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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기행-108]겨울바다 정취에 감칠맛 나는 석화 ‘거제도 굴’

 

   
 

거제도를 겨울에 처음 찾는 이들은 몇가지 의외의 사실에 새삼 놀란다. 그 하나는 부산에서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이 마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 어디 틀어박힌 이름 없는 낙도와도 같다는 점이다.

그것도 2010년, 거가대교가 개통된 이후 김해국제공항이 있는 부산과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인데도 말이다.

거가대교를 빠져나온 여행객들을 맞는 거제도의 첫 모습을 보자.포구 갯벌에 얹어진 고만고만한 동력선들. 겨울바람에 정신없이 펄럭이는 간이 횟집의 비닐포장. 털털거리며 포구를 지나 마을산길로 접어드는 경운기. 초라하기 그지없는 차도선 접안장을 벗어나 마을로 접어들어도 그런 분위기는 매한가지다.

거제시 거제면 법동리 산달도 접안장 바로 언덕너머에 있는 내간마을. 추수가 끝나 허허롭기 그지없는 전답너머 50여 채의 민가가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전체적인 풍경이 고즈넉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마을에서 고개하나 넘어가면 펼쳐지는 갯벌이다.

   
 

 

   
 

갯벌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개흙위로 봉긋봉긋 솟은 갯바위마다 굴뽕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러나 굴이 그처럼 지천으로 널린 굴 밭에 정작 굴을 쪼는 사람은 겨울바람을 가리기 위해 촌스런 보자기를 머리에 뒤집어 쓴 할머니 몇사람 뿐이다.

작은 칼로 굴쪼기에 여념이 없는 한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예전보다 굴이 적게나와. 그래도 갯벌에 굴은 많은데 쪼는 사람은 별로 없어.” 퉁명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거제사람들은 굴을 주로 구이로 먹는다. 예전에 굴을 캐던 사람들이 모락불을 피우고 구어 먹던 것이 세월이 흘러 자연스럽게 상품화 됐다고 한다. 내간리 해안가에 굴구이를 내는 집이 모여 있다. 굴구이를 주문하면 맛보기로 생굴이 나오고 곧이어 굴튀김과 굴무침이 가득 담긴 접시도 놓여진다. 고추, 파와 함께 바삭바삭 튀긴 굴튀김은 일식집에서 맛보던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을 낸다.

   
 

 

   
 

매콤한 맛이 이마와 콧등에 송글송글 땀을 맺히게 한다. 각종 야채와 함께 버무려진 굴 무침도 매우면서도 새콤한 맛으로 젓가락을 바쁘게 만든다.

굴무침과 굴튀김을 다 먹을 때면 커다란 철판 하나가 불 위에 올려진다. 뚜껑을 열어보면 껍질을 까지 않은 생굴이 가득 담겨 있다. 가장자리에 검은 테두리가 선명한데 이는 굴이 싱싱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거제 굴구이는 구우면서 동시에 찌는 방식. 다 먹기까지는 10분 정도 걸리는데 장갑을 끼고 껍질을 까서 먹는다.

굴 껍질을 까보면 육즙이 가득한데 칼로 굴을 살짝 드러내면 탱글탱글한 굴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특유의 진한 굴 향도, 후각을 강하게 자극한다. 초장에 살짝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짭쪼롬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굴 자체가 간이 되어 있어 양념을 찍지 않고 먹어도 맛있다.

   
 

 

   
 

거제의 굴 구이집 대부분은 굴구이, 굴죽, 굴국밥 등 다양한 굴요리를 파는데 굴구이 세트를 시키면 굴구이와 굴튀김을 비롯해 다양한 굴요리를 코스로 먹을 수 있다.

굴과 함께 배가 든든해 졌다면 거제도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칠백리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비경이 펼쳐진다.

거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꼽으라면 아마도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일 것이다.

해금강 가는 갈곳리 도로 오른편에, 신선대가, 왼편에 바람의 언덕이 각각 자리한다. 신선대는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정도로 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파도가 쉴 새 없이 실려와 괴암괴석에 부딪쳐 부서지는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바람의 언덕은 갈곳리 도장포마을 북쪽해안에 있는 언덕으로 사시사철 바람이 분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이 붙었다. 바다와 풍차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이다.

 

신선대 입구에 자리한 해금강테마박물관(공동대표 유천업``경영자055-632-0670)은 가족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1950~19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다이얼식 공중전화, 대폿집풍경을 재현한 전시장, 난로위에 놓인 알루미늄도시락, 그때 그 시절을 구경하다 놀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손 영민/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 여행저자`칼럼니스트>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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