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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일출(滄海日出)[연재]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아침에 뜨는 해를 일출(日出) 조일(朝日) 욱일(旭日) 효일(曉日) 홍조(紅潮) 서일(曙日)이라 부른다. 희망과 소망, 출발을 알리는 일출은 언제나 우리 가슴에 설렘 가득한 감동을 드리운다. 옛사람들은 일출을 보고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동쪽의 부상(扶桑)에서 해 돋자, 타향에서 벗님들 본 듯 벙실벙실 웃음 짓는다. 맑은 새벽에 해가 뜨려니 구름과 노을빛이 여명(黎明)에 이어 박명(薄明) 지나, 부상에서 목욕한 아침 해가 영롱하게 뜬다. 바다에 비친 붉은 빛에 어룡이 움직이고 금고리가 번뜩이며 잔물결이 일더니만 태양이 불끈 솟아 먼지 하나 없구려. 직녀성이 붉은 비단 장막을 짜 만든 곳에서, 만 길 높이 계란 노른자를 토하는 듯, 푸른 바다에서 붉은 구슬 천 번이나 씻는 듯, 태양 바퀴가 갑자기 수평선을 감돌아 나와서 붉은 광채가 수백 길을 뛰어 올라가니 만 리 파도 신기루에 뭇 섬들이 수정궁(水晶宮)이 된다. 붉은 구름 위로 육룡(六龍)이 해를 밀어 어스름 걷어 내어 천지사방에 햇살 가득하다. 해는 양곡(暘谷)에서 솟아오르고 함지(咸池)에서 목욕한다는데 아침이 가고 저녁이 오는 사이에 어느덧 귀밑머리 백발이 되었구나."

거제유배객 김진규(金鎭圭) 이행(李荇) 정황(丁熿)선생은 유배인의 아침 해는 혹시나 하는 희망을, 저녁석양은 역시나 하는 절망을, 해 돋는 아침녘의 넓은 바다에 꿈을 키우고 황혼의 저녁녘 넓은 바다는 체념과 한탄을 드러낸다.

1). 청망(晴望)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 김진규(金鎭圭).

海上春來陰雨多 해상에 봄이 오니 궂은비가 퍼붓고
茫茫雲霧共相和 망망한 운무가 함께 어우러진다.
今朝日出登高望 오늘 아침 해돋이 보려, 산에 올라 바라보니
唯見靑天映碧波 푸른 하늘에 보이는 건 오직 푸른 물결 비칠 뿐,

2). 일출(日出) / 이행(李荇).

朝見日出喜 아침엔 뜨는 해 보고 기뻐하고
暮見日入嗟 저녁엔 지는 해 보고 탄식한다.
日出門暫闢 해가 뜨면 문을 잠시 열었다가
日入門更遮 해가 지면 문을 다시금 닫노라.

3). 오양신조우성(烏壤新造偶成) 中 일부 / 정황(丁熿).

朝日東南心上受 동남쪽 아침 해는 마음속 깊이 응(應)하고
暮雲西北眼邊過 서북쪽 저물녘 구름은 눈가를 지난다.
秋風無限孤臣意 끝없는 가을바람 외로운 신하, 아~
見乃津頭費苦哦 견내량 나루에서 괴롭게 신음하네.

오늘날 성공과 출세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성공한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과보축일(夸父逐日)이란 고사(故事)가 있다. 중국 상고 시대 과보(夸父)라는 거인이 "태양이 서쪽으로 지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니 내가 태양을 쫓아가 광명 속에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한 과보는 긴 다리를 이용해 서녘 태양을 붙잡기 위해 질풍처럼 달려가 커다란 팔을 활짝 펴 태양을 움켜쥐려고 하였다. 그 순간 타는 갈증과 목마름에 피로가 엄습해 왔다. 열기를 품은 태양으로 인한 갈증과 계속 태양을 쫓아 달려왔기에 극도로 지쳐있었다. 어찌 동해물을 다 마신들 흡족했겠는가? 결국 갈증과 과로로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의 참 존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살아간다. 출세만 추구하다 결국 죽었다는 '과보축일(夸父逐日)'의 교훈을 새겨볼 때이다.

4). 혁일행(赫日行) / 이행(李荇).

赫日初出扶桑東 붉은 해가 부상 동쪽에서 솟아오르니
天下如在洪爐中 천하가 마치 뜨거운 화로 속에 있는 듯
川枯澤渴山嶽童 시내와 못 마르고 산들은 벌거숭이고
草木憔悴顔色同 초목들은 다 같이 초췌한 낯빛이로세.
蓐收謙讓雷師聾 욕수는 겸양 떨고 뇌사는 귀가 먹고
祝融旱魃專長雄 축융과 한발만 기세를 맘껏 부리도다
農夫田婦虛歲功 농사꾼 부부 일년 농사 헛것이 되었으니
仰面欲叫心力窮 하늘 우러러 부르짖으려도 심력이 다했네
白頭留滯南溟翁 백발로 남해 바닷가에 머무는 이 몸은
痛哭豈敢私厥躬 통곡이 어이 감히 이내 일신 위해서리요
人間咫尺有未通 인간 세상 지척 간에 막히는 일 있는 법
更莫憒憒尤天公 다시는 번민하며 하늘을 탓하지 말아야지
安得霹靂鞭靊霳 어찌하면 벽력이 우레의 신 채찍질하고
從以大王之雄風 이어서 대왕의 큰 바람을 몰아 와서
萬物吐氣年又豐 만물이 숨을 내쉬고 농사도 풍년이 들어
普天率土無疲癃 온 천하 백성들이 고통 받는 이 없게 할꼬.

[주1] 욕수(蓐收) : 계절 중 가을을 맡은 신으로 금정(金正)이라 한다.
[주2] 뇌사(雷師) : 우레를 맡은 신을 가리킨다.
[주3] 축융(祝融)과 한발(旱魃) : 축융은 여름의 신이고, 한발은 가뭄을 맡은 신이다.
[주4] 대왕의 큰 바람 : 초(楚)나라 양왕(襄王)이 난대궁(蘭臺宮)에서 노닐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자 옷깃을 열어젖히면서 “쾌재라. 이 바람이여, 과인이 서민들과 공유하는 것이로다.” 하니, 송옥(宋玉)이 곁에서 응대하기를, “이는 오직 대왕의 바람일 뿐입니다. 서민들이 어찌 공유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던 데서 유래하였다.

5). 아침 해(朝日) / 이학규(李學逵)

朝日在魚市 아침에 돋는 해가 어시장을 열어
濛濛看處朙 어스름 새벽이 밝아진다.
蹔經杯酒冷 잠깐사이 술잔이 차가운데도
微注杏花淸 새벽이슬에 살구꽃 선명하네.
別岸平沙色 언덕과 모래펄 색이 다르고
閒齋亂鳥聲 한적한 서재에는 새소리 어지럽다.
遊絲向暄煗 아지랑이도 따뜻한 곳을 향하는데
歷歷午歬生 오전에 생겨남이 역력하네.

[주] 몽몽(濛濛) : 자욱하게 안개나 가랑비가 내리는 모양.

6). 수기(睡起) 잠에서 깨어나 / 김진규(金鎭圭)

睡起朝日升 잠 깨니 아침 해가 떠오르고
餘霞映窓隙 남은 노을 창틈으로 스며드네
園林布穀鳴 원림엔 뻐꾸기 울고
茅屋藹春色 초가집엔 봄빛이 온화하다
呼僮汲淸泉 아이 불러 맑은 샘물 길어
盥漱岸輕幘 세수하고 양치질하니 쉬이 이마 드러난다
閑庭人跡少 조용한 뜰에는 사람 흔적 드물고
稍見落花積 떨어진 꽃 쌓인 것도 이젠 알겠네.

[주] 원림(園林) : 집터에 딸린 수풀, 정원(庭園)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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