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중인 여객선 '세월호'와 구조선박 <사진 : 뉴시스 >

사고원인이야 어떻든, 당시에도 현장에 온갖 첨단장비와 수많은 잠수인력이 동원됐으나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46명의 고귀한 젊은이들이 손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한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번 침몰사고도 발생 24시간이 지나면서 해난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이같은 악몽이 재현될 기미를 보여 290명에 달하는 실종자들의 부모, 형제, 친지들의 애끓는 통곡을 온 국민은 참담하고 가슴 메이는 심정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애초부터 오락가락하는 정부당국의 대처 미흡과 '구조자 집계 혼선'을 보면 '안전 대한민국'은 커녕, 아직도 제 정신을 못 차린 '안전후진국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듯하다. 구조는 더디기만 하고 당국자들은 앵무새처럼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 뿐이다. 모든 게 '사후약방문'이다.

맨날 무슨 훈련이다 해서 그토록 '세계 최고'라고 떠들어 대더니 막상 사고현장에서는 맥도 못추고 구경만 하는 껍데기 수준들 뿐이다. 위기대응 메뉴얼은 있으나마나다. 이런 게 국민들이 정부에 화가 나는 이유다.

최대한 모든 장비를 동원하라는 지시가 현지에서 제대로 먹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아무리 현장의 구조환경이 험악하다 해도 칠흑같은 침몰선에 갇혀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바라는 어린학생들의 생명에 비할 바가 못된다. 현장을 방문한 국무총리에게 물병을 던지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곧 모든 국민들의 정서다.

이런 와중에 다행히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자중’을 선언했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그럴만한 이유도 있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결과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당시 선거를 두달 앞두고 천안함 침몰로 '안보'의 불을 그토록 지폈는데도 예상과 달리, 국민들의 표심은 나라의 안위를 책임진 정부와 여당에 참패를 안겼기 때문이다.

한편, 새누리당 경남도당은 17일 "진도 여객선 탑승객과 승무원의 무사 구조를 기원한다"며 "오늘부터 당분간 선거운동을 중지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지역 정치권도 동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거제시장 예비후보인 이행규, 변광용, 시의원 예비후보인 박명옥, 김대봉,이오식,김민균, 조태윤씨도 "진도 여객선 참사, 국민적 슬픔에 동참하며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했다.

유승화 새누리당 거제시장 예비후보도 17일 성명서를 통해 "유족들의 슬픔에 조금이라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뜻에서 이 시간 이후 선거활동을 자제하겠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 선거대책본부와 이길종 도의원 예비후보, 김은동 시의원 예비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통합진보당 거제지역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다" 밝혔다.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와 구조활동중인 해군 SSU대원들 <사진 : 뉴시스 >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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