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는 진보진영 두 주자. 왼쪽부터 민노당 이세종, 진보신당 김한주.

시장선거 진보진영 야권후보단일화 작업이 촉박한 시간임에도 하 세월이다. 이제는 핑퐁식 설전 주고받기로 서로간 명분 쌓기에 돌입한 느낌마저 든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역대 선거전이 말해 주고 지금의 각종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거제에서 야권단일화 없이는 진보진영의 선거패배는 불보듯 한 상황이다. 단일화가 돼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하물며 각자 출마해 당선을 꿈꾼다는 건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런데도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는 진척이 없다. 각자 출마해도 당선된다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고서는 결코 이렇게 미적거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단일화를 통해 모든 시너지를 결집해도 당선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는 척박한 정치환경 속에서 도대체 진보진영 후보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야권의 지리멸렬, 이로인한 특정정당의 독주에 많은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특정정당의 독주보다 야권의 지리멸렬에 더 큰 자괴감을 느낀다는 걸 진보진영 후보들은 자각해야 한다.

야권단일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내가 이긴다'는 자세보다 '내가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처음부터 단일화를 포기하는 게 더 낫다. 본인에게 손해되는 일은 한치의 양보도 안 하면서 상대에게만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말을 전후해 민노당 이세종 예비후보와 진보신당 김한주 예비후보가 각각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세종 예비후보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후보자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고 했고, 김한주 예비후보는 단일화 하자면서 단일후보 확정을 계속 홍보하는 건 순서가 뒤바뀐 처사라며 이에대한 시정부터 하고 난 뒤 만나자고 했다.

▲ 단일화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민노당 이세종 후보 야권단일후보 확정 홍보문구.

단일화협상을 꼬이게 만든 건 결국 민노당의 '야권단일후보 확정'이라는 홍보 문구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23일 거제지역 야4당대표자가 만나 합의한 대로 이행하고, 실무협상을 병행해 후보자간 최종담판으로 단일화 방식을 합의하면 된다.

거제지역 야4당대표자들의 합의내용의 핵심은 야권단일후보 확정이라는 홍보문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었다. 따라서 야권단일화 협상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민노당 이세종 후보가 선거사무소 현수막에 적시한 '확정 야권단일후보'라는 간판부터 바꿔야 한다. 그리고 실무협상을 병행한 뒤 경선방식 등을 빨리 결정짓고 두 후보자가 직접 만나 합의서에 서명하면 될 일이다.

양대조선 근로자 및 그 가족이 거제시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진영 두 후보자간 단일화 합의는 많은 시민들의 소망이기도 하다. 절대다수 그들의 바램이 "진보진영도 이기는 선거 한번 해 보자"라는 것임을 두 후보는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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