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 전경

거제 지역경제 중심축인 양대 조선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양플랜트의 급격한 불황 여파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삼성중공업은 수주목표 절반 수준에 그쳐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으로부터 17만3400㎥급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LNG 운반선만 37척을 수주하면서 개별업체로는 한 해 동안 LNG선을 최대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은 총 149억 달러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해 수주목표액이었던 145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는 12월 한 달 동안에만 전체 금액의 30%(46억 달러) 이상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이 같은 수주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등 전반적인 조선업 불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유가 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수주보다 상선 부문, 특히 가스운반선 수주에 주력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49척(LNG 운반선 37척,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12척)의 가스선을 따내, 이 분야에서만 1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이에 비해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 여파를 견뎌내지 못해 수주가 급감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72억 달러로 전년 133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수주로 기록되고 있다. 수주 급감은 지난해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가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상선보다 고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주력해 왔다. 국제 유가는 2013년 배럴당 110달러에서 2015년 현재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유가가 급락하다 보니 거대 석유기업들이 원유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를 발주하지 않아 수주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빅3중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4기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급감하면서 당장 올해 일감이 크게 줄고, 대규모 인력감축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이 나돌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임금협상이 해를 넘기고도 타결이 안 돼 있고, 실적 부진을 이유로 연말성과급도 지급되지 않아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위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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