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상거동 마을회관에서 열린 임시동회.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대한 주민의견을 논하는 이날 동회에서 주민들은 풍력단지 조성 재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2년 전 민원을 이유로 잠정 보류됐던 거제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은근슬쩍 재추진되고 있다. 재추진 소식을 접한 사업지 인근 삼거동·아주동 주민들은 자체 의견수렴을 거쳐 거제시를 항의방문하고, 사업이 강행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거제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과 직·간접 이해가 맞닿아 있는 삼거동 삼거마을(통장 옥대석) 주민들은 14일 마을회관에서 임시동회를 열고 ‘최근 거제시가 풍력발전단지 예정지 인근 3개면동(상문·아주·일운)에 공문을 보내 주민의견수렴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삼거동 주민들은 이같은 풍력단지 조성사업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모았다.

주민들은 특히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분명한 반대의견을 드러내는 차원에서 주민대표들이 거제시청 담당부서를 찾아 항의키로 하고, 16일에는 옥대석 이장 외 4인, 17일 이 모씨 외 5인, 18일 윤 모씨 외 7인이 각기 거제시 도시개발과를 찾아 풍력발전단지 재추진에 강력히 항의하는 뜻을 전달했다.

풍력단지 반대여론은 삼거동 뿐만 아니라 아주동 주민들도 상당수가 반대하는 기류다. 아주동발전협의회와 아파트연합회 등이 지난 19일 열린 주민센터 부지선정 회의에서 동장을 상대로 풍력단지 조성을 반대한다는 뜻으 전해달라고 촉구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밖에도 옥녀봉 자락에 위치한 대우초, 거제중·고 학부모나 학교관계자들도 학생들의 건강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거제시관계자는 “약 2년간 보류돼 왔던 이 사업을 시행사인 거제풍력(주)가 ‘민원해결’을 이유로 지난 4월3일 거제시에 재추진하겠다는 문서를 접수시켜, 사업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및 추진능력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3개면동에 보낸 민원확인 공문(6월10일까지)은 시행사가 ‘민원이 해결됐다’는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차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사업과 관련된 민원은 주민반대 여론과 함께 시행사 내부의 주식문제도 함께 도마에 올라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시행사의 일방적인 ‘민원해결’ 주장은 신뢰성이 낮아 이를 세세히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전체 사업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는데 거제풍력(주)의 등기부상 자본금이 1억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사업비 조달 여부도 세세히 따져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확인 작업이 이뤄지면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개발행위 허가 여부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제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옥녀봉 능선을 따라 2㎿ 발전기 18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2013년 5월 처음 사업계획이 공개됐다. 당시 환경훼손과 건강권 침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와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그동안 보류돼 왔었다. 
 

▲ 거제시가 상문·아주동, 일운면사무소에 보낸 주민의견 수렴 공문. 주민의견을 수렴해 6월10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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