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만들려는 ‘거제시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거제시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 지원 조례안’ 등 2건의 자치법규를 두고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무상급식 폐지와 맞닿아 학부모 반발이 거세고, 후자는 지난해 시의회에서 부결된 후 사실상 이름만 바꿔 다시 낸 안건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 두 조례안을 포함해 모두 6건의 안건을 제176회 거제시의회 임시회(5월 19일~22일)안건으로 제출했다고 지난 12일 공고했다.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에 이어 지난달 2일 도의회를 통과한 ‘경상남도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와 내용과 성격이 거의 같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대상자 또는 가구 소득 등을 고려해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의 초·중·고 자녀를 대상으로 학력 향상이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 등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시는 애초 지난달 임시회(175회)에 이 조례안을 낼 작정이었는데, 무상급식 중단에 발끈한 지역 학부모 등이 잇달아 집회를 여는 등 조례안 제정을 격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발의(發議)를 보류했었다.

시 관계자는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현재 창원시를 뺀 나머지 지자체는 관련 조례안을 해당 의회에 제출했다”며 “경남도 조례가 통과된 후 이뤄지는 후속 행정 절차인데 이것까지 진행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앞서 시가 올해 당초예산을 편성하면서 예비비로 돌린 무상급식 관련 예산(30억3400만 원)과 경남도 지원금(15억7500만 원)을 더한 ‘46억900만 원’이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쓰인다.

하지만 의회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지역 여론이 부정적인 편인 데다 경남시군의장협의회가 지난달 말 모임에서 이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기로 뜻을 모으는 등 의원들의 정치적인 부담도 만만찮은 까닭에서다.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 지원 조례안도 논란거리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11월 시가 제출해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부결된 ‘거제시 범시민 의식개혁운동 지원 조례안’과 사실상 판박이다.

당시 총무사회위원회 심사 때는 이미 비슷한 성격의 시민사회단체가 많이 활동해 이른바 ‘옥상옥’이라는 지적에다 예산 지원, 실효성 논란 등이 겹치면서 표결 끝에 ‘가부동수(찬성 3, 반대 3)’로 부결돼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그러자 시는 조례안 이름을 ‘거제시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 지원 조례안’으로 바꾸고 내용을 일부 수정해 지난 3월 말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이 조례가 권민호 시장 공약사항 가운데 하나인 ‘기초질서 확립 범시민운동본부 설립’을 위한 근거가 되는 셈이라 제정 의지를 접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을 활성화해 선진 시민의식을 기르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조례안을 제안한 것”이라며 “기초질서, 친절, 나눔, 배려 등의 실천운동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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