 이슈가 안된다는 투의 극히 안일한 인식을 보여줬다.

   
▲1일부터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는 본관건물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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