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중 땅이라고 매매계약까지 하고도 주인모르는 땅이라 사정토지로 둔갑시켜 분양절차를 취한 양정동 산 117번지(푸른색 네모)

불법 하도급과 토석 무단반출 등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양정·문동지구 현대아이파크 2차 아파트 건립 시행사가 이번엔 사업부지 내 문중 땅 매입을 위해 문중대표 2명과 매도계약까지 맺어 놓고도 문중 땅의 복잡한 등기이전 절차를 피하기 위해 이 땅을 주인이 없는 ‘사정토지’로 둔갑시켜 아파트 분양허가를 받아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거제타임즈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혹제기를 통해 시행사가 정상적인 허가서류가 아닌 허위서류를 만들어 거제시에 분양신청을 해 공급승인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사업부지 내 땅 일부가 등기부상 결함이 있기는 하나, 주인을 명백하게 확인하고도 조기착공과 금융대출을 위해 이 땅을 사정토지(실제 소유주를 찾기 어려운 땅)로 만든 것은 교묘하게 행정당국을 속인 행위라는 것.

아파트 분양공급 승인을 위해서는 원칙적으로는 부지내 토지 100%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주택보증으로 부터 보증을 받아 지자체장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소유를 확인하기 어려운 땅 등에 대해서는 공탁이나 매도청구 등의 절차를 거치면 된다. 시행사 P산업은 이 규정을 이용하기 위해 이미 땅 주인을 찾아내 계약 후 돈을 지불하고도 주인을 찾는 엉터리 신문공고(15년 1월5일 및 1월19일 2차례 2개 신문에 공고)를 하고 행정과 사법기관을 기만했다는 것이 의혹의 주 골자.

이 신문은 이 같은 근거로 시행사 P사업(주)는 사정토지로 둔갑시킨 이 문중 땅을 관련법류에 따라 중앙 일간신문에 두 차례의 공고를 내기 전 이미 토지소유주를 찾아 문동대표 2명과 부동산매매계약을 완료한 상태였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간신문 공고 후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자 법원에 공탁금을 걸어(2015년 3월12일) 분양공급 자격을 얻은 시점과, 사전에 소유주를 확인해 이들과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2014년 11월17일)한 날짜가 약4개월 정도 차이나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 '사정토지'로 공고를 내기 이미 4달 전에 이뤄진 매매계약서와 금전 공탁서.

매매계약서상 부동산 매도자는 문중대표 이모(65. 사등면)씨와 또 다른 이모(58.고현동)씨고, 매수자는 P산업(주) 공동대표 2명이다. 특이한 점은 토지가 원만히 매수자에게 이전됐을 경우 이 계약서를 파기하고 공탁금(14,006,000원)을 제외한 계약금액 일체를 묘지이장비로 지급됐음을 확인하는 매수인의 확인서를 매도인에게 발급한다고 정해 매수인과 매도인간의 이상한 거래내용이 발견돼기도 한다

이 부동산계약서 대로라면 현대아이파크 2차 아파트 사업자인 P산업이 문제의 부지에 대한 실 소유자를 이미 찾아내 벌써부터 서로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사업자는 정확한 소유권 관계를 정리한 후 사업추진을 하는것이 정도지만 이를 어긴 것. 여기에다 부동산매매계약서 특약 사항에 "본 계약 토지는 경주이씨 문중 소유 토지로 이 모씨 등 매도자 2명을 문중 대표의 자격으로 본 계약을 체결한다"고 뚜렷이 명시돼 있다.

또 "계약 토지의 잔금은 매수인(P산업)이 사업계획 승인 후 주택법 제 18조의 3에 의거, 감정평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원에 공탁 후 상계해 지급하며, 감정평가액(공탁금)이 잔금을 초과 할 경우 초과된 금액은 매수인이 부담한다"라고 돼 있다. 게다가 "계약 토지상의 묘지는 2015년 1월30일까지 이장을 완료 하기로 한다"는 등의 6개 문항으로 된 특약 사항까지 꼼꼼히 준비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 있다.

땅 소유주와 정확히 협의해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같은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P산업은 아파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인 '공급승인'을 빨리 받아내기 위해 명백하게 주인이 있는 토지를 주인 없는 '사정토지'로 만들어 이를 교묘하게 활용했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신문의 보도내용 핵심이다.

현재 이 땅은 당초 시행사와 매매계약을 맺은 문중대표 2명과 또 다른 문중 사람들과의 내부갈등으로 소유권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지 소유권 문제로 소송이 제기되거나 상속문제가 불거질 경우 취득까지의 시일이 장기간 걸린다는 걸 안 시행사가 분양시기와 금융대출을 위해 매매계약 사실을 숨기고 법원에 변제공탁을 한 후 거제시에 관련서류를 제출한 셈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시행사가 인허가권자인 거제시와 사법기관인 법원까지 속인 행위로 간주된다. 더 나아가 엉터리 서류로 인허가를 받아 분양에 나섰기에 사기분양이나 다름 없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관련 규정에 따라 정상적인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엄연히 이를 어기고 버젓이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향후 현대아이파크 2차 아파크를 분양 받았거나 분양예정자들로부터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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