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지 조성공사만 해 놓고 10년째 분양이 안돼 방치돼 있는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2005년 준공 후 10년째 분양이 안 돼 사실상 애물로 전락한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조성용지’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가 맡아 리조트로 개발하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연이은 매각 실패 끝에 내놓은 효과적인 처방이 될지 주목된다.

공사는 ‘2014년도 경영실적 보고서’에서 사업 다각화 노력의 하나로 해금강 관광 리조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심도에서부터 공곶이, 내도, 지세포, 해금강, 도장포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해양관광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목적에서다.

이 사업은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9-2번지 일원(22필지) 3만5995㎡를 오는 2018년까지 호텔을 포함한 관광 리조트로 만드는 내용이다. 땅의 용도지역은 ‘계획관리지역’으로 관광사업 또는 교육연구에 관한 시설을 지을 수 있다.

공사는 보고서에서 지역 내 관광호텔 공급 부족과 풍부한 잠재 수요, 이른바 랜드마크(Land Mark, 상징건물) 성격의 관광호텔 부재 등을 이 사업 추진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들었다. 거제시를 찾는 연간 관광객은 500만 명 수준인데 관광호텔은 아홉 군데(630실)에 불과하고, 내부(선주 등 조선소 관련 인력 등)와 외부(부산·창원 등 주변 인구 550만 명) 수요도 넉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업 분석에서는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2호(해금강)’, 유일한 집단 개발 가능 지역, 한려해상국립공원 시발점, 빼어난 자연경관과 인지도 등이 내부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약점으로는 관광객이 여름에 집중되는 계절성, 성수기·주말 차량 정체, 체류 관광객의 즐길 거리 부재가 지목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고품격 관광호텔을 지어 △국제적 전문 업체와 경영 협력관계를 맺고 △리조트 기능을 보강해 해양관광의 최종 목적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또 사업 준공과 함께 토지는 한데 묶어 매각한 뒤 영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전문 업체에 경영을 위탁해 위험 부담을 더는 전략도 세웠다.

리조트 건축 계획(안)을 보면 대지면적 1만900평, 건축면적 3034평, 총면적 1만5746평으로 지하 3층(7410평), 지상 10층(8336평) 규모다. 메인 호텔(342실)을 비롯해 컨벤션(4실), 지중해식 호텔(44실), 스파(1실)로 이뤄진다.

공사는 올해 2월 리조트 사업 기본계획을 세워 거제시 등 관계 기관에 내용을 보고하고 해금강 시설지구 현물출자 문제를 시 담당 부서와 협의해왔다. 앞으로 현물출자 승인 절차 등을 거쳐 투자자 측과 협약을 체결한 뒤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착공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해금강 휴양시설지구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현재 이 토지를 사려는 업체 등 뚜렷한 매수자가 없는 상태라 매각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매각과 현물 출자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고려해 거제시에 가장 유리한 쪽으로 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땅의 가치는 지난 2013년 말 감정평가 때 161억 원 수준으로 나왔었는데, 그 사이 휴양시설지구 주변 공시지가가 제법 올라 현물 출자 시점에 감정평가를 다시 하면 값어치가 이전보다 더 뛸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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