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면도로변 갓길에 나란히 주차된 차량중 왼쪽은 불법주차, 오른쪽은 주차구역내 적법주차다. 교통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한 이면도로 갓길 주차단속은 지금방식의 획일적 기준보다 융통성 있는 운영의 묘가 절실하다.

거제시의 얄짤없는(봐줄수 없는) 주정차단속 행정에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 주차단속원이 늘고, 이면도로 주정차 단속도 강화하다보니 빚어진 현상이다. 특히 도심시가지 주차부지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단속일변도의 딱지가 남발되다 보니 차량운전자와 단속원과의 언쟁도 예사로 벌어진다.

거제시는 도심지역 불법주정차에 따른 교통흐름 방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교통용CCTV를 포함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을 도입한데 이어 수기주차단속원까지 늘려, 주도로 및 이면도로 불법주정차차량을 밤낮없이 단속하고 있다. CCTV나 주차단속원에개 불법주정차 차량이 단속되면 납기내 3만2000원, 납기후 4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CCTV단속은 시청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내내 이뤄지며, 수기주차단속은 낮에는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 밤에도 21시까지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공휴일 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주차단속원은 올들어 10명이 더 늘어 총31명이 고현 장평 옥포 등 동지역을 돌며 단속활동을 벌인다. 하루평균 적발건수는 CCTV 300건, 수기단속원 300건 등 평균 600건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현동에 사는 김모씨(48)는 “신현농협 앞 이면도로변 갓길에 잠시 주차한 뒤 은행업무를 보고 나왔는데 주차스티커가 발부돼 있었다”며 “주변 일대에 그어둔 주차선에는 이미 차량들이 다 차 달리 주차할 곳도 없었는데, 도대체 차를 어디에 세워두고 은행업무를 보란 말이냐”고 흥분했다.

또 다른 윤모(45.여)씨는 “주차단속원들이 정작 단속에 나서야 할 시내 주요도로변 병목구간은 운전자들과의 언쟁을 의식한 듯 단속을 피하고, 대신 이면도로 갓길에 운전자 없이 주차된 차량들을 단속대상 타킷으로 삼아 스티커를 남발하는 형국”이라며 “이면도로 단속은 상가주인들이 도로변 주차선을 내 집 앞이라는 이유로 각종 지장물로 점거한 채 다른 사람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게 더 이치에 맞는 일 아니냐”고 따졌다.

운동장 주변 갓길에 주차했다가 단속에 적발됐다는 서모(55)씨는 “운동장 주변 주차구역은 언제나 만원이다.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 어쩔수없이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게 갓길 빈 공간에 한 두 시간 주차했다고 얄짤없이 스티커를 끊어버리는 건, 퇴로 없이 막무가내로 사람을 쫓는 것과 다름없는 야속한 행정행위”라고 비난했다.

장평동에 사는 S모 통장은 "거제시내 도심지역의 주차난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거니와, 억지로 그어둔 주차면수 또한 절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주도로가 아닌 이면도로변은 교통흐름에 크게 악영향을 주지않는 선에서 단속예고 시간을 좀 더 길게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는 행정의 묘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거제시교통과 관계자는 “올 들어 주차단속원 숫자가 늘면서 수기단속건수가 다소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시민들의 불만도 덩달아 높아진 것 같다”며 “이면도로변은 차량흐름에 방해를 주는 곡각지점은 곧바로 단속스티커를 발부하지만, 곡각지점이 아닐 경우 단속예고를 한 뒤 스티커를 발부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차단속에 항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때는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는 항의도 자주 있어 우리도 고민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주차단속 민원이 느는 추세인 만큼 내부협의를 통해 단속업무의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 이면도로변 갓길 주차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속요원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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