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2시 시철 브리핑룸에서 열린 김백일 동상철러 소송 탄원서 제출 범대위 기자회견.

“이번 소송(김백일 동상 철거명령 처분 취소)은 항소심에서 누가 이기든 대법원까지 가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3심까지 가 승소한다면 자연스런 철거로 이어지겠지만, 만약 패소해서 철거가 불발된다면, 범대위는 약간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민족정기 회복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이미 결의한 상태입니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내에 세워진 김백일 동상 철거문제와 관련, 거제 역사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한기수, 이하 범대위)의 결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흥남철수기념사업회 측이 제기한 철거명령 처분 취소소송에 극히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거제시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쏟아냈다.

김백일 동상 철거 범대위는 15일 오후2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사업회가 제기한 소송(김백일동상 철거명령 행정대집행 처분 취소)의 항소심 재판부(부산고법 창원재판소 제1행정부 재판장 김필곤)에 보내는 탄원서 내용과 작성배경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황종명 의장 등 거제시의회 의원 15명 전원과 일반시민 등 300여명이 연대 서명한 탄원서는 2가지로, 하나는 김백일 동상의 철거당위성을 주장하는 내용이며, 또 다른 하나는 범대위가 마련한 토론회자리에서 학술적 의견을 개진한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ㆍ안정애 씨의 발언을 기념사업회측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선처호소 탄원이었다.

탄원서는 “반민족행위자 김백일의 동상은 당초 강원도 속초시 건립을 추진하다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기념사업회측이 이를 숨긴 채 거제시와 협의해 난데없는 거제에 건립한 것”이라며 “김백일은 지난 09년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항일독립운동 세력을 탄압한 반민족 행위자로 결정해 발표한 인물로서, 충절의 고장 거제에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탄원서는 또 “김백일 동상 철거운동은 거제시민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거제시의 김백일 동상 철거 명령 및 행정대집행 계고처분이 온전히 집행될 수 있도록 거제시민의 이름으로 간절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수 범대위 위원장은 “이번 소송은 법무부에서도 주요사안으로 분류해 재판과정 일체를 소상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정작 소송 당사자인 거제시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느낌”이라며 “거제시의 잘못된 행정행위로 빚어진 결과인 만큼 책임있는 자세로 소송에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거제시의 미온적 대처와 관련, 또 다른 범대위 관계자는 “거제시는 당초 속초시 건립무산을 모른채 단지 장승포동에 구상했던 흥남철수기념공원과 관련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판단하고 승인했다가 나중에 경남도로부터 문화재보호법 위반인라는 절차상 하자 지적을 받고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했다. 일부 관계자는 ‘아 흥남’이라는 영화 제자사와의 정치적 거래의혹도 제기했다.

소송진행과 상관없는 범대위차원의 실력행사 여부와 관련, 범대위관계자는 “이 소송은 항소심 결과와 상관없이 3심까지 갈 것으로 본다. 최종심에서 어떤 결정이 나든 범대위 차원에서 특단의 실력행사를 할 것임이 이미 결의돼 있다”고 말해 최종심 확정 뒤, 경우에 따라서는 강제철거하는 실력행사에 돌입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범대위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탄원서를 거제시소송대리인인 창원지검 김동석 법무관에게 전달하고, 2월말까지 거제시민의 추가서명을 받아 2차 탄원서도 제출할 작정이다.

김백일 동상철거 관련 소송은 지난 11년 7월5일 경남도가 ‘포로수용수 유적공원내 동상건립은 문화재보호법에 위반된다’며 거제시에 동상철거명령을 통보했고, 이같은 지침에 따라 거제시가 기념사업회 측에 동상철거 방침을 통보하자 기념사업회측이 지난해 8월4일 법원에 ‘동상 철거명령 및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8월26일 1심에서 행정대집행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고, 범대위측의 잇산 항소요구를 거제시가 받아들여 지난해 5월30일 부산고등법원에 항소했고, 오는 17일 오전 11시 항소심 첫 심리를 앞두고 있다. 항소심 결정은 3월중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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