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 영화 중에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당대 최고 여배우 중 하나인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인데 탐욕에 찬 거대기업의 음모에 맞섰던 변호사를 보조하는 주부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죠. 에린 브로코비치의 마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윤씨는 지역사회 일선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거주하는 아파트(상문동 푸른솔) 입주자대표회장을 맡기도 했고, 3년 연속 ‘살기좋은 마을’로 선정되는데 한 몫을 하기도 했다. 한때는 국회의원 비서관 생활도 잠시 했고 고향인 아주동 아양마을 망향비 이전 추진을 위해 홀로 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등 공익적 가치를 중시하는 흔치 않은 개인 활동가다.

“고현항매립의 본질은 민간업체가 고현만을 매립해 상업지를 분양하고 대단지 아파트를 짓다는 것입니다. 이게 과연 전체 시민의 공익에 부합하는 일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이라면 거제시가 직접 예산을 확보해 재정사업으로 가야죠.”

윤씨의 논리는 그랬다. 미래세대에게 공유돼야 할 공공의 자산을 이런식으로 진행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지금 방식의 사업 추진이 고현시가지 현안을 풀어내긴 커녕,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상기시켰다. 기존 시가지 상권 몰락이나 인접지역 인프라 확충 기회 지연도 꼽았다.

“고현항매립을 하려면, 공공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이 먼저입니다. 지역균형개발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교통문제는 어떻습니까? 이대로 진행될 경우, 과연 국도14호선 해안도로와 인접지역 교통망이 엄청난 체증에 시달릴 게 자명해 보입니다.”

1인 시위를 하면서 주변의 격려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매립을 찬성하는 지인들도 그의 견해에는 공감을 보냈단다. 반대 이유와 논리가 수긍할만하다는 것이다. 시청과 시의회 앞 등 몇 차례 1인 시위를 벌인 그는 현재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완급 조절을 해가며 대응을 할 것이란다. 고현항매립반대대책위와도 공조할 생각이다.

“저는 마중물이고 싶습니다. 잠시 1인 시위를 접지만, 이 어처구니 없는 고현항매립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반대 목소리가 동력을 잃는다면 다시 설 것을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뜻을 같이하는 지역인사들과 모금운동을 벌일 계획도 있습니다. 모금을 통해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를 별도로 발주할 생각입니다. 청와대와 해수부 상경 시위도 할 생각입니다. 뜻 있는 시민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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