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해양플랜트 산단 조성사업 예정지인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모습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마감한 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 민간부문 건설투자자 공모에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단독 응모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분 50%을 소유한 주관사로 대우건설(30%), 현대엔지니어링(10%), 중앙종합건설(10%)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했다.

거제시는 이 공모 결과를 토대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해 이번 달 초순부터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5년 8월 장승포, 능포, 아주, 옥포지역의 오수관로 매설공사(33.4㎞)를 162억4300만원에 수주, 공사 과정에서 설계도에 명시된 가시설물(H파일, 시트파일) 6.2㎞ 구간에 800m만 제대로 시공하고 나머지 5400m는 사진으로 시공한 것처럼 속여 거제시로부터 44억7286만원을 가로 챈 비리전력이 있다.

내부자의 국가청렴위원회 등의 고발 등으로 드러난 이 사건은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검찰의 수사를 거치면서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비롯해 하도급업체 직원 등 9명이 구속되고 6명이 불구속 돼 전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거제시는 2008년 12월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을 냈고 2009년 9월10일 거제시 계약심의위원회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부정당업자 입찰자격제한' 5개월을 의결 통보했다.

'현산'은 이 같은 거제시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즉각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당시 '현산'은 정부가 발주한 공사에 참여할수 없다는 등 5개월간 입찰참가 제한으로 입는 피해액이 1조 2천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 '입찰참가 제한' 신청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져 '집행정지'가 결정됐고 소송과는 무관하게 현대산업개발은 관급공사 수주를 계속했다.

2010년 5월6일 1심에선 거제시가 패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거제시의 손을 들어줬다. '현산'측은 즉시 상고했지만 항소심 판결이 뒤집힐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선고기일 연기' 신청을 냈다.

그리고 거제시에도 '입찰참가 제한조치'의 재심의를 신청했다. 결국 거제시는 하수관거공사 비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관급공사 입찰참가 제한 5개월을 1개월로 스스로 감경처분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크게 반발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와 검찰 고발까지 이어졌다

이런 '현대산업개발'이 '거제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또 다시 '복마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단독 응모는 사실상 낙점이나 다름 없다"면서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되는 국가산업단지를 비리전력이 있는 건설사가 끌고 간다는 것은 납득할수 없고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 2013년에 있었던 입찰참가 제한 경감처분은 거제시의 온갖 변명에도 불구하고 '봐주기식' 행정으로 보고 있다"며 "비리 건설사가 또 다시 대형 공사를 맡는다면 행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제 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는 1조3000억원을 들여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381만1200㎡(115만여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산업용지는 197만㎡ 규모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