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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비파(枇杷)[연재]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비파나무의 열매는 유난히도 차가웠던 겨울 맹추위를 이겨내서인지 더욱 탐스럽다. 거제는 일본으로부터 전래되어 최소 400년 전부터 비파열매(일명 노귤(盧橘))를 재배했었다. 또한 수분 함유량과 당도가 매우 높아 뛰어난 맛을 자랑하며, 비타민과 식물섬유, 구연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감기 예방과 피부 보호, 노화 예방 등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또한 비파씨는 분말로 만들어 환을 지어 먹거나, 꿀과 함께 재어 효소차로 먹기도 하는데, 피곤하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효과적이다. 거제도에서는 만병치료약으로써 옛말에 "소 키우는 집에는 곰보가 없고 비파나무가 자라는 집에는 아픈 사람이 없다", "주렁주렁 부잣집 열매"라 전한다.

오희길(吳希吉,1566~1635년)은 1619년 적당(賊黨)의 무함으로 거제로 유배, 도동연원록(道東淵源錄)과 명척난역문(明斥亂逆文)을 지었고 1635년 거제배소에서 70세로 사망했는데 그는 거제도 토종 비파를 먹고는 그 옛날 정몽주(鄭夢周, 1337~1392)가 지은 한시를 그대로 읊었다.

1). 비파를 먹으며(楊州 食枇杷) / 오희길(吳希吉) 정몽주(鄭夢周).

稟性生南服 품성은 남쪽 지방에서 자라니
貞姿度歲寒 곧은 자태 한겨울도 변함없네.
葉繁交翠羽 이파리 번성해 푸른 깃에 엇걸리고
子熟簇金丸 익은 열매 떨기는 방울방울 금방울.
藥裹收爲用 약 열매 거두어 사용하길,
氷盤獻可飡 여름 얼음 담긴 그릇에 말아 넣어 바친다.
嘗新楚江上 초강에서 새로이 맛보는데
懷核種東韓 동한(東韓)의 씨앗을 품었네.

[주1] 양주(楊州) : 경기도 양주 또는 중국의 양주가 아니라, 이 시에서는 하천에 갯버들이 우거진 남쪽 거제 舊신현읍 고을을 일컫는 말이다.

[주2] 초강(楚江) : 중국의 양쯔강이 아니라, 이 시에서는 호수 같은 거제 바닷가를 뜻함.

[주3] 동한(東韓) : 삼한(三韓), 또는 우리나라를 의미한다.

   
 
비파(枇杷)는 항암작용 성분이 뛰어나다. 중국이나 일본이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고흥지역의 온화한 기후와 기름진 토지 등 생육조건이 알맞아 많이 재배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가 위암에 걸려 비파를 달여 먹고 나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는데, 특히, 나무의 잎에는 식물성 청산염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2). 비파(枇杷) / 이직(李稷,1362년~1431년)

嘉果纏枝萬顆團 얽힌 가지마다 맛나는 과실이 주렁주렁,
摘缺盤上累金丸 따자 놓은 소반에 금방울 방울 포개있네.
傍人莫怪囊盛去 곁의 사람 주머니에 담아가도 괴이쩍어 말라.
種向鄕山晚歲看 고향 산에 심어두고 만년에 보리라.

3). 비파(枇杷), 보태어 채운다(補遺) / 김윤식(金允植, 1835~1922년)

細嫩皮膚裹淡香 연한 껍질에다 은은한 향기 열매에 일고
江南五月伴梅黃 오월의 남쪽지방, 누런 매실과 짝이로다.
初疑杏子愁酸澁 처음엔 살구열매의 떫고 신맛 같은가 했는데
入口渾如啖蜜漿 입에 넣어 씹을수록 온통 꿀물 같구나.

거제 비파는 차가운 10월이나 11월경에 꽃이 피고 겨울 혹한기를 이겨낸 후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경 황금색으로 변한 열매를 수확하기 때문에 병해충 피해가 없고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웰빙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고 한방에서 약재로도 많이 찾는다. 비파는 언제나 푸르고 열매는 달고 새콤하며, 냄새는 향긋하다. 어릴 때부터 우리 주위에서 언제나 있어준 어머님의 고운 자태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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