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저널 기사 내용 중 이미지 캡쳐.

권민호 시장과 관련된 의혹제기가 국내 유력월간지 ‘신동아’에 이어 유력 주간지 ‘시사저널’에 또 보도됐다. 신동아가 ‘거제시장의 불투명한 부동산·주식 논란’을 보도했다면, 시사저널은 ‘현대산업개발-거제시장의 수상한 거래’를 다뤘다. 두 건 모두 권민호 시장과 직접 연관된 사안들이다.

시사저널 1326호(3월17일~3월24일) 초반부 사회면 첫번째로 3페이지에 걸쳐 보도된 이 기사는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제한 5개월 소송 도중 1개월로 감경’ “70억원 뇌물주고 1조원 혜택 얻어” ‘현대산업개발·거제시 “특혜소지 없다”’라는 3가지 소제목을 달고 기사를 풀어갔다.

시사저널은 기사 서두에서 ‘최근 사곡산단 조성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을 두고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의 사곡산단 시공사 참여를 문제 삼았다. 거제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업체를 다시 대형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하는 건 사실상 특혜라는 주장이었다.

시사저널은 그 이유로 「김한겸 시장 시절인 2009년 9월11일 거제시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하수관정비사업 비리사건(허위서류 등을 작성해 44억7200만원의 공사대금을 빼돌린 사실)의 책임을 물어 입찰참가제한 5개월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린바 있다.

현산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5월6일 1심판결에서 현산이 승소했다. 그런데 그해 7월1일 권민호 시장이 부임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권 시장 취임 다음날 거제시가 항소를 제기했고, 2011년 11월30일 부산고법이 1심판결을 뒤집었다. 현산이 패소한 것. 최종심인 대법원 선고가 2012년 7월26일로 지정됐다가 현산 측의 선고기일 연기 신청으로 재판은 해를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4월15일 현산이 입찰참가제한 처분에 관한 재심의 및 경감처분 신청서를 거제시에 제출했다. 거제시는 계약심의위 심의를 거쳐 입찰참가 자격제한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줄였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산이 (재심의)신청과정에서 5개월간 입찰참가 자격제한을 받게 되면 손실액이 1조262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점과, 자문 및 심의과정에서 경감처분을 받을 경우 거제시를 위해 7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권 시장이 현산으로부터 부당한 청탁을 받고 거제시에 70억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으로 본다면 ‘제3자 뇌물공여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현산 입장에서 보면 ‘70억원의 뇌물을 주고 1조원의 혜택을 얻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현대산업개발의 원죄를 비교적 길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시사저널은 특히 이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정황, 문서내용, 자문위원회 발언 등을 근거로 현산의 입찰참가 자격제한 탕감은 거제시에 70억원 상당의 사회공헌 약속을 전제로 이뤄진 처분이었지만, 거제시가 현대산업개발의 지원약속을 뇌물공여죄를 의식해 지금까지 받지 않았고, 지원약속과 관련된 문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70억원 이외에 또 다른 제안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거제시의 반론도 실었다. 시사저널은 거제시가 지난 3월13일자 자사에 보낸 답변서에서 ‘현산이 재심의 신청서와 지역언론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공언한 사실은 있지만, 거제시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의사표시를 수락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현대산업개발로부터 70억원 상당의 공익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의향서 제출을 요구했거나 제출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는 점도 덧붙여 보도했다.

거제시의 이 같은 반론과 관련해 시사저널은 2013년 6월11일 통영거제환경련이 보낸 현대산업개발 관련 공개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거제시는)‘현산이 지원을 약속하는 의향서를 시에 제시함에 따라 나름 이행확인 장치로 공증을 받도록 하고 확인케 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고 거제시의 해명을 불신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입장과 관련, 시사저널은 ‘현산관계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70억원 지원은 회사가 약속한 부분이다. 거제시에서 어떤 식으로 지원해 달라고 제시하면 지원해 줄 것”이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사곡산단조성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현산측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특혜설을 부인했고, 거제시도 “적법한 공모절차에 따른 것으로 특혜 등이 개입될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결국 시사저널은 보도는 거제시가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참가 자격제한을 탕감(5개월에서 1개월)해 주면서 현산이 약1조원의 혜택을 얻었고, 현산은 그 대가로 약70억원 상당의 사회공헌사업을 거제시에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거제시도 제3자 뇌물공여죄를 의식해 자료공개도 안하고 받을 생각도 안하고 있다. 그런 현대산업개발이 이번엔 사업비가 1조2600억원에 달하는 사곡국가산단 시공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또다른 특혜의혹을 낳고 있다가 핵심이다.

시사저널이 보도한 ‘현대산업개발-거제시 수상한 거래’와 관련, 진성진 변호사는 지난 2013년 8월에 쓴 ‘현대산업개발은 거제시를 두 번 우롱했다’제하 칼럼을 통해 현산은 거제시에 제시한 사회공헌약속이 제3자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는 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짙다면서 ‘현대산업개발은 옥포 하수관거공사에서 거제시를 속여 공사대금 44억 여 원을 편취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기만적인 사회공헌약속이라는 미끼로 경감처분을 받아내 같은 건으로 거제시를 두 번이나 속인 셈이 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 시사저널 기사내용 도입부 제목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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