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 전경.

공정거래위, 대우조선에 과징금 267억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선박 블록조립 등을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들에게 대금을 일방적으로 축소해 지급한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당하게 깎은 단가 인하액 총 436억원을 하도급업체들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08∼2009년 89개 수급사업자에게 가공, 조립, 도장 등 각종 작업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 산출에 기초가 되는 시수(작업시간) 항목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축소해 적용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금 결정 시 실제 작업 투입시간을 적용하는 대신 이보다 적은 목표시수(목표 작업시간)를 적용해 지급액을 계산했다. 목표시수에는 설계, 경험, 계측, 작업장 환경 등 생산성과 관련한 사항이 이미 반영돼 있는데, 대우조선해양은 여기에 다시 생산성 향상률(6∼7%)을 추가로 적용해 대금을 낮췄다.

생산성 관련 요소가 모두 반영된 적정 작업시수가 5천 시간일 때 생산성 향상률이 6%로 결정됐다면 목표시수는 300시간이 줄어든다. 시간당 임률 단가가 2만원이라면 총 600만원의 하도급 대금을 깎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분을 중복 적용해 단가를 부당하게 낮춘 데다 생산성 향상률을 수급사업자들과 전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성 향상분을 시수에 반영하더라도 합리적 수준에서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면 문제되지 않는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성 향상 명목으로 대금을 이중으로 인하했을 뿐만 아니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금 인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대우조선해양에 부과한 과징금은 267억원으로, 하도급법 관련으로는 2008년 삼성전자에 부과한 115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다.

대우조선해양 “공정위 결정은 부당 …소송 등 적극 대응할 것”
대우조선해양은 공정위 결정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발표하며 반박했다. 대우는 "공정위의 의결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법·부당한 것이어서 수긍하기 어렵다"며 "처분 결과가 정식 통지되는 대로 소송제기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31일 입장표명을 통해 “조선업에서 생산성 향상은 기업의 생존 문제이자 산업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시수 산정 시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중으로 적용하지 않았고, 협력사와 계약 시 ‘생산성향상률’이 반영된 시수와 단가 등의 계약내용도 분명히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특히 “08~10년 3년동안 임률단가를 11.6% 인상하는 등, 그동안 임률단가를 꾸준히 인상해 왔는데도, 공정위는 시수가 축소된 부분만 문제삼아 대우가 단가를 낮췄다고 결론내렸다”며 “이같은 결론은 부당한 결정인데다 납득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09년과 09년 외환위기시에도 각종 지원금과 복지혜택으로 하도급 업체와의 상생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08년 정부의 하도급거래 공정성 평가 조선업 1위를 차지했고, 12년에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도 ‘양호 등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절박한 글로벌 경쟁 현실에서 모든 조선업제들이 생산성 향상을 높여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조선업은 쇠락할 수 밖을 없을 것”이라며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당사의 정당한 경쟁력 제고 노력과 공정한 하도급 대금 결정을 부당하게 처벌하는 것인 바, 처분결과가 통지되는 대로 소송을 제기할 작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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