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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금빛 억새물결로 시를 쓰다”[탐방]손영민의 거제도 풍물기행 ‘계룡산 억새풀’

   
 
화려함을 즐기는 이들은 단풍을 찾아 떠나지만 사색을 즐기는 이들은 은빛물결 넘실대는 억새밭을 찾는다고 한다. 이 가을, 우리 땅의 억새밭 명소중의 명소는 계룡산. 566m의 산 행 길은 몇 갈래다. 그 중 고현중학교 앞에서 시작된 산행 길은 정상까지 2,4km로 가장 가깝다.

산길은 비교적 편안하게 이어진다. 가족끼리, 연인끼리의 산행지로는 그만이다. 계룡사를 지나, 샘터 사잇길로 올라선 산길. 편백나무 짙은 향내가 좋은 비탈길을 따라 오른 1시간. 순간 펼쳐지는 훌렁 벗어진 산자락. 은 갈색 억새무리만이 산비탈을 덮고 있다. 껑충 서있는 산 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은 누구든 감탄을 연발한다. 나 또한 시한수가 절로 지어진다.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는 억새/ 그러나 아무리 거센 바람에도/
꺽이지 않음이 또한 억새입니다 / 햇살에 따라 은빛물결이
되었다가는 / 어느새 금빛물결로 바뀌는 억새의 변신은 무죄!/
억새의 흔들림 따라 / 나도 덩달아 흐느적 춤을 춥니다.”

계룡산 정상은 민둥민둥 나무 한그루 안 서있는 산이다. 그렇지만 9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말에 절정을 이룬 억새천국의 가을 계룡산은 숲이 우거진 여느 산 능선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머리는 하얀 솜 털 같은 억새들이 은빛 꿈으로 새파란 하늘을 하늘하늘 어루만지며 가을의 시를 자아내고 있다...

“능선에 바람이 지난다 / 산 오르느라 이마에 송알송알 맺힌 /
땀방울을 훔쳐 주는 고마운 바람... / 순간 일제히 제몸을
흔들어 / 은빛물결을 너울너울 일렁이는 억새바다! /
아 저 억새의 물결은 / 신이 빚은 가장 훌륭한 가을선물? /
아니면 갈색추억을 잉태하는 가을전설? / 내내 시정(詩情)을
돋우어 주는 장관! ”

   
 
억새풀 사잇길은 곱게 가르마 같은 오솔길.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이 억새밭 오솔길에서 가장 뜨는 노래는 ~ “ 아~ 아 으악 새 슬피 우는 가을인 가요 ~~ ” 그러나 으악 새란 가을에 우는 새가 아니다. 억새를 운율미를 살려 길게 늘린 음악적 표현이다. “슬피 우는”은 가을이 깊어감에 말라져가는 억새 잎들이 저희들끼리 비비며 사각거리는 소리를 시적으로 형상화한 것이고, 우리는 정상부근 억새밭에 누워 하염없이 일렁이는 억새물결을 조명하는 햇살 잔치에 푹 빠져 지극히 한가로운 가을을 황홀하게 만끽하고 있다. 억새평원 사이로 저 멀리 북으로 대금산, 동쪽으로 옥녀봉, 서쪽으로 우리 겨레가 오래전부터 천제를 지내온 산방산도 바라보인다.

남쪽으로는 웅장한 가라산과 노자산이 첩첩 어깨동무중이다. 계룡산은 중앙에 우뚝 솟은 산으로 산 정상의 모양이 닭 벼슬 같이 생겼고 산 용트림하다 구천 계곡을 이루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 정상에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던 의상대와 불이문 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바위, 등이 있고 한국전쟁 시 통신대의 형체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산중의 이른 노을이 하루의 일과를 마지막 기운으로 빚는 해질녁, 노을을 머금은 억새밭은 가을 산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낭만, 백미를 빚는다. 은빛 억새밭은 금빛억새밭으로 찬란하게 변신한다. 계룡산은 지금 금관의 대관식을 여는가?

하산을 서두르는 길, 산 아래, 삼성 조선소에 거대한 선박들이 한 점, 두 점, 별 꽃 같은 불씨를 밝힌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올 무렵 밤하늘에는 또 다른 점령군들이 빛의 향연 중, 깊어가는 가을 밤 하늘은 은빛 별 밭을 자욱이 수놓고 있다. 금새라도 그 빛나는 찬란함을 와르르 쏟아 놓을 듯이...

   
 
여행정보

*숙박
계룡산 주변에는 삼성거제호텔(055-631-2114), 삼성게스트하우스(055-630-4910)등이 있고, 계룡산 온천찜질방(055-638-0002) 거제도해수온천(055-638-3000)도 이용해 봄직하다. 특히 이 온천들은 전국 유명온천 가운데 칼슘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 손영민
*맛집
거제지방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백만석 멍게비빔밥(055-638-33
00)을 비롯해 인근의 웅아횟집(055-632-7659)도 소문난 맛 집이다. 특히 이집의 싱싱한 자연산 횟감은 기본이고, 숯불에서 구워내는 볼락구이와 시원한 볼락매운탕 맛은 일품이다. 그리고 고현 시외버스 주차장 뒤편에 위치한 신개념 초밥전문점“스시화”(05
5-636-1566)는 새벽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한 초밥과 나가사키짬뽕, 해물야끼우동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 계룡산 등산로 (거제시 관광과 제공)
1. 사기장골-심적사-임도-동물농장-억새군락지-정상 (총4.6km 2시간 20분 소요)
2. 장진주유소-임도-동물농장-억새군락지-434봉-정상 (총3.9km 2시간 5분 소요)
3. 공설운동장-김실령고개-샘터-434봉-정상 (총2.7km 1시간 15분 소요)
4. 고현중학교앞-계룡사-임도-샘터-절터-정상 (총2.4km 1시간 15분 소요)
5. 정수장-임도-포로수용소잔해-통신탑-절터-정상 (총2.6km 1시간 20분 소요)
6. 용산마을-임도-고자산치-포로수용소잔해-절터-정상 (총4.7km 2시간 25분 소요)
7. 임도-남은골-둥근산-고자산치-통신탑-절터-정상 (총5.1km 2시간 30소요)
8. 뒷뫼마을-염소방목장-임도-포로수용소잔해-절터-정상 (총3.8km 1시간 55분 소요)

글: 손영민 /칼럼니스트
사진: 우덕근 /한국 프로인상사진 추천작가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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