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이슈
명품소나무 줄줄이 枯死 ‥재앙인가 저주인가해금강 천년송에서 연담삼거리 거제 정이품송까지 잇따라 고사
명품松 연이은 죽음에 민심 '흉흉'…실체파악 보호대책 서둘러야

거제지역 명품 소나무가 줄줄이 말라 죽고 있다.
해금강 천년송에 이어 학동 몽돌밭 노송, 학동고개 바위 위 명품소나무, 동부 연담삼거리 인근 일명 거제산 정이품송(?)에 이르기까지, 최근 수년간 거제지역 야산에서 수백년을 숨쉬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 온 명품 소나무가 줄줄이 말라 죽었다.

아직까지 뚜렷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말라죽은 명품 소나무의 시료채취 분석결과 재선충에 감염된 것도 아니었다. 관계기관이 판단하고 있는 고사원인은 양분공급 부족에 따른 수분 탈착 현상이다.
인근 소나무들이 전부 멀쩡한데도 유독 명품소나무만 줄줄이 죽어 나가는 게, 과연 양분공급 부족 탓 만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 


해금강 천년송을 시작으로 줄줄이 고사 

사례1-해금강 천년송

   
▲ 해금강 사자바위 위에 있는 고사된 천년송 (원내)

지난 2003년 5월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는 관광안내차 남부 해금강을 둘러보다 해금강 사자바위 위에 있던 일명 천년송이 말라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김씨는 이를 지역언론에 제보했고, 지역언론 보도가 나가면서 당시 전국적인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해금강 천년송은 완전히 말라 고목으로 변했고, 거제시도 이를 공식화 하고 있다.

해금강 천년송이 왜 고사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진단은 아직까지 없다. 거제시는 다만, 바위 위의 척박한 환경에 자생하던 소나무가 수백년의 세월을 버티면서 노송(老松)이 됐고, 성장활성화 세포가 둔화되면서 태풍 등 자연재해에 견내성이 무력해 지면서 고사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년송 고사(枯死)를 안타까워 한 해금강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사자바위 위에 천년송과 비슷한 소나무를 옮겨 심자를 제의를 거제시에 했었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이 '공원지구 내에서는 생육환경에 대한 일체의 인위적 간섭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해 손도 못 대고 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살아서 천년을 산 사자바위 위 소나무는, 또 죽어서 천년의 해풍을 견뎌야 할 운명이다. 해금강 천년송의 삶과 죽음 문턱에 오늘의 거제시가 문지기로 있으면서도 아무런 역할을 못했음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사례2-학동 몽돌밭 노송

   
▲ 지금은 벤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학동 몽돌해수욕장 노송

지난 2008년 여름 학동 몽돌해수욕장 내 노송 한 그루가 갑작스레 말라 죽었고, 거제시와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이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이내 베어 없앴다.

학동해수욕장 내 노송 10여그루의 밑둥치는 오랜 세월동안 파도와 바람에 씻기고 깍이면서 뿌리를 드러낸 채 불안한 생육상태를 유지했었다. 최근엔 학동몽돌해수욕장 해변도로가 단장되면서 노송 뿌리 턱밑까지 콘크리트가 덮였고, 결국 노송 한그루가 말라 죽었다.

지역언론과 관광객들이 수차례 보호대책 마련을 거제시 등 관계기관에 촉구했지만, 관계기관의 대응은 언제는 느렸고 미흡했다.

해수욕장 내 노송 고사원인에 대해 한려해상공단측은 "거제시의 도로 포장공사가 소나무 생육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반면, 거제시는 '자연재해와 영양공급 부족'을 직접적인 고사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례3-학동고개 명품 소나무

   
▲ 동부 학동고개 산 중턱에 고사된채 방치돼있는 명품 소나무

학동해수욕장에서 학동고개쪽으로 가다보면 고갯마루 중턱에 한눈에 보이는 바위 위 명품소나무도 몇년 전부터 서서히 고사가 진행되더니, 지금은 완전히 말라 하얗게 변해 있다. 주변 다른 소나무의 생육상태가 양호한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 진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이 소나무는 산 중턱에 위치해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탓인지, 아직까지 구체적인 현장확인은 이뤄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말라죽은 명품소나무 주변 바위가 꽤 큰 편이라, 인근에 또 다른 명품소나무가 힘겨운 생명을 유지하며 회생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을 일이다.

항간에는 이 명품소나무의 도굴을 시도하던 도굴꾼들이 바위위에 깊고 넓게 뿌리내린 예상밖의 노송을 제대로 떼 내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면서 고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돈다.

사례4-동부연담삼거리 거제산 정이품송(?)

   
▲ 동부 연담삼거리 인근 흑수선 촬영지 맞은편 야산. 화살표시 지역에 일명 거제산 정이품송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올 봄 이후 자취를 감췄다. 거제시가 고사가 진행돼 보기 흉하다며 베어 버렸기 때문이다.

동부 연담삼거리에서 구천동쪽으로 돌다보면 오른쪽 야산 언덕배기(흑수선 촬영지 맞은편)에 충북 보은군에 있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을 꼭 빼닮은 소나무 한그루가 올 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주변에 소나무가 별로 없어 겨울이면 그 빼어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오던 일명 거제산 정이품송이었다.

이 소나무는 올 봄 우산처럼 늘어진 반쪽 가지의 고사가 진행되자 거제시는 '재선충 감염'을 의심했고, 도로 옆이라 보기도 흉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베어 버렸다. 시는 당시 이 소나무의 시료를 채취해 산림환경연구원에 고사원인을 분석의뢰 한 결과 재선충 감염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시에서 판단한 고사원인은 나무 주변이 암반층이라 초토가 얇은데다 잇단 겨울가뭄으로 성장활성화 세포가 둔화되면서 고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소나무가 베어진 현장 주변 토질은 매우 비옥했고, 주변 잡목들이나 인근 소나무의 생육상태도 꽤 왕성한 상태라, 유독 이 명품소나무만이 홀로 고사한 원인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고 있다.

밑 둥치 직경이 약80㎝가 넘어 보이는 이 소나무는 현재 누군가가 가져 갈 목적으로 밑둥치는 약2m 길이로, 직경 50~60㎝에 이르는 중치는 약50㎝ 안팎으로 토막내 쌓아두고 있었다

   
▲ 연담마을 주민 김모(67)씨가 소나무가 서 있던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베어진 소나문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마을주민 김부석(67)씨는 "참으로 잘 생긴 나무였다. 올 봄 낮선 사람들이 와 나무를 벨 당시 반쪽가지는 그런데로 살아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다른 소나무들은 멀쩡한데 유독 이렇게 큰 소나무 한 그루만 말라죽어 기분까지 찜찜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야산에 산재한 명품소나무 보호대책 절실 

   
 
   
 

거제시의 시목(市木)은 해송이다. 그만큼 우리지역에 소나무가 많다는 반증이다. 그 중에서도 암반 위에 뿌리를 내린 명품소나무가 특히 많은 편이다. 수령이 수백년 된 명품 소나무도 제법 된다.

문제는 이들 명품 소나무가 몇 년 전부터 하나 둘씩 차례로 죽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원인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명품소나무의 잇단 고사는 자칫 재앙의 서막을 알리는 전주곡처럼 여겨진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명색이 시목이 해송이고 보호해야 할 명품 소나무도 꽤 되지만, 정작 거제시에서 보호수로 지정된(팽나무 등 23본) 소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다(표 참조). 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도 5본에 이르지만, 여기에도 소나무는 없다.

수령이 오래된 큰 나무인 노거수도 거제시는 총59본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소나무는 단 한그루도 포함되지 않았다. 자연마을 어귀마다 산재한 느티나무나 팽나무 등이 거의 전부다. 

거제지역에 산재한 명품소나무들이 지정기준에 미달됐기 보다는, 행정에서 소나무에 대한 가치인식을 아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도 유명했던 해금강 천년송 조차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간 것이 이를 반증한다.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지역내 야산이나 해안가에 산재한 명품 소나무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 개체들에 대한 다양한 보호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게 뜻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연초면 다공마을과 양정동 양정마을 어귀 등 거제시내 곳곳에는 수령 수백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지금도 잡목에 묻혀 보호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수백년을 살아 온 명품 소나무가 우리세대에 생명을 다하는 재앙의 악순환을 이제 더이상 목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 학동 몽돌해수욕장내 노송. 뿌리가 훤히 드러나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기방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장평동민 2010-06-05 14:20:55

    장평동 솔밭공원 소나무 지금 신음중....
    뿐만이니라 구덩이를 파놓은 상태로 로프로 고정시켜 놓았으나 방치된 상태에서 한그루는 넘어져 있고 나머지도 빨리 공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넘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명피해까지 예상 됩니다.
    왜냐구요 밤이되면 젊은이들이 구덩이사이에서 놀고 담배도 피우는 것을 종종 볼수 있습니다. 빨리 조치를 해야 합니다.   삭제

    여백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