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시청앞 항의시위에서 구호를 외치는 삼거동 마을 주민들.

권민호 시장 "주민 이해가 우선, 사업 필요성 여부 전문가 의견 들은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
              "9월 중 열릴 예정인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에 풍력발전단지건 상정 보류할 것"

거제풍력발전단지 저지투쟁이 현실화됐다. 삼거동 주민의 반발로 시작된 저지투쟁 열기도 아주동까지 이어지는 등 점차 확산 추세다. “민원이 있으면 사업허가가 어렵다”던 거제시 입장도 한 발 더 나간 ‘절차진행 보류’로 이어지는 등 중대한 변화도 감지된다.

▲시위현장에 나온 권민호 시장이 주민이해 없는 사업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삼거동 마을주민 100여명은 2일 오전 11시부터 거제시청 정문에서 ‘거제풍력단지 저지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갖고, 공론화과정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하고, 9월중순 예정된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 상정을 중단할 것과, 충분한 시민의견 수렴 후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 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반대대책위 박종율 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거제시민의 안위와 식수대책은 안중에도 없이 환경을 파괴해 민간사업자의 배를 채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풍력단지가 설치되면 소음문제, 저주파피해, 환경파괴와 생태계교란, 산 정상의 대형구조물로 인한 그림자 문제, 풍력날개의 햇빛반사에 따른 눈 깜박임 문제, 날개에 얼음이 얼어 주변으로 흩어지는 안전문제, 공사차량 진출입로 개설에 따른 산림파괴 및 안전문제 등 각종 악재가 즐비한데도 이에대한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다.

▲ 삼거마을 주민 신 모(여)씨가 삼거마을에 시집온 이후 그간의 애환을 담은 글을 읽자, 한때 시위현장이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박 대표는 특히 “발전소 주변 반경 5㎞ 이내는 피해가 있고, 그 피해를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에 따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있다”며 “풍력발전소 반경 5㎞는 삼거동 뿐 만이 아닌 동부, 일운, 문동, 상문, 마전, 장승포, 아주, 연초·고현 일부지역까지 포함돼 사실상 거제시 절반가량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런 막대한 피해지역을 외면한 채 부실한 사업계획만으로 졸속 추진해서야 되겠느냐”고 따졌다.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길어지자 권민호 시장이 현장에 나와 “풍력단지 건설은 지역주민들을 이해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행시키지 않을 작정”이라며 “주민들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시간을 갖고 설득하도록 유도할 것이며, 궁극에는 산을 깍고, 엉청난 양의 나무를 잘라내는 풍력단지 건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진중한 자문을 받아 허가여부를 깊이 고민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특히 “풍력단지 조성 건은 9월 중 열리는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 상정도 보류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으로부터 절차진행 유보 입장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일단 거제시의 유보 방침을 지켜보겠다면서도, ‘주민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뜻을 같이하는 모든 단체나 시민과 연대해 거제풍력발전단지 백지화를 위한 강경투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뒤, 오후 1시를 넘겨 자진 해산했다.

한편, 이날 시위현장에는 아주동 주민일동 명의의 반대현수막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주동번영회(회장 하태봉)와 아주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명숙)는 지난 27일과 28일 각각 풍력발전단지 조성 반대의견을 공식화 한 바 있다.
<풍력단지 관련, 뉴스분석 기사 곧 이어집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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