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돈 공천 논란을 성토하는 시장후보 3인(왼쪽부터 무소속 유승화 후보,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 민노당 이세종 후보)

"한나라당은 돈 공천 의혹 해소하고, 10억 공천헌금설 사죄하며, '자진' 운운한 협박정치 중단하라"
민노당 이세종 후보와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 무소속 유승화 후보는 28일 오후 2시 시청 브리핑 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돈 공천설 의혹에 따른 한나라당 권민호 시장후보의 해명과 사죄를 촉구했다.

이날 공동성명은 후보 3인이 골고루 나눠 읽었으며, 답변도 번갈아 가며 대답했다. 다만, 법리적인 질문 등에 대해서는 변호사 신분인 김한주 후보가 주로 대답했다.

시장후보 3인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돈 공천 의혹에 대한 1차책임은 한나라당 권민호 시장후보 및 도의원 후보에게 있다"며 "이번 사건이 시민들의 정치혐오를 불러오고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는 의혹해소와 사죄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한겨레신문 돈공천 수사확대 보도에서 나타난 권민호 후보 등의 계좌압수수색에 대해 검찰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앞으로의 수사계획은 어떠한지에 대해 선거일전까지 소상히 밝혀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는 10억공천헌금설에 대한 한겨레신문 기사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시민에게 사죄할 것"도 촉구했다.

이와함께 권민호 후보가 요구한 소위 '공동각서'에 대해서는 "후보뿐만 아니라 시민에대한 협박에 다름 아니다. 권 후보는 '자진' 운운하는 협박정치를 당장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평정심을 되찾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권 후보측의 공동각서 서명요구는 법률적 무지에서 나온 협박이라고 일축했고, 돈공천 의혹에 대해서도 객관적 정황상 충분히 믿을 만한 합리적 사유들이 있기 때문에 해명과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체성이 다른 세 후보의 공동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번 사안은 정당이나 개인의 이해관계가 아닌 객관적 사실에 대한 해명요구라며 일각의 각본설 등을 일축했다.

한편, 시장후보 3인의 기자회견 직후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측 관계자는  "검찰관계자와 접촉한 결과 수색물품 등에서 별다른 정황증거를 찾지 못해 조만간 내사종결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다"며 "빠르면 선거일 직전 검찰의 수사종결 발표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다.
-이태재 후보가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을 제안했는가.
"동참 제안을 했으나 참석을 거부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권민호 후보가 요구한 '공동각서' 서명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권 후보가 10억 공천헌금설이 허위일 경우 의혹을 제기한 후보 3인이 민형사상 책임은 물론 반론권 포기, 공직출마 포기 및 위반 시 5억원 지급, 의혹 밝혀지면 '자진' 등의 문구는 양식있는 권 후보가 직접 쓴 것이라 믿지 않는다. 민사책임은 몰라도 형사책임은 개인이 판단할 문제도 아니거니와 반론권도 포기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공직출마도 개인의 고유권한을 함부로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법률적 상식을 넘어서는 이런 무리한 요구는 권 후보의 평소 소신인지, 아니면 법률을 무시한 협박인지 이해 안 된다"

-권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돈 공천 의혹을 한 차례 해명했지만, 시민들 대다수는 잘 믿지 않는 분위기다. 세 후보는 돈 공천설이 사실이라고 보는가.
"한겨레신문이 혐의사실을 비교적 소상히 보도했다. 검찰이 추상적 소문을 근거로 출국금지나 여당후보 자택을 압수수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그런점에서 사퇴는 몰라도 최소한 적절한 해명과 사죄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기소전인 수사초기 단계에서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피의사실이 공표됐다. 검찰이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흘러나온 피의사실은 불법이다. 이를 근거로 공격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일 아닌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나온 현재까지의 객관적 사실에 대한 개탄과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슈화 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 아닌가. 법률상 소극적 확인은 면책사유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의 영장 내용을 참작할 때 혐의포착이 안 되고는 수색영장이 발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감한 시기에 여당후보자 계좌를 압수수색 한다는 것은 법원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선거 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하게 흐지부지 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선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됐으면 한다"

-권 후보가 공동각서 요구를 통해 영장사본 출처 배후를 특정후보자로 사실상 지목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천과정에서는 김 시장과 싸움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본인(유승화)에게 들이대고 있다. 처음부터 대꾸하지 않았어야 했다"

-계좌추적 영장을 유출한 관계자들이 오늘부터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세 후보는 혐의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두고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게 무리 아닌가.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범죄사실의 소명과 증명은 다른 개념이다. 범죄사실 소명단계에서 증거확보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는 것이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을 갖고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 현단계에서 검찰의 처분사실은 없지만, 내사단계도 검찰수사의 한 형태다"

-지방권력의 교체기에서 (이번 돈공천 논란을)구 기득권세력의 각본설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같은 각본설에 견줘 진보진영이 왜 동참해 공동기자회견을 여나.
"이번 돈 공천 논란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의 노선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사실에 대한 해명과 사죄를 요구하는 것 뿐이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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