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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25의 비밀
김한표 의원, 時效지난 빚 왜 갚았을까
[진단]14년간 닫혀있던 34725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 새누리당 거제시 당협위원회가 20일 발표한 성명서 자료.
김한표 국회의원이 14년 전, 지금의 L시의원 부인에게서 빌렸다는 현금 2억 원을 지금까지 함구해 오다 얼마 전 갚았다. 이 같은 사실이 최근 일부 지역 언론에 스치듯 보도되자, 단박에 지역이슈로 떠올랐다. 그러자 새누리당 거제시 당협에서 20일 ‘거제시 지역정가에 떠돌고 있는 김한표 의원 관련 억측 및 허위사실에 대한 입장’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20일 거제시 당협의 성명서 발표로 그동안 당사자들만 알고 있던 ‘14년 전 금전거래’는 이제 공론화가 불가피해졌다. 뉴스앤거제는 이 같은 정황을 고려, 법률적 시효상 안 갚아도 되는 14년 전 채무를 현직 국회의원이 왜 갑자기 갚은 것이며 그 배경은 뭔지, 그걸 갚지 않으면 안 될 다른 이유라도 있었던 것인지를 추적하고, 이 과정에서 되짚어 봐야 할 또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분석해 보도한다.

김한표-L의원 무슨 일 있었나
지난 6.4지방선거 개표가 진행되던 밤, 김한표 의원은 자신의 거제사무실에서 밤을 꼬박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공천후보자들의 당락여부도 궁금했지만, 당선자들이 인사차 당사를 찾을 수도 있다는 의례적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대다수 새누리당 당선자들은 자신의 캠프관계자들과 축하연을 벌이느라 당사를 찾지 못했고, 그럴 경황도 없었다. 내심 깨끗하고 청렴한 공천을 했다고 자부하던 김 의원 입장에선, 이날 새누리당 당선자들의 무관심이(?) 꽤나 섭섭했을 터였다.

문제의 L시의원이 모 여성당원으로부터 ‘당사로 나오라’는 전화통보를 받은 건 다음날인 6월5일 늦은 오후. L의원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자, 이 여성당원은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와 보면 안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L의원이 서둘러 당사로 갔더니 김한표 의원의 고성이 밖에까지 들렸다. L의원은 그 기세에 주눅 들어 한동안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서성거렸다.

한참 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이때부터 김 의원의 고성은 L의원을 향하기 시작했다. L의원은 영문도 모른 채 격노한 김 의원으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먼저 당사에 와있던 다른 당선자들이나 당직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L의원은 “하도 격노해 꾸짖기에, 그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보다 못한 김 의원 부인이 옆에서 만류하자, 이번엔 L의원을 방으로 따로 불러 재차 야단을 쳤다.

L시의원의 고민은 이때부터 깊어졌다. 당시 구체적인 발언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자신은 모욕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는 자괴감에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인이 자초지종을 캐물었고, 별도의 귀동냥을 통해 당시 상황을 알게 됐다. 부인은 L의원과 달랐다.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격하게 항의했다. 그 과정에서 ‘14년 전의 금전거래’가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왔다.

14년 묵혀온 돈, 지급요구 1달 만에 변제
L의원 부인은 ‘김 의원이 14년 전 빌려간 돈 2억을 이제는 갚아 달라’는 요지의 채권청구를 지난 6월말 내용증명을 통해 김 의원에게 보냈다. 이른바 ‘34725라는 비밀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김 의원은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지난 7월말 대리인을 통해 원금 2억에다 14년여 간의 은행이자(연5%기준) 1억4725만원을 더한 총3억4725만원을 갚았다.

이 부분과 관련, 새누리당 거제시 당협은 20일 성명에서 ‘최근 채무를 변제한 것은 사실이다. 그간 사정이 어려워 상환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채권자의 지급요구에, 당시 차용증에 근거 차용금액과 법정이자를 더해 채권자 계좌로 이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무변제 금액은 내년 2월 국회 재산신고 기간에 변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L의원의 부인은 이를 온전한 상환으로 보지 않고 있다. L의원 부인은 지난 7월말 김한표 의원 대리인과의 면담에서 ‘이자 계산이 틀렸다. 원금 2억에서 매년 붙는 이자를 원금에 포함시켜 다시 이자를 더하는 복리로 계산하고, 지금까지의 연체이자도 별도로 산정해 달라’는 요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일 발표된 성명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시효지난 14년전 빚, 왜 갚았을까
민법상 사인간의 금전거래 시효(時效 어떤 사건이나 상태가 지속됨으로써 권리를 얻거나 잃게 되는 법률적인 기간)는 10년이다. 시효를 연장하려면 그 기간 내에 채권확보를 위한 어떤 조치(예, 독촉 등)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L의원 부인의 경우 지금까지 표면적으로는 채권확보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L의원 부인의 채무상환 요구를 김 의원이 무시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상환요구 한 달 만에 이를 갚았다. L의원 부인은 2억이라는 거액을 빌려주고도 왜 잊은 채 내버려뒀고, 김 의원은 무시해도 되는 이 빚을 왜 갚은 것일까. 여기에는 중요한 사실 두 가지가 숨어있다.

우선, L의원 부인은 14년 전 빌려준 돈을 받을 생각은커녕 지금까지 소문조차 내지 않고 묻어 왔다는 점이다. 심지어 김 의원이 지난 2000년 총선 낙선 후 경찰서장 재임당시 빌렸던 돈이 문제가 돼 뇌물죄로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L의원 부인은 자신도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함구하며 의리(?)를 지켰다. L의원 부인의 이 같은 처신은 김 의원의 어려운 처지(총선 낙선과 경제적 궁핍)를 고려한 배려가 우선 작용했을 터지만, 정치적 꿈을 포기하지 않던 ‘김한표’에 대한 정치적 보험(?) 성격도 은연중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L의원 부인이 남편의 공개적 수모소식에 발끈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L의원은 부인의 금전거래 사실을 몰라 국회의원의 꾸지람에 한없는 자괴감을 느꼈을 테지만, 부인은 달랐다. 자신은 ‘할 만큼 했다’고 여기고 있었고, 그간의 인간적 정리(김 의원 야인시절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짐)로도 ‘이럴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결국 단발의 그 소동에 감정이 폭발했고, 급기야 14년이 지난 묵은 빚까지 요구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김 의원은 왜 시효도 지난 채권지급요구 통고에 순순히 응했을까. 제때 갚지 못해 늘 마음의 짐이 돼 오던 일을, 이참에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순수하게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들이 너무 많다. 이 부분과 관련해 거제시 당협이 20일 성명에서 밝힌 내용은 ‘차용한 금원을 사정이 어려워 상환하지 못하고 있었다’라는 단 한 줄이다.

사정이 어려워 상환하지 못했다는 빚을 지금은 사정이 나아져 갚았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 2012년 총선후보자 재산신고 당시 김 의원의 재산은 -1000여만원이다. 당선 후 8월에 신고한 재산은 -9800여만원으로 부채가 되레 늘었다. 올 3월에야 7800여만원으로 신고해 비로소 ‘재산보다 빚이 많은 사람’ 신세를 면했다. 결국 지금도 14년 전의 그 빚을 갚을 만큼, 크게 사정이 나아진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새 빚을 내, 묵은 빚을 갚을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하나는 14년 전의 빚이 공개될 경우 입게 될 정치적 상처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먹고사는 정치인 입장에선 꽤나 신경 쓰이는 일이고, 조기수습이 상책이라 판단해 서둘러 갚았을 가능성이다. 현재로선 가장 설득력 있는 추론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민법상 시효가 살아있는 또 다른 금전거래가 있을 수 있고, 감정충돌이 거기까지 비화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서둘러 갚았다는 해석이다. 다만, 사인간의 금전거래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문제인데다, 현재로선 여기에 대한 아무런 소문조차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추론에 그칠 공산이 높아 보인다.

기타 재산신고 누락이나 변제자금 조성 등은 사안의 본질에서 비켜난 문제이기에 다루지 않는다. 다만, 새누리당 거제시 당협에서 20일 발표한 성명은 14년 전 빌린 돈을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갚은데 대한 정황설명이 크게 미흡할뿐더러, 여기에 대한 김 의원의 입장도 없었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성명서는 특히, 금전거래에 대한 정황설명은 크게 미흡하면서도, ‘사인간의 채권 채무를 근거 없는 내용을 갖고 여론을 악의적으로 확대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김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면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압박으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여론무마용 성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다음은 새누리당 거제시 당원협의회가 20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거제시 지역정가에 떠돌고 있는, 김한표 의원관련 억측 및 허위사실에 대한 입장

최근 거제시 지역정가에서 떠돌고 있는 김한표 의원의 채무변제 사항과 관련하여, 채무를 변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 법정이자를 미지급 했다 △ 고의로 재산신고를 누락했다 △ 채무변제를 위해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성했다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사항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김한표 의원은 지난 2000년 채무변제를 위해서 채권자로부터 차용한 금원을 사정이 어려워 상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차용한 시기가 오래됐고, 관계기관에 문의한 결과 시효기간(10년)이 경과함에 따라 재산신고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 했습니다. 그 이후 채권자가 14년이 지난 2014년 6월 차용금액과 이자를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김 의원은 당시의 차용증에 근거하여 차용금액과 법정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채권자의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사인으로부터 기채한 채무변제 금액은 2015년 2월 국회 재산신고 기간에 변경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향후 단순한 사인간의 채권·채무를 추측과 근거 없는 내용으로 거제 시민의 여론을 악의적으로 확대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김한표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법적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입니다.

김한표 의원은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깨끗하고 청렴한 정치인으로 흔들리지 않고, 앞만 바라보면서 거제시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로서 거제시민의 믿음에 보답할 것입니다.

2014. 10. 20
새누리당 경남도당 거제시 당원협의회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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