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동해수욕장과 함목삼거리 중간지점에 위치한 해금강휴게소.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와 민원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휴게소(학동~함목삼거리 중간지점 구망화장실 매점) 운영권 전자입찰 결과 이곳에서 2010년부터 5년간 휴게소를 운영해 왔던 김 모 씨를 제치고, 새로 입찰에 참가한 A씨에게 운영권이 낙찰됐다.

운영권 전자입찰은 응찰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쓴 사람에게 운영권을 부여한다.공단측의 전자입찰은 약20년 전부터 매년 반복돼 온 일이지만, 운영권 입찰을 아는 사람이 한정돼 있던 터라, 지난 5년간 휴게소를 운영해 왔던 김씨도 대수롭지 않게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가 김씨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쓴 A씨에게 졸지에 밀리게 된 것.

이곳 휴게소는 크기가 68.59㎡로 비교적 조그마한 규모지만, 해금강 길목 도로변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고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어, 평상시에도 관광차량들이 많이 붐비는 알짜배기 매점으로 인식돼 있다. 특히 주변 상권과 동떨어져 있고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 운영자와 낙찰자 사이에는 일정액의 권리금까지 관행적으로 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졸지에 운영권을 빼앗긴(?)  전 운영권자 김모씨가 관행대로 새 낙찰자 A씨에게 이 권리금을 요구하자 A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권을 낙찰 받은 지난 2010년에 3000만원의 권리금을 전 운영권자에게 줬고, 이같은 권리금은 공단 측에서도 알고 있던 내용이라며 새로 운영권을 낙찰받은 A씨도 최소한 3000만원 이상의 권리금을 내놔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씨는 국립공단내 휴게소를 전자입찰을 통해 낙찰받았는데, 왜 법적인 근거도 없는 권리금을 줘야하느냐며 권리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다만 A씨는 전 운영권자의 처지를 감안, 1000만원 정도는 자립지원금조로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올1월1일자로 인수인계돼야 할 시설운영권은 김씨가 짐을 비우지 않으면서 무산됐고, 5월말 현재까지 영업이 중단돼 있는 상태다.

공단측은 “권리금은 법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돈이고, 권리금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짐을 비우지 않은 김씨를 상대로 지난 2월 명도소송(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낙찰 받고 대금을 지급한 후 6개월이 경과됐음에도 점유자가 자진해 집을 비워주지 않을 때 낙찰인이 관할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이다. 승소 판결을 받으면 강제로 점유자를 내보낼 수 있다)을 제기한 상태다.

전 운영권자 김모씨는 22일 뉴스앤거제와의 통화에서 “공단측이 권리금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합법적인 건물을 지어 준공했을 때 공단관계자가 휴게소를 찾아와 ‘이제는 권리금을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겠다’라는 말까지 했다. 그래놓고 이 제와서 ‘원론’만 되풀이할 뿐 중재조차 안한다는 건 이율배반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씨는 특히 "몇년 전에는 지금같은 건물없이 비닐을 덮은 천막을 치고 장사했다. 입찰을 받아 장사를 했지만, 공단감사가 있을 때마다 비닐을 걷어내고 장사를 중단해야 했다. 그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공단측과 수차례 협의하고 건의해 지금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관행화된 종전 권리금보다 더 많이 주지는 못할망정 줬던 권리금도 포기하라는 게 말이되느냐”며  “최근 일반상가의 권리금도 양성화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단측이 마치 없었던 권리금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자신을)매도하고 있다”고 극도로 분개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