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빠질 수 밖에 없어 보였다. 학부모들의 거듭된 릴레이 시위와 시의회 방문, 야권 시의원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원상회복의 첫 단추라 할만한 관련 예산 처리가 시의회에서 다른 방향으로 귀결되서다. 지난 4월부터 ‘무상급식 원상회복 거제시민본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양식 씨를 만났다. 이 위원장 역시 허탈한 모습인 반면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각오를 재차 다지고 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교육연대를 주축으로 경남운동본부와 연계한 거제시민본부를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3월부터는 학교별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4월엔 학부모들을 주축으로 공동대표단도 발족됐죠. 중학교를 포함해 거제 39개 학교 학부모들이 참여중입니다.”

구심체를 꾸리고 시청과 각 학교별 시위, 거제시장과 시의원 면담 등으로 학부모들과 이 위원장의 하루 하루가 숨가빴다. 행정과 의회에서도 학부모들의 입장을 외면하진 않았었다. 대화에 응했고 원만한 결정을 암시했었던 게 사실이었다.

“시의회의 금번 예산 처리는.. 저희들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양희 의원 등이 발의한 학교급식 관련 조례 수정안 심사는 보류됐고, 송미량 의원이 분투한 서민자녀교육지원 예산안 처리도 졸속으로 흐르고 말았던 탓입니다.”

서민자녀교육지원 예산 중 거제시 예산을 삭감해 향후 아이들의 무상급식 재원으로 준비하려던 시도가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다수 의원들이 ‘홍준표 지사의 거수기’란 비난이 나왔던 배경이다.

이 위원장은 예상보다 더욱 악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졸속 정책으로 평가받는 서민자녀교육지원에 앞서 무상급식 문제 해결을 그리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짜맞춘 듯 홍 지사 의도대로 정리됐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부분은 작년과 동일하게 초등학교 전체와 면 지역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 대한 무상급식이 될 수 있도록 회복시켜달라는 것이었죠. 그 첫 단추로 관련 예산 일부를 미리 마련해 놓자는 것인데.. 의회에서 좌초됐으니 말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도의회 연찬회 파행에 대해서도 항변을 이어갔다. 시의회에서 예산 처리가 막힌 실정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도의원들이 거제에서 연찬회를 열었으니 학부모들의 시위 움직임이 옮겨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도의원들이 행사를 중단하고 돌아가버린 뒤, 유람선사에서 학부모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해 공분이 유발된 것. 학부모들이 승선을 막은 것도 아니므로 도의회에 배상 청구를 우선 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학생들의 방학 시즌에 앞서 촛불 문화제도 구상하고 있다.

“학부모님들의 집회, 경찰병력 동원 등등 지금까지 적잖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경남도와 도의회, 도교육청의 전향적 조율과 협의체 구성이 절실합니다. 시민본부는 홍 지사 주민소환절차를 신중히 검토할 계획입니다. 혹서기를 지나 전열을 재정비하겠습니다.”    <새거제신문 전의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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