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시청앞 항의집회에서 한 마을노인이 '생존권 사수'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채 강렬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쏘아보고 있다.

▲ 집회도중 주민대표 10여명이 열린시장실에서 권민호 거제시장을 면담하고 있다.

거제면 옥산·화원마을 일대 주민들이 거제 컨트리클럽 조성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흙탕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또 옥산 골프장이 완공되면 잔디생육을 위해 뿌리는 다량의 농약이 하천을 따라 거제 만에 유입돼 양식장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 주민피해대책위 하거호 위원장.

거제면 옥산·화원마을 주민 200여명은 9일 오전 거제시청 정문에서 옥산골프장 건설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고, 사업주의 피해보상,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거제시의 책임 있는 조치 등을 요구했다. 집회 후 고현시가지를 도는 거리행진도 벌였다.

이날 집회에서 주민피해대책위 하거호 위원장은 “골프장 준공이 눈앞에 있는 시점에서, 주민들이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업주 측의 무성의한 태도 때문”이라며 “그동안 수차례 공사피해 대책을 호소했지만, 그때마다 사업주 측이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며 주민요구를 일축하는 등 순진한 농어민을 우롱하고 분노케 했다”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또 “골프장 건설에 따른 피해에 대해 인근 주민들에게 보상 한 푼 안해 준 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며 “비가 조금만 와도 계룡산 절개지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흙탕물 때문에 태반이 지하수나 계곡 지표수에 의존하는 주민들의 식수오염은 물론 거제만 양식어장까지 황폐화시키고 있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 거제면 주민자치위원회 진양민 위원장

옥산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골프장에서 쏟아지는 흙탕물도 문제지만, 준공이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농약 등 유해성 침전수가 거제만으로 흘러들어 거제만 내 어장과 항만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에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해 보자고 수차례 호소하고 시에도 건의했지만, 사업주가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집회에 참석한 진양민 주민자치위원장은 “사업주는 이제라도 주민들이 지정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맡겨 어업피해조사를 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길종 도의원도 “주민들이 이렇게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헤아려 환경영향평가 재조사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이날 집회도중 주민대표 10여명은 권민호 거제시장과 별도 면담을 갖고 공사피해 상황을 설명하며 환경영향평가 재조사를 재차 촉구했다. 이에 대해 권민호 시장은 “사업주와 주민대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조만간 양측이 만날 수 있는 간담회 자리를 주선하겠다”며 주민들을 진정시켰다. 이날 집회 뒤 주민들은 고현시가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곧바로 자진 해산했다.

주민들의 피해보상 요구 및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주문과 관련, 사업주인 ㈜다원종건관계자는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흙탕물은 공사장 내 침사지와 저류조에서 침전시킨 뒤 방류하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며 “주민들이 흙탕물에 의한 피해내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보상부터 요구하니 딱한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농약살포 예상피해와 관련해서는 “골프장 운영시 무해성분 약품을 사용하는데다, 저류지에서 정화된 물을 최종 방류하기 때문에 유해성분의 바다유출은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민주장을 일축했다.

이와관련 거제시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는 허가과정에서 이미 검증을 거친 내용이다. 거제만 오염우려는 사업장과의 거리상 환평대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주민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만큼 주민대표와 사업주간 간담회를 마련해 상호간의 신뢰를 유도 하겠다”고 말했다.
 

▲ 선출직 중 유일하게 집회현장을 찾은 이길종 도의원.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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