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타운 조성사업의 ‘터 닦기’ 공사를 할 민간사업자를 뽑는 공개모집(공모) 절차가 또 물거품이 됐다.
사업계획서 평가 결과 거제시가 정한 자격에 알맞은 업체가 없어서다. 사업자 선정에 실패한 건 지난 2월 말 공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거제시는 “행정타운 조성사업 부지 정지(整地)공사를 수행할 민간사업자 (재)공모 결과 공모지침서 제27조에 의거 적격 민간사업자 없음”이라고 지난 24일 공고했다. 이 공사를 맡을 만한 업체가 없다고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20일 공모 접수를 마감했을 때는 2개 컨소시엄(consortium·건설 공사 따위의 수주에서 여러 기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 또는 그런 모임)이 사업을 신청했다. 앞서 2월 공모에는 2개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나, 나란히 신청 자격 미달로 불발됐었다.

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2개 컨소시엄 중 하나는 자격 미달로 사업계획서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남은 1개 컨소시엄만 평가를 진행했다”며 “지난 19일 사업계획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의했는데, 그 결과 750점 밑으로 나와 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공모 지침서 27조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내용이 규정돼 있다. 마지막 4항을 보면 ‘거제시장은 사업신청자의 경합이 없는 경우라도 사업계획서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 (중략) 사업계획서는 750점 이상을 득점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말하자면 이번 공모는 애초 2개 컨소시엄이 응모했으나, 하나가 중도 탈락해 경쟁이 없는 상황에 해당한다. 이럴 땐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기준에 맞으면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750점 이상 득점)에 못 미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계획서는 △민간사업자 적합성(200점+α) △개발 계획(600점) △가격 제안(200점)으로 나눠 평가하며 총점은 1000점(+인센티브 50점)이다. 인센티브 점수는 거제 지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그 참여 비율(석산 업체 20% 이상 50점 등)에 따라 받는다.

시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추진한 민간사업자 공모가 연거푸 무산되는 등 사업이 근 5개월째 제자리걸음 하자 일부에선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재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행정타운 조성사업 부지 정지공사는 거제시 옥포동 산 177-3번지 일원에 경찰서와 소방서 등을 옮겨 지을 터(9만6994㎡)를 닦는 공사다. 발파 작업 등으로 산을 깎아내 땅을 반반하고 고르게 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나온 골재를 팔아 사업비를 대는 석산 개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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