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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투사로 만드는 MB정부[데스크 눈]신기방 /편집국장

3일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을 맞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7~8명이 이 정부의 100일 성적표에 낙제점을 주고있다. 유가·물가 폭등에다 영어 몰입교육, 공교육 파괴, 의료보험·상수도사업 민영화 추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 한반도 대운하 추진 등 ‘소통없는 100일 독주'에 국민들이 진저리를 치고 있다. '고소영·강부자' 내각의 국민 염장 지르기는 제쳐 두고서라도 말이다.

결코 죽지 않았던 멀쩡한 경제를 굳이 ‘살리겠다'고 할 때부터 ‘참 이상한 구호'라고 여겼던 터라, 필자는 처음부터 이 정권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 있는' 국민을, ‘광우병(죽음) 공포'로 몰아가는 데서는 분노를 넘어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미국산 소고기 굴욕협상 후폭풍에 온 나라가 난리다. 지난달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강행에 국민 분노는 폭발했다. 촛불 하나 하나가 광장을 메웠고, 광장의 촛불이 다시 거리로 쏟아졌다. 거리의 촛불은 이제 정권퇴진 구호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다급한 정부는 진압봉과 방패, 물 대포, 급기야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하며 강경진압에 나섰다. 어제는 군화발로 여학생의 머리를 짓이기는 장면도 있었다. 얼마안가 20여년 전의 최루가스가 온 나라를 뒤덮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분노한 민심이 수그러질 리 만무하지만….

국민적 저항이 갈수록 격화되자 정부는 3일로 예정됐던 장관고시 관보 게재를 일단 유보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버시바우 미국대사의 발언(쇠고기 재협상 필요성 못 느껴) 등으로 미뤄, 사실상 여론무마용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꾸 든다.

이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이 고착화 될 경우, 종전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에서 소의 월령에 관계없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외한 모든 부위(뼈 내장 등)가 수입된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정부가 마음대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 다우너 소가 넘쳐나는 미국 도축장의 현실로 볼 때 사실상의 검역주권 포기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10월 등뼈 발견으로 검역중단 조치가 내려지기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총 1만5,000톤 가량. 이 중 5,300톤이 부산·용인 등의 보세창고에 보관돼 있다.

미뤄 놓고 있는 장관고시 관보게재가 시작되면 당장 이 고기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대형마트에서 이 고기를 내놓고 팔기란 만무하다. 내 놔도 지금 분위기에선 팔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고기는 어디로 갈까. 유통업계에선 이 물량의 90% 이상이 일반 식당과 정육점, 가공업체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어느 고깃집을 가도, 어느 정육점을 가도, 미국산 쇠고기가 아닌 한우만 취급한다고 우긴다는 점이다. 우긴들 식탁에 오른 고기덩어리가 한우인지 미국산인지 호주산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당장 지난해 수입돼 시중에 유통됐던 1만톤의 미국산 쇠고기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필자역시 여지 껏 미국산 쇠고기는 구경도 못했다(?)고 믿고 있는데….

국민들이 미국산 소를 왜 두려워 할까. 미국 축산업자들은 소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 늙고 병든 소나, 소 도축과정에서 남은 부산물을 갈아 동족의 사료로 쓴다. 사실상 초식동물을 육식동물로 만드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정상 단백질이 변형돼(프리온) 광우병이 발생한다. 동족을 먹는 식인종도 광우병과 비슷한 증상이 종종 있었다.

광우병의 잠복기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세대를 넘긴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청소년들이 먼저 흥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광우병 청정국가였던 대한민국이 왜 이런 재앙을 맞아야 하는가. 생각하면 할수록 분통이 터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갔다 온 뒤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싫으면 안 사 먹으면 그만"이라고 했었다. 중국을 다녀온 엊그제는 격화된 촛불시위를 두고 “저 많은 초를 사 준 배후가 있을 것이니 조사해 보라"고 했단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이 정부는 평범한 백성이 투사가 되기를 원하는 모양이다. 아니 그렇게 몰아 가고 있다.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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