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 눈
서일준의 '금의환향', 그 득과 실[데스크 눈]신기방 대표 / 서일준 부시장 부임을 두고…

서일준 대통령실 총무기획관 총무1비서관(부이사관)이 8일자로 거제부시장에 부임한다. 그의 나이 마흔여덟. 아직 지천명에도 못 미친다. 그런 그가, 50대 선배들이 즐비한 고향 행정조직의 임명직 최고수장으로 온다니, 과히 금의환향(錦衣還鄕)이 따로 없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공직생활 첫 출발이 26년 전 거제에서 9급 말단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95년 서울시로 전출 갈 당시, 그의 직급은 신현읍사무소 총무과(행정과) 차석인 7급이었다. 이후 서울시에서 공직생활 20년 만에 사무관(5급)을 달았고, MB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불과 5년 만에 부이사관(3급)까지 올랐다.

그가 어떤 계기로 고향 거제를 떠나 서울로 가게 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모르긴 해도, 그의 가슴엔 우리가 모르던 더 큰 꿈과 뜻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사람들 태반이 아직 6급 정도에 머무르는 걸 보면, 결과적으로 그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입신양명(立身揚名)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제 금의환향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거제를 벗어난 십 수 년의 중앙무대 공직생활 과정에서 수많은 인맥을 형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노하우 또한 거제에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청와대 인사팀장으로 재직하며,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 면면은 거의 다 들여다봤을 터이다. 그런 그가, 다시 고향 거제로 돌아온다니, 거제시 입장에선 기대와 설렘이 앞서는 건 당연지사다.

그러나, 그의 금의환향을 두고 마냥 ‘좋아라’만 해야 할까. 이면에 가려진 그림자는 없는 것일까. 무턱대고 박수만 치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구석이 너무 많다.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 편에는 항우가 유방에게 패한 결정적 이유로 ‘전략요충지 함양을 버리고 고향 팽성으로 천도하면서 몰락했다’고 적고 있다. 항우가 ‘금의환향’하며 자신의 공덕을 고향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는 했지만, 전략요충지를 버리지 말라고 간언하던 충신을 기름이 끊는 가마솥에 넣어 죽이면서까지 천도를 강행했고, 그 여파로 결국 유방에게 천하를 내 주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논리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그의 금의환향이 꼭 달갑지만 않은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중앙무대를 두루 섭렵하며 고향거제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던 그와, 변방의 고향으로 내려와 할 수 있는 그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그의 금의환향이 당장은 거제시에 득이 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실에 더 가깝다. 어찌보면 중앙무대를 벗어난 그의 빈자리는 두고두고 곱씹게 될 아쉬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항간의 여론 또한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당장 한겨레신문과 경남도민일보 등에서 ‘낙하산인사’를 거론하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도했다. 경남도공무원노조에서도 부단체장 인사원칙인 ‘상피제’ 역행을 들먹이며 비판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제시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는 묘한 자괴지심(自愧之心) 기류다. 결코 실패한 삶이 아닌데도, 자신과 40대 고향후배 부단체장이 비교되면서 본의아닌 자괴감에 빠지기 일쑤라고 한다. 1000여명의 거제시 공직자 중 절반에게는 그가 삶의 롤 모델이 되겠지만, 나머지 절반에게는 피하고 싶은 자괴 유발자일 뿐이다.

아무튼 그는 온다. 그것도 시끌벅적한 금의환향이다. 문제는, 그가 거제에 오기 전 반드시 새기고 헤아려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자괴심에 빠져있는 고향 선후배 공직자들을 가장 먼저 보듬고 아우르는 일이다. 그래야만 거제시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는다. 공직생활 첫 임용당시의 낮은 자세로 사람을 대하고, 중앙무대를 휘젓던 그 기상으로 일을 해 나간다면, 장담컨대, 그는 진나라를 멸망시킨 항우의 금의환향을 훨씬 능가하는, 거제의 또 다른 ‘역사’가 될 것이리라.

그가 고향 거제에 얼마간 머물다 경남도로 갈지 모르지만, 있는동안 진정으로 그의 건투를 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기방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