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아 3월호 목차에 나와있는 권 시장 관련 보도

신동아의 권민호 거제시장 의혹관련 보도는 책 중간부분 총7페이지를 할애한 비중 있는 기사였다. 섹션구분을 ‘의혹추적’으로 표시한 이 심층보도는 ‘거제시장의 불투명한 부동산·주식 논란’이라는 전제하에 ‘가족기업 땅 산업단지 허가, 신탁주식 소유권 계속 행사’라는 제목을 달았다.

부제는 총 4개였다. ▲거제시장 땅에 투자의향서 들어온 후 국가산단 변경 ▲‘말로만 백지신탁’ ‘내땅 내 맘대로’ ▲부당이득 기업에 또 사업권…현대산업개발 특혜의혹 ▲권민호 거제시장 “악의적 의혹제기…모두 사실무근”이 그것. 의혹내용의 대강과 함께 권 시장의 반론도 부제로 뽑았다.

기사를 쓴 한상진 기자는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견기자로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 씨를 추적해 낸 기자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신동아 3월호의 권 시장 보도관련 핵심은 크게 5가지다. 첫째 권시장 소유 부동산 특혜의혹, 둘째 신탁주식 미 처분에 따른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셋째 덕곡국가산단의 일반산단 변경 의혹, 넷째 행정력의 청포산단 입주방해 의혹, 다섯째 현대산업개발의 잇단 특혜의혹 등이다.

첫째 의혹과 관련, 신동아는 「거제시가 14년 11월 하청면 덕곡리 지역에 14만9881㎡ 규모 일반산단을 승인했는데, 이 산단예정지에 권 시장 소유 부동산 4필지 3604㎡(약1100평)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 뿐만 아니라 권 시장이 설립한 조선기자재 업체((주)진명) 소유 땅 총21필지 8만4116㎡(약2만5000평)도 산단예정지에 포함됐다. (주)진명 소유 부동산은 덕곡산단 예정지의 절반을 넘는 규모며, 권 시장이 이 회사의 지분 46%를 갖고 있고, 친동생과 처남의 지분까지 합치면 80%를 넘는다」고 신동아는 보도했다.

두 번째 의혹과 관련, 신동아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제14조)에서 공직자는 업무연관성이 있는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 해야 하며, 신탁을 위임받은 기관은 신탁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탁주신을 처분해야 한다. 권 시장은 2010년 시장에 취임한 직후 (주)진명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 했다. 규정대로라면 백지신탁 된 권 시장의 주식은 2010년 말까지 매각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권 시장의 진명 지분 46%는 그대로 있다. 처남과 동생의 주식도 그대로다. 덕곡산단 중심의 진명 소유 부동산은 2009년 1㎡당 2만4000원에 불과하던 공시지가가 2014년에는 15만8400원으로 치솟았다. 진명 소유 부동산의 (현재)가치는 200억~250억원대로 평가된다. 권 시장 소유 덕곡리 부동산도 2010년 1만1600이던 공시지가가 2014년에는 12만3200원으로 10배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세 번째 산단변경 의혹과 관련, 신동아는 「2012년 시예산 3억원을 들여 산단입지선정 용역을 실시한 결과 권 시장 소유 부동산이 있는 하청 덕곡만이 최적지로 선정됐다. 그런데 2013년 1월 권 시장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주민보상협의 마찰, 김천~거제간 철도역사 부지확보 등의 이유로 최적지로 평가된 덕곡이 아닌 조성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고 평가한 사곡만을 국가산단부지로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권 시장이 국가산단 예정지를 사곡으로 바꾸기 한 달 전인 2012년 12월24일 덕곡이 사실상 국가산단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H사가 권 시장과 진명 소유 땅 등을 개발하겠다며 거제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기수 의원은 ‘토지소유자 처지에서 보면 국가산단은 돈이 안 되지만, 일반산단은 땅 소유주가 거래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선호한다. 권 시장이 어느 순간 이런 사실을 알고 국가산단 예정지를 덕곡에서 사곡으로 바꾼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특히 투자의향서가 제출될 정도라면 그 전부터 오랫동안 지주와 협의하면서 개발준비를 했다고 봐야한다」는 요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네 번째 청포산단 입주방해 의혹과 관련, 신동아는 권 시장이 사곡국가산단과 덕곡 일반산단 추진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청포산단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근거로 보도했다. 신동아는 「신해중공업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입주기업 방해’ ‘권 시장 측근의 권 시장 소유 덕곡만 땅 매입권유’ ‘청포산단 사업권 300억 매도설 제시’ 등의 주장을 전하며 행정력에 의한 사업방해 의혹」을 제기했다.

다섯 번째 현대산업개발과 관련, 신동아는 「현대산업개발이 2005년~2008년 거제시 하수관거사업을 하면서 45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확인돼 시로부터 5개월 입찰제한 결정을 받았는데, 거제시는 2013년 현대의 지속적인 요청을 받아들여 입찰제한기간을 1개월로 줄여줬다. 현대측이 감사의 표시로 70억원 가량의 기부금을 내기로 거제시와 합의해 놓고도 아직까지 받지 않고 있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이런 기업을 사곡국가산단 시공사로 선정한 건 명백한 특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신동아의 이번 보도와 관련, 권 시장이나 거제시는 아직까지 공개적인 반응은 나타내지 않고 있다. 다만, 신동아 기사를 인용 보도한 거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권 시장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지만 신탁재산의 경우 매각이 안돼서 보유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이는 신탁법이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을 구분해 두지 않은 법상의 맹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려진 내용이고 검증이 끝난 사건들이라 특별히 해명할 이유가 없다. 악의적으로 보도한 사실에 대해 관련자 등을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며 “제시된 의혹들에 대해 (자신은)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며 매우 불쾌해 했다고 전했다.

한편, 설 연휴기간 내 거제타임즈가 지역내에선 유일하게 신동아 기사를 인용보도 하자 수십명의 네티즌이 댓글을 달며 권 시장의 재산증식 의혹을 질타하는 등 큰 반향을 보이고 있다. 거제타임즈 관련기사 조회수는 설 연휴가 낀 휴일이었음에도 23일 오후 현재 약80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12년 당시 차세대산단 최종입지로 확정된 하청 덕곡만 일원.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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