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지난 12일 개회돼 내달 7일까지 열린다. 회기 내에는 7대 의회 첫 행정사무감사도 진행된다. 15일부터 시작된 행정사무감사는 오는 23일까지다. 뉴스앤거제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뤄지고 있는 주요 지역이슈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와 관계공무원의 답변내용을 종합적으로 요약 정리해 사안별로 시리즈 보도한다. 다음은 행정사무감사 첫날 진행된 전략개발담당관실 행정사무감사 중 5년째 표류하고 있는 사등 청포산단과 관련된 내용이다. /편집자

▲ 사등 청포산단 조감도

거제시 산단조성의 ‘계륵(鷄肋)’이 돼 버린 사등 청포산단. 산건위 감사에서도 의원들 간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해당지역구 조호현 의원이 “어떤 수를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성사시키라”고 주문한 반면, 전기풍 위원장은 “더 이상 끌려 다니지 말고, 안 되면 (사업을)취소시키라”고 요구했다.

고용효과 1만5000명, 연간 6000억원의 생산효과를 내다보고 지난 2009년 6월 야심차게 출발했던 사등 청포일반산단이 왜 이렇게 돼 버린 것일까. 이유는 간단치가 않다. 민간사업자의 주장이 다르고, 거제시 주장과 판단이 다르다. 이 사업을 보는 의원들의 시각도 다르다.

청포산단 표류의 가장 큰 이유는 시행사의 자금난이다. 입주기업 유치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금융권으로부터 PF(project financing)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다보니 토지보상도 답보상태다. 금융권에선 거제시가 지불보증을 해 주면 PF대출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거제시가 이를 들어줄리 만무하다. 민간기업사업장에 행정에서 지불보증을 해 주는 예가 없기 때문이다.

입주기업 유치답보(실패)는 인근에 추진되는 사곡특화산단의 영향이 결정타였다. 사곡특화산단이 발표되던 2012년까지만 해도 전체부지 80% 가량의 입주기업을 유치했으나, 이후 하나둘씩 떨어져나갔다는 게 업체 측의 주장이다. 시에서 입주예정업체를 상대로 사곡을 국가산단으로 포장해 홍보하다보니, 이들이 시나브로 사곡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것. 말하자면 ‘시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되레 재를 뿌렸다’는 주장이다.

반면, 시에서는 “청포산단 허가연장을 5차례나 해 주며 도와 줄 만큼 도와줬다. 더는 도와줄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대우와 삼성관계자를 차례로 만나 입주권유를 한 뒤, 그래도 안 되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시행사의 열의가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행 산단법에는 ‘산단개발실시계획 승인 후 토지확보 등 사용동의를 받지 못하고 5년이 경과된 경우. 산단지정면적의 100분의 50 이상을 취득 또는 사용동의 받지 못하면, 산단지정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행사 신해중공업의 허가연장 기간은 올 말까지다. 올 말까지 입주기업을 추가 유치하고, 이를 토대로 PF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청포산단 추진은 사실상 포기수순을 밝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포산단이 가라앉게 되면 이미 200억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은 시행사 측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 같다.

거제시가 인근 사곡에 지정받지도 않은 국가산단을 추진한다고 홍보하면서 사실상 이 사업이 주저앉게 됐다고 판단한 시행사는,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농후한 편이다. 지난 5년간 재산권 행사 제한 등의 불이익을 당한 지역주민들도 반감도 어떤 형태로든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주)신해중공업이 추진하는 청포일반산업단지는 사등면 청곡리 일원 120여만㎡에 조선기자재 전용단지를 짓는다는 계획으로 지난 2009년 6월 개발계획이 승인돼 사업시행이 고시됐다. 산업시설용지 81만7181㎡, 지원시설용지 2만8817㎡와 함께 공원 및 녹지용지 등 120만9952㎡(육지부 87만5550㎡, 해상부 33만4402㎡) 규모로 당초 계획을 잡았다.

다음은 산건위 감사 첫날인 지난 15일 청포산단과 관련된 의원들의 주요발언과 담당공무원의 답변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15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사등청포산단 관련 질의에 나선 조호현 의원

조호현 의원 : 사등 청포산단 사업추진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편상항도 엄청나다. 심지어 지닌번 큰 비에 마을전체가 침수돼도 제대로 보수조차 못하고 있다.(어차피 공장부지로 팔리면 개보수 의미가 없기 때문)
사업시행사 신해중공업은 현재 시공사 선정은 물론 금융사들과 관리신탁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그런데도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데는 당초 금융권과 약속한 분양률(입주기업) 80%를 못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2013년 초까지는 분양률 80%가 거의 완성이 됐는데, 이후부터 입주를 약속한 기업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신규참여 업체가 아예 없다고 한다.
그 이유가 인근 사곡에 국가산단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인근에 국가산단이 들어선다는데 굳이 거기(청포)에 갈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들을 했기 때문이다.
시에서도 조직적으로 예산을 써 가면서 국가산단 지정도 안 된 상태에서 국가산단 명칭을 써 가며 입주예정 기업체에 홍보물을 보내고 메일까지 보냈다. 이렇게 하다보니 신해측이 신규업체 확보는커녕 기존 유치기업마저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청포산단이 민간사업이지만, 200억원을 써 가며 지역을 위해 어려운 사업을 일으키려 하는데, 행정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되레 역행하는 쪽으로 고춧가루를 뿌린 격이다.
어떻게 보면 인근에 중첩된 산단을 새로 갖고 들어오면서 기존사업이 표류하는 셈인데, 시에서는 청포산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김재식 전략개발담당관 : 청포산단 승인은 09년 6워18일이다. 2014년 5월30일 금융약정 및 신탁계약을 체결하기까지 5차례나 업체사정에 따라 사업이 연기되면서 지금 표류하고 있다.
업체 측에서 행정이 적극 나서주지 않고, 사곡산단이 생김으로 인해 산단조성에 큰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현재 신해중공업에서 계약을 맺은 면적이 28만3000㎡, 즉 육지부 34%로만 보상계약을 맺고 있는 중이다.
또 청포산단 입주예정업체 대부분이 사곡 산단 쪽으로 간다고 하는데, 사실은 청포산단은 조선기자재가 주 업무고, 사곡산단은 해양플랜트가 주 업무로 분야가 틀린다. 사곡의 해양플랜트 사업은 일반조선보다 약2~3배정도 더 많은 부지를 필요로 하고, 수심도 15m이상 깊고, 하중도 20만톤 이상 받는 조건이라, 사곡과 청포는 위치나 지리적 조건에서 입주여건상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행정에서 사곡특화산단을 추진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청포를 기피한다고 하는데, 이는 그런 사정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엊그제도 신해중공업 대표와 권민호 시장이 만났다. 그 자리에서 대우와 삼성이 협조해 주면 다른 기업도 참여할 여지가 있는만큼, 행정에서 힘을 좀 써 달라고 부탁해 조만간, 자료를 준비해 같이 업체를 방문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결국 사곡특화산단 때문에 청포산단 입주예정 업체가 빠져나간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자 부분적인 이야기고, 그쪽의(신해중공업)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조호현 의원: 청포와 사곡의 입지조건이 틀리다는 건 인정한다. 다만, 며칠 전 권 시장이 업체대표를 만나 해결책을 논의했다고 하지만, 이게 진짜 해결의지가 있기보다, 그냥 민(民)이 찾아오고 말이 나니, 마지못해 취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청포산단이 성공하면 결국 거제시 세수가 늘어나고, 사등면을 비롯한 낙후된 서부지역의 활성화 계기도 된다. 일반산단을 민간인이 추진하다 보니 우리와 별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상 적용하는 법들은 보상관련은 국가수용법을 적용하고, 허가과정의 환경영향평가도 국가기관과 협의해야 하는 등 전부 국가가 관여한다. 일반산단이라고 해서 시하고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고용창출, 세수증대 등 혜택도 결국은 거제시가 본다.
결론적으로 09년 허가이후 이제 마지막단계에 온 것 같다. 사곡도 특화산단이지 국가산단으로 지정받은 게 아니다. 국가산단이 안될 경우 결국 일반산단으로 갈 수 밖에 없다. 125만명에 이르는 사곡이 과연 완벽하게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이미 승인된 36만6000평짜리 청포부터 행정에서 완벽하고 밀어주자.
이제 주민들도 들고 일어날 태세다. 그냥 두면 사그라지는 게 아니라 고통받는 민이 들고 일어나게 된다. 시장에게 지정되지도 않은 국가산단에 너무 머리 싸매지 말고, 청포부터 성공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게 한 뒤, 그다음 사곡에 신경 쓸 수 있도록 강력하게 건의해 달라.

김재식 전략사업담당관 : 세수나 고용효과 면에서 당연히 행정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다만, 업체의 얘기만 들어보면 행정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행정에서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업체 측이 먼저 노력을 보여야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런데 업측 측의 그런 역할이 안 보이는 것 같다.
이러다보니 사업이 5차례나 지연되고, 주민들도 찬반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행정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 줄려는 입장이지, 방해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조호현 의원 : 그렇다면 지금까지 청포산단 성공을 위해 협조해 준 것 3가지만 꼽아봐라.

김재식 전략사업담당관 : 일단은 권 시장이 관련대기업, 즉 삼성과 대우에 직접 찾아가서 관련부서 책임자들과 의논을 하고, 업체 측의 설명기회를 갖기로 약속했다.

조호현 의원 : 언제 했느냐

김재식 전략사업담당관 : 추석 전에 했다. 추석 후 업체 측이 현장을 방문해 설명회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 조만간 할 것이다.

조호현 의원 : 그전에는 제가 알기로 그 반대의미로 알고 있다. 국가산단이 들어오니깐, 그때 (국가산단으로)들어오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지금이라도 그렇게 고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사곡산단 125만평 결코 만만한 사업이 아니다. 국가산단 지정여부도 알수 없는데다, 수요도 한정돼 있는 것 아니냐. 청포는 사곡보다 규모도 작은데다 거리도 멀어 더 어려운 처지다.
행정적으로 얼마만큼 뒷받침될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사업주도 민도 극에 달해있다. 아마 조만간 어떤 조치가 있으 것으로 본다. 행정에서 끝까지 무관심으로 방치할 경우 사업주도 손해배상청구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저사람들(사업주 측)은 이제 끝을 바라보고 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조치다. 그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 행정에서 도와주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시장이 대우 삼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니깐, 그게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어떤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해 달라.

전기풍 산건위원장 : 청포산단과 관련해 (추진이 제대로 안되면)허가를 취소하는 방법은 없나

김재식 전략사업담당관 : 산업단지해지와 관련된 내용이 산지법에 나와 있다. 그기에 산업단지개발실시계획 승인 후 토지확보 등 사용동의를 받지 못하고 5년이 경과한 이후, 산단지정면적의 100분의 50 이상을 취득 또는 동의 받지 못할 경우 해제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

전기풍 산건위원장 : 청포산단의 경우 신해중공업이 계속 5번을 연기했다. 주민들과 한번만 더 연기해주면 그때도 못하면 취소시키겠다는 약속발언도 있었다. 다시 한번 더 확인해서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 왜 질질 끌려 다니느냐. 추진이 안 되는데 주민들을 볼모로 잡고, 불편을 야기 시키며, 자칫 민원발생의 빌미를 제공하느냐.
전략담당관실에서 시민들을 볼로로 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 시장의 공약에도 들어가 있고, 행정적으로도 도와줄려고 노력했다. 결국 추진주최 측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끌려 다니지 말고, 안 되면 사업허가를 취소하라. 그게 낫지 않은가.

김재식 전략사업담당관 : 사업지정해제 건은 거제시가 갖고 잇는 것이 아니고 도에서 처리한다. 행정에서는 올 말까지 연기됐으니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별도의 조치를 취할 작정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