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에서 한국감정원과 연대해 관내 2900개의 표준지 가격을 결정하면 거제시가 표준지 지가를 근거로 전체 17만5000필지에 대한 개별공시가격을 정해 매년 5월31일 공시한다.

이렇게 결정된 공시지가는 지난 13년 전년대비 18.67% 올랐고, 14년 12.07%, 15년 11.98%에 이어, 올해는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9.77%나 상승했다. 2013년부터 16년까지 불과 4년새 당초가액의 절반이 넘는 평균 52%나 오른 셈이다.

문제는 이같이 폭등한 개별공시지가로 인해 시민들의 세금부담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지역의료보험료의 경우 소득 외에 재산, 연령, 성별 등을 감안해 산출하는데, 기준이 되는 재산 중 부동산의 경우 개별공시지가를 토대로 하게 된다. 공시지가가 꾸준히 오르다 보니 의료보험이나 지방세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

특히 상속세(상속재산-공제-면제대상=상속금액)가 적게는 수천, 많게는 상속재산의 50%까지 급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65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소득인정액=월소득평가액+재산의 월소득환산액’으로 결정)이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재산가치 상승으로 제외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공시지가 상승에 대한 불만도 부쩍 많아졌다. 거제시가 지난 5월말 올해 1월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를 공시하고 6월 한 달간 이의신청을 접수한 결과 177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지난해 접수된 이의신청 56건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개별공시지가 공시에 앞서 지난 4월 접수한 사전 의견제출 건도 20여건(15년 99건)에 이른다. 이의신청이나 의견제출 건 중 일부는 토지보상비 등을 노린 상향요구도 있지만 세금상승 등을 우려한 하향요구들이 대부분이다.

상문동에 사는 김모(76·여) 씨는 “개발예정지 내 보상대상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가 오르면 좋겠지만,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토지에 채소 등을 소량으로 경작하는 사람들에겐 공시지가 상승은 세금폭탄이나 마찬가지”라며 “경기침체로 땅값이 되레 떨어지고 있는데도 공시지가가 두 자리 수로 상승하는 게 정상적인 행정행위냐”고 따졌다.

상문동에 사는 윤모(42)씨는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책임을 시민들에게 부담시키며 무리하게 맞추려고 해서야 되겠느냐”며 “조선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해마다 공시지가를 큰 폭으로 올려 세금부담만 키우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개탄했다.

▲ 전국 공시지가 변동율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