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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항재개발사업
"지역경기활성화 전혀 보탬 안 된다"
[고현항매립반대 릴레이 인터뷰 ②]김두호/고현항매립반대범시민대책위 상황실장

공공의 자산이자 미래세대와 공유해야 할 고현바다는 어떤 형태로든 공익용도로만 활용돼야 한다. 사적 이익이나 세대논리만으로 무분별하게 매립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이런 소임을 망각한 채 민간업자를 불러들여 고현항을 전부 매립해 아파트 짓고 상업지 분양하겠다는 지금의 고현항재개발사업은, 우리세대의 몰염치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패악(悖惡)질이다.
뉴스앤거제는 지금 방식의 고현항매립사업을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공감하는 릴레이인터뷰를 마련했다.
고현항매립반대 릴레이인터뷰 두 번째는 고현항매립반대범시민대책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고현토박이 김두호(44) 씨다. 시민대책위에 뒤늦게 합류한 김 실장은 법대출신(건국대) 다운 날카로운 직관력과 합리적 성격을 지닌 지역사회의 숨은 인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김두호 상황실장과의 인터뷰는 12월 중순 뉴스앤거제 대표실에서 이뤄졌다. /편집자

   
▲ 김두호 고현항매립반대범시민대책위 상황실장. 김 실장과의 인터뷰는 12월 중순 뉴스앤거제 대표실에서 이뤄졌다.
-고현동상가번영회 사무국장 당시 전통상가 활성화를 위해 많은 애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 고현항이 매립돼 신도시가 조성되면 기존 상권 활성화를 위한 이 같은 노력도 무위에 그치는 것 아닌가.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자구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무엇보다 지역상인들이 바짝 정신을 차리고 현실인식을 냉정하게 해야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사업비를 지원받아 구 동원장 부지를 매입, 대형주차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 주차시설이 완공되면 시장상권은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중요한 건 그곳에 어떤 내용물을 담느냐에 있다. 개인적으로 그곳에 활어시장 회 센터를 유치했으면 한다. 활어센터의 성패는 접근성이 좌우한다. 관광객도 중요하지만 내수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장목활어센터의 고전 이유가 이를 방증한다. 옥포나 장승포는 하고 싶어도 부지가 없어 못한다.
따라서 이곳에 1층은 활어센터를 넣고 2층은 구입한 회를 바로 먹을 수 있는 초장집 등을 유치해야 한다. 채소나 기타 생선시장은 기존 시장건물을 그대로 활용하면 된다. 고현 사거리 한 모퉁이를 점령한 노점상도 이곳으로 옮겨야 한다. 기업형 노점상은 이 기회에 과감히 정리하고, 생계형 노점은 주차타워 건물 외벽 쪽으로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현시장이 살 수 있다. 이런 일련이 과정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궁극적인 길인데, 이런 소프트웨어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고현항을 매립해 대도시 상권을 모방하려는 허황된 그림만 그리고 있으니 너무도 안타깝다.

-조선경기가 심상치 않다. 당장 내년이 큰 문제다. 조선산업의 침체는 지역경기에 큰 악영향을 줄 것 같은데.
“조선경기가 어렵다는 건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소득이 줄어드니 자연히 소비도 위축된다. 전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가장 심각한 게 포화상태에 이른 주택시장이다. 조선활황에 따른 일시적 잉여인력임을 간파하지 못한 원룸 신축 붐은 내년이면 서서히 공실로 남아돌 것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랜탈시장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올 전세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 직영 및 협력사 기숙사가 완공되는 내년 말이면 상황은 심각해질 것이다. 수월지역은 아파트 매매가의 80~85%가 전월세가다. 매매가 조정에 따라 최소 15%만 빠져도 ‘깡통전세’가 수두룩할 것이다. 만의하나 금리라도 오르면 큰일이다. 은행이자를 감당 못한 아파트나 원룸건물이 경매시장에 쏟아질 우려도 높다.

-지역경기기 이토록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거제시 개청이래 최대 규모 토건사업인 고현항재개발사업의 행정절차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제 실시계획 승인절차만 남아있다. 현 상황에서 고현항매립사업이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지역경기에 보탬이 될 것 같은가.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해수부관계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 이때 실무관계자는 고현항매립사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거제시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 사업의 승인을 요청했고, 정부에서도 일자리창출이라는 대의를 들어 절차를 진행시키라는 지침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답하더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업은 지역경제에 도움은커녕 되레 악영향만 끼치고, 일자리창출에도 별다른 도움이 안 되는, 민간업자 배만 불리는 사업일뿐이다.
고현항재개발사업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려면 이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더 많은 돈이 돌게 해야 한다. 그러나 고현항 매립공사는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롯데자산개발이 8000평이 넘는 원형지를 취득했다. 대기업인 롯데자산개발이 뻥튀기 땅장사를 하지는 않겠지만, 이곳에 대형유통단지를 세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건 곧 지역에서 돌아야 할 돈이 전부 서울로 빠져 나간다는 의미다. 디큐브백화점의 역외유출이 빨대수준이라면 롯데자산개발 유통센터는 거의 양수기로 빨아먹는 수준이 될 것이다. 돈을 그렇게 쓸어 가는데 지역경기에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고현항에 신도시가 생기고 대형백화점 등 고급 다운타운이 들어서면 삶의 질도 덩달아 나아지지 않을까 여기는 사람들도 다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존 일부 상인들은 고현항에 신도시가 생기면 그곳 땅을 사서 장사를 하면 더 좋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롯데자산개발이 원형지 형태로 취득한 약8000여평은 고현항재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에 적시된 상업시설용지(약1만7683평,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제외)의 절반이 넘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머지 상업시설용지도 다른 투기자본에 원형지 형태로 팔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지역 상인들이 그 땅을 살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기껏해야 대기업이 세운 유통센터에 수수료매장이나 운영하는 정도다.
매립을 찬성하는 일부에선 지역 내 대형유통단지가 생기면 김해나 부산등지로 원정쇼핑을 가는 사람들이 지역 내에서 물건을 구매하니 더 좋지 않으냐고 말하지만, 그건 장사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순진한 발상이다. 거가대교 이후 거제는 부산과 동일상권으로 봐야한다. 지금도 의류나 고급 기호품은 전부 부산에서 구입한다. 반대로 거제에 아무리 좋은 유통단지를 만들어도 부산사람들이 거제로 와서 구매하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

   
 
-기존 상인들 중 고현항매립사업 후의 상업시설 용도 땅 절반이상이 롯데자산개발에 원형지 형태로 팔렸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던데.
“대부분 모른다. 그런데도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은 막연하게 ‘고현항이 매립되면 나도 그 땅을 사서 건물지어야지’ 하는 달콤한 상상만 하고 있다. 모두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만 살려는 얄팍한 방관자들이다. 사실 롯데자산개발의 원형지 취득은 지역 내에서 논란이 많다. 왜 공공의 자산인 고현항을 매립해놓고 자산의 공유자였던 거제시민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참여기회도 주지 않은 채 대기업에 덜렁 팔았느냐는 불만이 그것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이 땅을 오피스텔 위주의 업무시설로 활용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기존상권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눈속임이다. 부지 규모와 거제시 인구 등을 감안할 때 부산롯데동래백화점 정도의 대형유통센터를 짓지 않을까 예상된다. 롯데자산개발의 대형유통센터가 문을 여는 순간, 고현시가지 기존상권은 사실상 결딴난다고 봐야 한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되레 장밋빛 미래를 역설하며 주변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 나중에는 무슨 변명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결국 고현항재개발사업이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긴데, 그런데도 고현항매립사업은 강행되고 있다. 매립이 되면 또 다른 폐해는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우려가 침수피해다. 새 매립지는 기존 매립지보다 약2m높게 성토된다. 그렇잖아도 지대가 낮아 만조와 폭우가 겹치면 침수피해가 자주 나타났는데, 물이 빠져야 할 공간에 2m높은 벽이 세워지는 꼴이니 이제 비만 오면 고현시가지 침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거제시 성장 동력의 한 축인 삼성조선의 조업차질도 걱정스럽다. 매립지 끝자락이 삼성 1,2도크 앞이라는 점에서 이곳에 토사가 쌓이면 곧바로 손해배상시비에 휘말린다. 소음분진 공해로 인한 민원으로 야간작업도 거의 불가능해진다. 모르긴 해도 삼성조선이 고현항재개발사업을 결코 이대로 두고 보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준설토에 의한 해충창궐도 크게 걱정되는 부분이다. 고현항은 지금까지 한 번도 준설을 하지 않은 곳이다. 사업계획에는 오비부두 앞 준설토 약 13만 톤을 별도의 투기장이나 외해에 버리지 않고 사업장 부지 내에 재활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준설토는 진해신항건설에서 확인했듯이 복토를 하더라도 잠복됐던 해충이 창궐하기 마련이다. 인구 12만이 밀집된 고현항 주변에 해충이 창궐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기존개발예정지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안긴다. 거제시는 인구 30만을 전제로 한 2020계획을 확정하고, 이에 맞게 주거지와 상업지 등을 설정해 놨다. 그런데 고현항에 18만여평을 추가 개발해 이곳에 주거와 상업시설을 유치하면, 인접지역에 그려놨던 도시계획 밑그림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고현항재개발사업이 인접지역 발전을 10년 이상 지연시킬 것이라는 지적은 결코 허언이 아닐 것이다.”

-교통문제도 큰 걱정거리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고현항매립사업의 첫 단추는 국도14호선 고현구간의 정체현상을 풀기위해 오비~장평까지 바로 빠지는 문제를 고민하다 매립사업으로 발전한 측면도 있다. 빅아일랜드 측은 처음에는 삼성 게스트하우스 입구~장평오거리~장평초교·양지초교~수창아파트 방향으로 빠지는 도로를 만든다고 했다. 국도14호선 우회구간의 최단거리라는 점에서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그림이다. 그런데 이 구간은 복개도로인데다, 어린이보호구역이 겹친다. 삼성 출퇴근 차량까지 보태면 그야말로 교통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그걸 피하려면 고가도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빅아일랜드 측은 이를 사업지 밖이라는 이유로 외면해 왔다.
지난 10월 주민설명회 때 이를 지적하니 49층 아파트 쪽으로 한 차로 더 늘려 우회시킬 것이라고 했다. 49층아파트 일대는 그렇잖아도 거제시 최고 상습정체구간이다. 이곳에 차로 하나를 더 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오비~장평간 차량을 이쪽으로 연결하면 기존 국도14호선까지 악영향을 준다.
장평 오거리에서 덕산아내 앞 국도14호선과 연결하는 방안도 언급하던데, 이곳역시 우회차로가 한 차로 뿐이다.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 확장도 안 된다. 세 방향 다 지금노선 그대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게스트하우스 입구에서 수창쪽으로 빠지는 구간을 고가도로로 만들고 방음터널까지 설치해야 되는데, 이 비용만 약1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빅아일랜드 측에서 전부 부담해야 한다. 빅 아일랜드가 사업지 밖이라는 이유로 외면한다면 결국 거제시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거제시가 이 사업에 참여해 얼마의 수익을 내는지 모르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 아닌가.”

-이런저런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이참에 거제시가 사업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 것 같나.
“위약금 문제가 나오는데, 위약금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 모 의원이 사석에서 거제시가 사업을 포기하면 약100억 이상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더라. 해수부 관계자도 위약금 문제를 언급했다. 다만, 위약금도 돈의 사용처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만 계산하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법률 전문가들이 깊이 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거제시민 절대다수가 반대한다면 포기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거제시민 절대다수가 반대한다는 걸 수치화하기 어려운데다, 이 사업에 이권이 걸린 기득권 세력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권 시장도 포기수순을 밟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합법적인 틀 안에서 이사업의 뒤집기는 정녕 불가능하다고 보나.
“고현항재개발사업은 국가사무에 속한다. 국가사무 진행에서 시의회의 의견은 구속력이 없다. 해수부가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의회의 조건부 찬성의견 자체가 빅아일랜드 측에 놀아난 측면이 강하다. 지역협의회도 마찬가지다. 애초부터 구속력이 없는 조직을 만들어 시민의견을 듣는 양 시늉만 한 꼴이다.
국가사무를 뒤집기 위해서는 소송이 가장 빠른 해법이다. 일부에선 강경모드로 드러눕자는 사람도 있는데 현명치 못한 대응이다. 치밀하게 반대논리를 개발하고, 절차진행 과정의 법적인 허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거제시가 중앙연심위에 제출한 서류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따져보고, 매립반대여론을 중앙언론에서 떠들도록 하는 여론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반대대책위의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 중심’이라는 왜곡된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여야 구분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한 지역정치권 인사도 설득해 고현항 이슈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들을 방관자로 머물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고현항 매립으로 외지자본이 땅을 선점하고, 이로 인해 기존상권을 몰락시키고 지역내에서 돌아야 할 돈이 외지로 유출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과연 지역경제 활성화인지 권민호 시장에게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이참에 매립찬반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 보는 건 어떤가.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느슨한 이런 문제의 여론조사는 조작될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하다. 조직화된 사람들을 갖고 있는 기득권세력을 절대 당해내지 못한다. 반대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는다. 어설픈 여론조사 시도는 자칫 반대여론 불씨마저 꺼버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반대대책위에 참여해 상황실장을 맞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책위가 가야할 방향을 간략하게 그린다면.
“여야 구분 없는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그것이 반대여론을 확산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얼마 전 일일찻집을 통해 어느 정도의 기금이 확보됐다. 이 기금을 토대로 다양한 전문가들의 법률적 자문을 구한 뒤, 법적 하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소송을 전개하는 건 필수 코스다. 소송이 전개되면 중앙언론을 활용한 여론전도 병행해야 한다. 기존 지역협의회와의 연대도 필요해 보인다. 이 사업과 관련해 지역협의회만큼 많은 정보를 가진 단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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