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청보금자리 주택건설 하도급업체인 삼지이엔씨에 자재를 납품했다가 수억원대의 자재대금을 못받고 벼랑끝에 몰린 영세납품업자와 물류담당 업체 관계자들이, 대금지급 책임이 있는 삼지이엔씨 측이 속칭 '빼째라'며 배짱을 부리자, 시행사 LH공사와 시공사 효성건설측에 항의하다 분을 삭이지 못해 울먹이고 있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지이엔씨에 건축자재를 납품한 안동목재(대표 금새영)는 자재대금 4억5000여 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동안 자재 물류를 맡았던 세계물류는 157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식대비와 식자재비 등 개인업자들이 상당한 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경에 받아야 할 돈을 아직도 주지 않고 있다"며 "현재 책임자들은 연락도 되지 않고 속칭 '배 재라'는 식의 배짱만 내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지이엔씨에 돈을 받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이들은 급기야 27일 공사현장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원청인 시공사 효성건설과 시행사인 LH공사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효성같은 대기업에서 돈 몇 억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구멍가게와도 같은 우리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돈"이라며 "당장 직원들과 딸린 식구들이 굶어 죽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효성건설 현장 소장은 "우리도 피해자"라며 "하도급업체인 삼지이엔씨에서 인건비도 주지 않아 말썽이 일어 12억여 원을 지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효성측은 또 "인건비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줬지만 자재비와 물류비 등은 삼지이엔씨에 가서 따져야지 효성에게 얘기할 것은 못된다"고 일축했다.

항의하는 하도급업체와의 말씨름이 길어지면서 불필요한 오해도 불렀다. 효성측은 "왜 삼지이엔씨 같은 회사와 계약을 했느냐"며 "현장에서 이러지 말고 삼지이엔씨에 가서 따져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집회에 참석했던 영세업자들은 "위로의 말은 못할 망정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며 크게 분개시키기도 했다.

건축자재를 납품한 안동목재 금새영 대표는 "효성같은 대기업에서도 삼지이엔씨 같은 회사와 계약해 우리같은 영세 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효성에서 왜 삼지이엔씨와 계약을 했느냐고 다그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다 호소해야 하느냐"고 울먹였다.

물류업체 관계자는 "공기업인 LH공사가 시행하는 공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업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생겨서 되겠느냐"며 "이런 문제들 때문에 영세업자들이 미지급금 때문에 힘들어 자살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안동목재 사장의 경우 돈 때문에 너무 힘들어 자살시도 하려는 것을 겨우 말렸다"며 "LH공사에서 직접 나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LH공사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얼마전 인건비에 대한 부분은 보고 받고 효성측에 처리토록 지시했다"며 "하지만 자재비와 물류비 등은 아직 보고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급히 현재 상황을 확인하겠다"며 "이런 경우 원청인 효성건설에서 먼저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에 소재한 삼지이엔씨는 하청현장 외에도 사등면 사곡리에 건설중인 경남아너스빌과 공사대금 갈등으로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하청보금자리주택은 거제시하청면 하청리 494번지 일원 23,513㎡에 지상7~10층 8개동 376세대를 짓는 공공건설임대주택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착공해 2015년 10월께 입주예정으로 임대기간은 1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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