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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최초의 인공섬은
두바이 팜아일랜드가 될 것인가?
지찬혁 /통영거제환경련 사무차장

   
▲ 지찬혁 /환경련 사무차장
거제도는 고현항의 인공섬 조성과 공유수면매립계획을 놓고 계속 말들이 많다. 그런데 바닷가에 사는 주민이나 관심 있는 시민들은 항만재개발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업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해 어느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할 지 난감하다. 그렇다고 남의 일처럼 거제시의 말을 그냥 믿고 따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공섬과 함께 고현보다 더 큰 항만도시(Waterfront City)를 고현 앞바다에 만드는 역사를 먼나라 이야기로 생각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 먼 나라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불행한 현실이 되는 글로벌 시대에서 먼나라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건 새겨들어야 할 노릇이다.

누구나 알듯이 바다를 매립하여 내 땅으로 만들고 싶어 한 인간의 욕망이 결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나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은 부(富)를 창출하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대규모 매립공사가 조선땅에서 식량을 수탈했던 일본인들의 특혜사업이 되었고, 해방 후에는 경제발전을 위해 기꺼이 대기업들의 사업밑천이 되었다.

이렇게 일제강점기 이후 오늘까지 간척과 매립공사로 사라진 갯벌만 하더라도 전체 갯벌면적의 20%이상이다. 해안선의 변화는 더 심해서 그 길이가 100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나 줄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매립허가가 난 갯벌과 바다만 매립하더라도 현재 남아 있는 면적에서 추가로 절반 가까운 갯벌이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은 장래에 일본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갯벌이 보기 드문 나라에 속하게 된다.

갯벌과 바다를 버리는 조건으로 땅을 얻게 되었으니 수지맞는 장사처럼 보이지만 예전에는 몰랐던 진실 앞에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커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국내외의 활발한 보고서들 덕분에 지금까지 사라진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매년 2조 4천억 원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

문제는 앞으로 그보다 몇 배나 더 큰 손해가 영원히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매립사업을 찬성했던 사람들이 갯벌은 썩었다며 우겼던 이유가 이런 사실들을 인정하기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추가로 얕은 바다를 비롯한 연안의 어족자원고갈, 연안오염증가 등 개발에 뒤따르는 후유증과 비용은 불편한 진실이기에 축소되거나 감춰졌다. 덧붙여 대부분의 매립지마다 놀고 있는 땅이 전체적으로 10%를 상회한다는 사실도 역시 모르쇠였다.

첩첩산중이랄까. 사상최대의 공적자금으로 겨우 위기를 벗어난 듯한 금융위기는 아직 출구전략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형국에 수천억이나 세금을 쏟아 붇는 특혜로 매립사업을 하여 얻는 것은 다리로 연결된 고립된 섬이다.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공시설마저 제대로 없어 보이니 바가지를 또 하나 들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공공의 가치와는 반비례하여 인공섬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세금 꽤나 들 것으로 보이니 그냥 그저 그런 섬보다 못할까 근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불편한 진실들을 알면 알수록 거제도 최초의 인공섬을 두바이의 팜아일랜드로 착각하는 것은 억지를 부려도 힘들다. 차라리 이참에 가까운 일본에서 실패를 피해가는 선례를 찾는 게 낫겠다. 선택도 어렵지 않게 섬에 섬을 더하느냐, 뺄 것이냐만 결정하면 될 일이다. 개항 후 나가사키 앞바다에 오란다상(“네덜란드인”을 부른 말로 나중에는 서양인을 지칭하게 사용한 말)을 위한 인공섬을 만들어 줄 것인지, 도시계획상 불필요한 인공섬 프로젝트를 취소한 고베시의 좀 더 현실적인 선택을 따를 것인지 양자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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