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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은 술안주(美肴)[연재]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거제의 정황(丁熿)선생은 1548년에서 1560년 별세할 때까지 고현동 공설운동장 인근에 거주했다. 그는 거제향교 훈도 김급과 함께 자주 계룡산에 올라가 거제 절경을 감상하곤 수십 편의 시(詩)를 남겼다. 다음은 계룡산에 올라, 수많은 별과 붉게 물든 새벽여명, 저녁노을을 보면서 4년 된 생선 젓갈과 해삼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지은 작품이다.

1). 계룡산 고개(嶝鷄龍山) 二首

靑山埋萬古 청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데
宇宙內姸媸 우주 안에는 곱고 추한 것 가림 없이
一爲無盡藏 하나같이 한없이 많아
朝暮白羅帷 아침저녁으로 비단 휘장 빛난다.
四歲娵魚鮓 4년 된 추어(생선)의 젓갈 안주삼아
羅浮擧滿君 나부객이 그대에게 그득한 술잔 권하네.
幾見延舒波 밀려오는 파도 몇 번이나 보았는가?
皐帑漫日聞 고탕이 멀리서 날마다 들려온다.

[주1] 나부객(羅浮客) : 전설에 나오는 매화(梅花)의 신선. 나부몽(羅浮夢).
[주2] 고탕(皐帑) : 물결이 배에 부딪치는 소리.

2). 증 허영지(贈許瑩之)

蒼蒼孤嶼接扶桑 창창한 외로운 섬은 동해와 접해있는데
半夜月牀語未詳 밤중의 달빛 아래 평상에는 말이 필요 없어
一著海蔘傾惜酒 한 젓가락 해삼(海蔘)에 아끼던 술 기울이니
酒量深淺兩相忘 주량이 세고 약한데도 둘 다 잊었다네.

거제도 사람이라면 굳이 자세한 설명 없이도 술안주에 대해서 아주 박식하다. 사면이 바다인 거제도는 각종 생선과 해산물이 풍부하여 술 안주꺼리가 너무나 다양했다. 각종 시(詩)에 맛 나는 안주꺼리로 등장하는, "문어 청어(靑魚) 전복 홍어(紅魚) 대구(大口魚)" 등등은, 옛날 조상님들의 제사나 선조의 사당에 올렸다. 또한 전어(箭魚) 준치(眞魚) 조기(石首魚) 숭어(秀魚) 농어(鱸魚) 낙지(絡締)뿐만 아니라, 유자도 술안주로 사용한 예가 있다. "1816년 이학규(李學逵)선생과 거제선비 유한옥(兪漢玉), 그리고 술꾼 김덕하(金悳河)는 애써 진한 소주 한 주전자를 내어놓고, 포와 고깃점 안주에 관계없이 잔을 내곤, 술을 잔에 부어 권했고, 거제 유한옥은 이학규에게 유자 한 상자를 보냈다. 그 유자 껍질을 도려내고 술안주로 삼았다. 맡긴 그 껍질을 모아두고 술잔을 돌리니, 지난 일에 취기가 올라 지청거리다 잠이 들었다"고 전한다[酒徒金悳河。力致火酒一匜。顧無脯胾佐酒及桮觴供挹注者。兪饋余柚子一笲。剜其瓤以當殽膳奠其殼以任醻酢 酒酣以往。淋漓睡倒].

3). 이시발(李時發,1569년∼1626년)의 '석결명(石決明,전복)' 한시에선 말린 전복을 실처럼 썰어, 어르신들 최고의 안주꺼리로 사용했다고 한다.

精乾石決明 정성으로 말린 석결명은
老子宜佐酒 늙은이 안주에 알맞다네.
留心須寄來 마음이 흔들려 마침내 보냈는데
此物偏悅口 얼마나 입에 맞는 음식인지.

4). 1506년 거제시 상문동 유배객 이행(李荇)선생은 '중추(中秋)의 밤' 한시 중에 투박한 나무젓가락으로 김치를 안주 삼아, 보름달 속 옥토끼와 더불어 거나하게 취한다.

寒菹半生熟 찬 김치는 반은 익고 반은 날것
木箸亦已眞 나무젓가락은 역시 참되어라
孤光在何分 외로운 달빛은 어드메 있느뇨?
玉兔徒逡巡 옥토끼는 속절없이 머뭇거리누나.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은 그의 저서에서 "좋은 술은 푸른 거품을 기울이고, 좋은 안주로 청어(靑魚)를 구웠구려(芳樽傾綠蟻 鮮食炙靑魚)"라,급 읊으며, 최고의 술안주로 청어를 칭송했다. 우리나라는 원시시대부터 해산물을 햇볕에 말려 저장해둔 '어포'를 즐겨 안주꺼리로 사용했는데 고대 문헌에도 이에 관한 기록이 있다. <고려도경> <향음조>에 '어포', '육포' 등이 최고의 고급 술안주로 이용되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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