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기자회견중인 권민호 거제시장

권민호 시장이 6.4 지방선거 거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재선을 노리는 권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거제시청 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동안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6.4 거제시장 선거에 출마해 시민 여러분의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정직과 청렴으로 거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다"며 "더 큰 거제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출마 포부를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새누리당 후보 확정시까지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직무에서 사퇴하는 배경에 대해 "일정을 미리 준비해 놓고 있었지만, 새누리당 경선 '룰'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다 보니 시장 신분으로 전화 한통화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 이제 예비후보로 정식 등록해서 경선 준비를 하기 위해 결심했다"고 답변했다. 또 "최근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여러가지 사건이 생기다보니 공무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직무를 벗어나 예비후보로 나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기자가 "시장 직무 사퇴가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최근 사건과 관련성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인가"라고 질문하자, "자신이 없어서도 아니고 오히려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공직사회의 엄정중립을 지켜 드리기 위해 예비후보로 나설 때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거제시 공무원 구속사건에 대해서는 "너무 어쩌구니 없고 터무니없다. 그동안 할말이 많았지만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도 현직시장으로써 언급하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할말을 안한다고 지적하는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참아 왔다. 이번 문제를 만든 당사자들은 반드시 마땅한 비난과 처벌을 받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7급 기능직 공무원이 4년전 A업체로부터 2억원을 받아 제게 전달했다는데 제가 해당후보의 입장이라면, 또 최소한 거제시장이 될려면 거제시민을 보호하고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리리 저를 잡기 위해서라면 그 공무원도 같은 편일 수 있는데도 일개 공무원을 저 지경으로까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렇게 해서 저의 지지도가 떨어지기를 기대했다면 참 안타깝다. 그게 사실이면 저는 완벽하게 사라지는 게 아니냐. 하지만 좀 더 진중하고 책임성 있는 태도로 갔더라면 그 공무원을 나무라서 보내든가 시장후보로서 체통을 지켜야지 7급 기능직공무원을 차안에서 만나서 녹취까지 해서 저렇게 만들어 버렸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어, "하지만 공무원의 선거중립을 위반한 행위는 처벌을 받아야 된다. 공직자가 후보자와 접촉해서는 안됨에도 몇번이나 만나서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만들어졌다.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안타깝다. 내가 그동안 가족들과 사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청렴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할 따름이다"고 사과했다.

"선거후 당락에 관계없이 앞으로 민·형사상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어찌되었든 시장이 시민을 고발한다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정말 말도 안되고 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들이 많지만 인내하고 참고 있다. 제가 울분을 토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 사건이 어떻게 아무리 되느냐에 따라 잘 판단하겠다. 검찰수사를 지켜보고 추후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권 시장은 지난 12일 거제당협에서 시장 경선일정 합의가 '불발'된 경위도 언급했다. 또 사곡만 해양플랜트 산단 유치나 고현항 재개발 사업 등 재임기간 추진해 온 정책이나 향후 전망에 대한 답변은 원론적 수준이었지만 반드시 재선을 통한 정책실현 의지는 분명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부산강서산단(주)가 홈페이지를 통해 '거제해양플랜트 특화산단' 공급계약을 신청 공고한 사실에 대해 "산단유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강서산단(주)가 거제의 바다를 대상으로 공급계약 신청을 받는 것은 정서상 맞지 않다"고 질문하자, "바다를 파는 것이 아니라 거제해양플랜트 산단을 조성하니 기업이 들어 오겠느냐고 의향을 물어보는 것이다.바다에 돌 하나 안들어갔는데 무슨 땅을 판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국가산단으로 가는 준비단계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산하 일부단체장의 자질문제도 언급됐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그런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사태파악을 하지 못하고 잘못된 처신을 하면 과감하게 교체하겠다"고 덧붙였다.

회견 도중 한 기자는 2010년 지방선거 직전 권 시장 선거캠프에 9천만원을 빌려 준 거제시 연초면 모 마을이장 B씨(51) 사건의 진행과정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B씨는 지금까지 거제 정가에 나돌던 이른 바 '음독설'의 당사자였다. B씨는 지난 10일 창원지검 공안부에 체포돼 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아 왔다.

검찰은 지난 12일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13일 오후 3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오후 8시가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 석방됐다.

앞서 B씨가 권 시장측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3번에 걸쳐 빌려 준  돈은 선거경비로 일부 사용한 후 이자를 포함해 B씨에게 모두 변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견은 권 시장이 10여분간 미리 배포한 회견문을 읽고 기자들과 일문일답 및 인사말 순으로 50여분간 진행됐으며, 당원과 지지자 등 150여명이 브리핑룸 실내와 복도를 가득 메운채 끝까지 회견을 지켜 보았다.

한편 권민호 시장은 14일 오후 4시께 거제선관위에 거제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한후 오후 5시께 시청 행정과에 직무정지 관련서류를 제출했다. 이로써 6·4지방선거때까지 강해운 부시장이 시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다음은 권민호 시장의 기자회견문이다.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과 지지자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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