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직간접으로 추진하는 현재진행형 사안들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여론은 고사하고 시의회 제동에도 아랑곳없는 모양새다. 재선 고지에 오른 권민호 거제시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라는 시각 이면엔, 브레이크 없는 행정의 독주가 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먼저 양대 복지관 위탁 문제다. 거제시가 설립한 희망복지재단으로의 통합 위탁을 전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한 정황이 뚜렷하다. 위탁 절차를 앞두고 시가 지난 8월 법제처에 질의한 내용에도 ‘희망복지재단에 위탁하는 경우 시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라고 적시돼 있다.

이와 관련, 시의회 조건부 동의에 단서로 달린 ‘2개 법인, 2개 시설 운영’ 권고도 사실상 무시됐다. 지난 17일 마감된 공모 결과,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운영을 수탁중인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희망복지재단만 접수했고 재단은 양대 복지관 관장까지 내정한걸로 알려졌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선임 과정도 파열음을 내기는 마찬가지다. 첫 공모 무산 이후 재공모도 지난 17일 불발됐다. 재공모조차 불발된데는 권 시장이 내정한 인사의 연착륙이 여의치 않다는 반증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임원추천위원회 불만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권 시장의 공약사업인 ‘범시민운동본부 설립’도 시의회와 지역언론의 문제제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기존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취지 중복과 예산 낭비를 이유로 지난 13일 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됐음에도 시는 준비위원회 2차 회의를 다음날 열었다.

또 다른 이슈인 ‘무상급식 중단 논란’도 맥을 같이 한다. 권 시장은 지난 17일 학부모단체와의 면담에서 “거제시 재정 여건에선 무상급식은 중단돼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6.4 지방선거에서 내놓은 100대 공약의 ‘무상급식 확대’와는 정반대의 발언이다.

이렇듯 일련의 주요 사안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민대의기관인 의회 권고나 의결은 무시되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절차는 요식에 불과한 셈이 되고 있다. 공개모집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참여하는 인사와 단체는 들러리가 되고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이번 사안들 중에선 특히 소송 등 향후 법적다툼도 예상되는 사안에다 혈세 및 행정력 낭비가 우려되는 사안까지 포함돼 상당 기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거제신문 전의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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