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출마를 준비하면서 지역현안 쟁점사안에 대한 정책제언 몇 가지를 준비했었다. 첫째가 조선발전토론회였고, 둘째가 고현항 인공섬 개발과 관련된 언급이었으며, 셋째가 계룡산 터널개설 문제였다. 이번에 발표하고자 하는 네번째 정책제언은 거제관광의 핵심열쇠라 할 수 있는 케이블카 유치 문제다.

통영을 살린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지난 2002년 12월 발주해 08년 4월18일 첫 운행을 시작한 미륵산 케이블카는 통영시 도남동 하부역사와 미륵산 정상(해발461m) 부근 상부역사간 1,975m를 연결하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다. 국비 및 지방비 173억원을 들여 설치한 이 케이블카는 8인승 승객용 곤돌라 47기와 화물용 1기 등 총48대로 시간당 최대 1,8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정상까지 초당 6m로 운행할 때 약6분, 4m로 운행하면 9분이 걸린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총1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스위스 가라반타사와 기술제휴 해 착공 60개월만에 결실을 보게 되었다. 건설초기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사업이 수차례 중단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러나 이 케이블카는 10년 3월14일 현재 개통 2년만에 탑승객 200만명을 돌파하는 대박을 터뜨리며 통영시의 최대 효자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지난해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케이블카를 탑승한 고객 한 사람당 약 8만원 안팎을 쓰고 가는 것으로 조사됐고, 한해 100만명이 타고 갔을 경우 이들이 통영시내에서 쓰는 돈은 약800억원에 이른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통영시의 1년 세수가 약1,100원임을 감안하면 케이블카 하나가 통영시 세수 약75% 가량을 벌어 들인다는 계산이다. 단순계산을 넘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시장효과 까지 감안하면 연간 약2000억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연간 2,000억원이면 통영 소재 4개 중소조선소에서 벌어들이는 금액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봄 행락철을 맞은 4월중순 현재 통영시에는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기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시내부터 차량이 밀리고 있으며, 재래시장과 충무김밥 등 밥집에는 손님들이 넘쳐 나 앉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업 중이라고 한다. 케이블카 하나가 죽어있던 통영시를 완전히 살리는 형국이다. 말 그대로 고부가가치 산업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자연경관 빼어난 거제, 케이블카 설치하면 '대박'

자연경관으로 따지면 거제는 통영과 비교자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곳이다. 케이블카 설치 적지도 한 두 곳이 아니다. 다만, 케이블카 설치 시 다음 4가지 정도는 반드시 고려해야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첫째, 이용요금이 1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요금이 1만원을 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를 300억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 초기 투자비가 3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요금을 1만원 미만으로 맞추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케이블 거리는 짧을수록 유리하지만, 주변경관의 볼거리 정도에 따라 적절히 즐길수 있는 시간적 공간을 생각하면 2㎞ 내외가 이상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최장길이를 자랑하는 통영이 1,975m에 요금이 9,000원이고, 서울남산이 660m에 7,500원, 설악산이 1,100m에 8,500원을 받고 있다. .

둘째,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케이블카는 풍속이 16m/sec를 넘으면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풍랑주의보나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면 중단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풍속의 영향을 덜 받는 곳에 설치해야 만 운행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수입과도 직결된다.

셋째, 케이블카 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경치가 360°를 볼 수 있는 전방위가 돼야 한다. 한쪽 방향만을 고려한 케이블카는 그만큼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요한 건 밑에서 보는 경치와 위에서 보는 경치가 크게 다를수록 좋다.

넷째, 연계관광이 돼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난 뒤 주변에 또다른 볼거리나 먹거리가 있어야만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더 커 진다. 다행히 거제는 외도,해금강,포로수용소,이순신 유적지 등이 있어 이 점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거제 케이블카 설치 적지는 옥녀봉-장승포망산 구간

거제지역에서 케이블카 설치 가능지는 여러곳이 있지만, 대략 다음 4곳 정도가 우선 검토될 수 있다. ▲경남개발공사가 얼마전 발표한 대금산-이수도 구간, ▲와현 망산-내도-외도 구간, ▲남부 대포 망산-장사도 구간, ▲옥녀봉(봉수대)-장승포동 망산 구간 정도다. 

대금산-이수도 구간은 케이블 거리가 너무 멀어 요금을 1만원대 미만으로 맞추기 힘들고, 경관조망도 북동쪽 방향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와현-내도-외도 구간은 전망은 빼어난 곳이지만, 풍속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케이블 길이도 2㎞를 초과하는 단점이 있다. 남부 대포-장사도 구간도 전망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풍속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행정구역이 다른 곳에(장사도는 통영시 관할구역) 역사를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애로가 있다.

이같은 장단점을 비교해 볼 때 최적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 곳이 옥녀봉-장승포 망산 구간이다. 이곳은 풍속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고, 케이블 거리도 2㎞내외로 조정 가능하다. 또 대우조선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거가대교 전경은 물론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심도에서 해금강에 이르는 해안절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접근성이 좋은데다 연계관광도 가능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옥녀봉-장승포 망산 케이블카는 거제관광공사를 설립해 추진하거나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추진하면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망권과 접근성, 투자비 등을 감안할 때, 운행 첫해에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거제를 찾는 400만명의 관광객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명이 이용할 경우 요금을 통영보다 싼 8,000원으로 하더라도 2~3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시?군통합 이후 '불꺼진 장승포항'으로 불려지는 옛 장승포시 지역을 단박에 '불켜진 장승포항'으로 바꿀 수 있는 비장의 카드로 평가된다.

도로에 의해 끊긴 옥녀봉 줄기 지맥을 공중으로 이어주는 효과와 함께 케이블카부터 시작하여 중,장기적인 '능마장 종합발전계획'을 하루빨리 마련하여 거제 해양관광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 함으로써 장승포의 옛 영광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