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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분교, 율포분교 졸업식을 가다19일 제61회 졸업식…김은정 학생 등 3명, 유치원생 2명도 수료

거제시 내 마지막 분교, 동부 율포분교 졸업식이 지난 19일 열렸다. 도심지 여느학교  졸업식과는 전혀 다른 조촐하지만 소박함과 잔잔함, 스승과 제자 · 선후배들과의 끈끈한 정이 샘솟듯 묻어나는 이날 졸업식장에 새거제신문 전의승 기자가 다녀왔다. 뉴스앤거제와 새거제신문이 공동 기획해 취재 보도하는 이 기사는 새거제신문 2월25일자 지면에도 실릴 예정이다.

   
▲ 거제시 내에서 하나 남아있는 동부초교 율포분교 졸업식이 지난 19일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재학생 3명과 유치원생 2명이 각각 졸업장과 수료증을 받았다.

‘도서 벽지의 학교’를 떠올리면 ‘분교’가 연상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학생을 충원하기 힘든 분교들도 서서히 없어지고 있는 게 현실. 도서(島嶼: 크고 작은 온갖 섬)의 범주에 거제 역시 포함되지만 옛 신현 지역과 옥포 등 도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분교가 설 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외따로 뚝 떨어져 있는 궁벽한 땅’이란 뜻을 지닌 ‘벽지(僻地)’ 학교가 분교의 적확한 의미인 셈이다. 거제엔 이 같은 벽지 분교가 몇이나 남아 있을까. 하나 둘 통폐합되던 분교들은 이제 하나가 남았다. 숭덕초등학교 화도분교는 지난 2007년부터 사실상 학생이 없었고 오는 3월 숭덕초교로 흡수된다.

그래서 동부면 율포리에 자리한 ‘동부초교 율포분교’가 거제의 마지막 분교다. 주민들의 애착과 노력으로 율포분교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고현이나 옥포 등 도심에서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30분 이상을 가야만 닿을 수 있다. 지난 19일 이 곳을 찾았다. 늘푸른 바닷가에 자리한 이 분교는 시골 학교의 정취가 물씬하다. 운동장엔 학생 서너명이 뛰놀고 있다.

   

19일은 율포분교 61회 졸업식이 예정돼 있었다. 몇 명이나 졸업할지 궁금했다. 교무실로 들어서니 지역 주민과 교사들이 차를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11시에 급식소 건물에서 졸업식을 연다 했다. 동부초교에서 파견된 전종호 교사가 율포 분교장이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들의 활동을 담은 앨범을 보여줬다. 사진 속 교사들과 학생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도 해맑다.

율포분교 역사를 살펴봤다. 1946년 9월, ‘율포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게 시초다. 반 세기를 넘긴 세월 동안 1856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84년부터 병설유치원도 운영돼 169명이 유치원을 수료했다. 지난 99년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분교장으로 격하됐지만 한 때 쌍근분교가 이 학교에 소속되기도 했다. 쌍근분교는 98년 통폐합됐다.

전종호 분교장(4학년 담임)을 포함해 안지혜 교사(1~3학년 담임), 정주욱 교사(5~6학년 담임), 서민영 교사(유치원), 정기섭 교사(순환 근무) 등 교사 5명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조리원과 보육교사까지 모두 8명이 이 학교를 맡고 있다. 학생은 율포, 탑포, 쌍근마을 등에서 17명(유치원 2명 포함)이 다닌다. 이날 6학년생 3명과 유치원생 2명이 각각 졸업과 수료를 한다 했다. /관련사진 포토박스 참조

   
▲ 졸업생 언니 누나들을 보내며 남은 재학생들이 송사를 하고 있다.

11시, 졸업식이 열리는 급식소 건물로 향했다. 동부초교 안두분 교장과 허종룡 교감, 이성자 학부모회장, 전덕영 동부면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고 학부모 몇몇과 지역주민들이 모였다. 수백명이 대강당을 가득 메우는 도시 학교 졸업식 규모와 비교하면 단출하다. 그렇기에 더욱 따뜻한 분위기다. 김은정, 김소정, 김민지 학생이 졸업장을 받는다.

허종룡 교감의 학사 보고에 이어 김은정 양 등 3명에게 졸업장과 상장이 안두분 교장으로부터 수여됐다. 김은정, 김소정 양은 6년 정근상을 받았고 3명 모두 공로상과 근면상, 자주상을 번갈아 받았다. 유치원생 김연정, 김연아 양도 수료장과 함께 상장을 받았다. 장학금도 풍성했다. 율포총동창회 장학회를 비롯해 율포28회 동기회, 율포, 쌍근, 탑포어촌계 등 주민들의 장학금이 골고루 전달됐다. 삼성중공업 희나사 봉사단도 직접 참석해 장학금을 전했다.

   
▲ 전교생(17명)들의 교가제창. 아이들의 맑고 순박한 외침이 한없이 정겨워 보인다.

안두분 학교장은 회고사에서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빠짐 없이 베풀고 있고 영어심화교육을 위해 원어민 교사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율포분교가 지금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주민들의 애착과 노력 때문”이라고 감사 인사를 표했다. 떠나는 언니 또는 누나들을 향한 동생들의 애정 어린 송별사와 함께 김민지 학생의 답사가 이어져 뭉클함을 안겼다. 교사들이 직접 만든 송별 동영상도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느끼게 했다.

졸업가와 교가를 제창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다소 울먹거리는 듯한 재학생들의 얼굴에서 친동기간 정을 느낀다. 도시 학교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지역주민들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율포분교는 통폐합 위기에서 벗어났다 했다. 올해도 신입생들이 입학한다는 귀띔이다. 문득 율포분교가 100회 졸업식까지 치러낼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벽지 학교에서도 이처럼 올곧게 근무하는 교사들이 있고 지역주민의 애정 또한 무한하니 말이다.

   
▲ 동부 율포분교 전경

전의승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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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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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사리 2010-02-22 18:10:58

    30년전 제가 졸업하던 날의 기억이 아련하게 스칩니다. 귀한 졸업식 장면을 보게 되네요. 율포분교 화이팅/// 100회졸업식은 성대하게 치루길 바래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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