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 자료사진.

무상급식 중단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거제시의회 여성의원 3명이 최근 ‘거제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개정안)’을 함께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거제시장이 학교급식 식품비를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취지다. 현행 조례 내용 중 시장은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3조 1항)’고 한 부분을 ‘지원하여야 한다’로 고쳤다. 지금의 ‘임의’ 규정을 ‘의무’ 조항으로 바꾼 셈이다.

개정안은 또 현재 조례 제1조 본문 중 ‘학교급식법 제8조 제4항’을 ‘학교급식법’으로 고쳤다.

최양희(비례대표) 박명옥(나선거구·이상 새정치연합) 송미량(다선거구·노동당) 시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쳤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이 기간 70여 건의 관련 의견이 접수됐는데, 개정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특히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거제시민본부’는 지난 9일 시의회에 조례 개정을 바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우리 아이들의 평등한 학교급식을 되찾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거제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 조례’를 개정해 학교급식 지원을 의무화할 것을 거제 학부모와 시민 1만205명의 간절한 뜻을 모아 청원한다”고 밝혔다.

의회는 앞서 입법예고 공고에서 “현행 급식경비 지원에 관한 사항이 임의적으로 규정돼 있어 재정 지원이 중단될 수 있는 등 불안정적인 재원 확보로 인해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제정 이유를 들었다.

또 “급식경비 지원에 관한 사항을 의무적으로 규정해 학교급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성장기 학생의 건전한 심신 발달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법제처 유권해석 부정적…조례 개정 미지수

개정안이 발의돼 입법예고를 거쳤지만, 시의회 통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제처가 조례 개정에 부정적인 유권해석을 내린 탓에 실제 안건 심의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까닭에서다.

시의회는 지난달 개정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법제처에 ‘「학교급식법」 제8조 제4항에서는 시장은 식품비 등 학교급식에 관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거제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 조례」에 거제시장이 의무적으로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그 여부를 물었다.

법제처는 같은 달 13일 회신에서 “‘거제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 조례’에 거제시장이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를 반드시 지원하도록 규정하려는 것은 「학교급식법」 제8조 제4항에 따라 거제시장에게 부여된 재량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내용으로 조례를 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법제처는 또 “조례의 재량 규정을 개정해 시장이 반드시 지원하도록 규정하려는 것이 법률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권한을 침해해 위법한 것은 아닌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개별 법령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한 판단 재량을 박탈하는 내용의 조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별 법령의 입법 취지에 반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법제처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조례로써 견제의 범위를 넘어 법률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권한을 침해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면서 “거제시장이 의무적으로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학교급식법」 제8조 제4항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 같은 위법성 논란을 피하고자 ‘지원하여야 한다’는 자구(字句)를 ‘지원한다’로 수정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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