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 국회의원이 6일 거제당협사무실에서 한겨레신문 보도와 관련한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6일자 한겨레신문 돈 공천 의혹조사 보도와 관련, 윤영 국회의원은 6일 오후 5시 고현동 소재 거제당협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 후보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의원의 이같은 선언적 해명과 달리 녹취록 존재여부와 경찰간부와의 면담과정 등은 납득할 만한 설명이 되지 못해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KBS, KNN 등 지방방송국과 지방일간지 주재기자, 지역신문 기자 등 20여명이 몰려 한겨레 보도 파장 여파를 실감케 했다. 또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윤 의원의 해명에 대해 '납득이 잘 안 된다'며 의혹부분을 집요하게 물었고, 일부 기자들은 옹호성 질문을 유도하는 등 이번 논란을 보는 시각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음을 반증했다.

윤 의원은 회견문 낭독을 통해 "한겨레신문 보도내용과 관련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은)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회견문 말미에는 "이번 공천과 관련해 예비후보자로부터 단돈 1원이라도 받았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거제시민에게 사죄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도 밝혔다.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건과 관련, 윤 의원은 "지난 3월21일 개인비용으로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해 광역의원 제1선거구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예비후보들에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면담과정에서 모 예비후보가 '공천자를 확정해 놓고 형식적인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등 불공정 공천을 하고 있다'며 공정한 공천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서를 직접 가지고 와서 면담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은)최대한 공정한 공천을 위해 개인비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불공정한 공천을 주장하기에 몹시 화를 내며 문건을 찢고 집어던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이 일 후 3월31일 개인비용으로 다시 여론조사를 해 보니 뚜렷한 지지율 격차가 없어 여론조사 경선을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고, 경남도당 공심위도 여론조사 경선을 확정했다"고 일련의 과정을 재구성해 설명했다.

경찰간부와의 녹취록 내용 협의와 관련해서는 "경찰관계자는 지역 선후배 사이로 지금도 수시로 사무실을 드나드는 막연한 사이"라며 "세상의 어느 정치인이 돈을 받았다는 문건을 경찰에게 보여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돈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사전에 돈을 받았다면 여론조사 경선을 부쳤겠느냐"며 "여론조사 경선은 후보를 거제시민에게 공천권을 주는 것으로, 돈 공천 운운하는 것은 거제시민을 모욕하고 능멸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리고는 "이번 일은 자신과 한나라당, 경선으로 공천받은 예비후보를 흠집 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불순한 세력들의 음모"라고 규정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쟁점이 된 요지는 녹취록의 존재 여부와 경찰간부와의 내실면담 여부였다.

녹취록 존재여부와 관련해 윤 의원의 해명을 종합하면 "도의원 예비후보자들과의 통상적인 면담과정에서 모 후보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적은 문건을 내밀며 불공정 경선을 주장했다. (자신이)대충 훑어보니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어 즉석에서 찢어 던져 버렸다. 당시 모 후보가 내민 문건은, 자세히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화 녹취록이 아닌 항간의 소문을 적은 내용으로 기억한다. 녹취록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져다 달라"는 요지였다. 말하자면 녹취록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경찰간부와의 녹취록 문건 논의와 관련해서는 "경찰간부와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해당 경찰간부는 지역 선후배사이로 가끔씩 사무실을 들리는 막연한 사이다. 이날도 우연찮게 사무실에 들렸다가, (자신이)화가 나 던져 버린 문건을 주워 대충 읽어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사무실내에 사람들이 많이 있어, 내실에서 따로 만나 논의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한겨레신문에서 보도한 '윤 의원 요청으로 사무실에 갔고, A4용지 몇장 분량의 녹취록을 봤으며, 녹취록에는 돈을 요구하고 받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러나 기자들의 집요한(?) 후속질문에도 윤 의원은 '우연한 방문과 우연한 문건 주워보기'로 일관했다.

한겨레신문 보도가 윤 의원의 주장과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정정요구나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한겨레신문 보도는 (자신의)반박 해명을 상세히 기술한 중립적 기사였고, 경찰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 조사결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모 기자는 윤 의원의 해명에 대해 "돈 거래사실도, 녹취록 존재여부도, 경찰면담 여부도 모두 부정했지만, 설명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상식적인 납득이 잘 안 되는 해명"이라며 "결국 해명은 했으나 납득이 가지 않는 기자회견"이라고 촌평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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