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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책:고영화]'봄철의 별미, 뱅어 사백어(沙白魚, 白魚) 한시(漢詩)편'

 

   
 

요즘 하천마다 사백어가 한창 잡히는 때이다. 사백어(沙白漁)라는 이름은 모래같이 작고, 하얀 고기라고 해서 명명된 것이라 하는데 거제도 사람들은 그냥 뱅어 혹은 뱅아리(병아리)라고 부른다. 그건 백어(白漁)에서 뱅어, 뱅아리로 변화된 것이라 생각된다. 3월 초순부터 4월 초순까지 맑은 민물(1급수)의 하천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곳에다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올라온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7종류의 실치가 전국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까지 강이나 하천에서 두루 잡혔다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백어(白漁)는 민물의 송사리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비늘이 없고 점액질이 많아 미끈거리고 속이 훤히 보일정도로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백어는 기수지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곳)의 자갈밭에서 산란하기 위해 하천을 따라 올라올 때 어획이 시작된다. 일단 4월 중순을 넘어서면 눈알이 생기고 뼈가 딱딱해져 이후에는 먹지 않으며 백어 요리도 이때 잠깐 맛보는 것으로 옛 향수를 달랠 정도다. 옛날 거제도에는 크고 작은 모든 하천에서 사백어를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거제면 외간 간덕천, 송곡 마을천, 동부면 산양천, 율포, 탑포 등지에서 조금씩 나오지만 잡히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는 귀하신 물고기다.

   
 

실치는 성체로 변태하기 전의 백색의 어린 물고기란 뜻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실제로는 뱅어류나 흰베도라치를 일컫는다. 우선 뱅어류는 연어목 뱅어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우리나라에 총 7종(국수뱅어, 벚꽃뱅어, 도화뱅어, 젓뱅어, 실뱅어, 붕퉁뱅어, 뱅어)이 알려져 있다. 뱅어에 관한 기록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모양은 젓가락과 같고 깨끗하기가 은(銀)과 같고 비늘이 없어서 횟감에 좋으며 칠산 바다에 많다고 기록해 놓았다. 『박물지(博物誌)』에는 회잔어(鱠殘魚),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왕여어(王餘魚), 『역어유해(譯語類解)』에는 면조어(麵條魚)라고 다양하게 불렀다.

조선 중기의 문신 이정암(李廷馣 1541~1600)은 뱅어(白魚)를 맛보곤, “이제는 좋은 맛으로 부모를 봉양할 수 없으나, 올해의 새로운 맛을 보니 눈물이 옷깃을 적시네.”(甘旨奉親今不得 嘗新偏覺波沾裾)라고 탄식했고, 조선전기 문신 이승소(李承召 1422~1484)는 “희디 흰 강물 고기 아름다워, 보자마자 기쁨을 금할 수 없네”(白白江魚美 開藍喜不禁) 일 만전(万錢)을 주고 뱅어 한 끼 먹고 싶은데, 어머님 생각에 고기를 먹지 못한 영고숙(穎考叔) 또한 어떤 마음이었을까?“(万錢供一食 穎考亦何心)라고 읊었다.

● 다음은 19세기 전기 거제시 거제면에 거주했던 거제학자 동록(東麓) 정혼성(鄭渾性 1779~1843) 선생은 ‘뱅어‘라 부르는 사백어를 물가에서 보고 7언율시 한 편을 남겼다. 하천에 얼마나 많은 사백어가 올라 왔으면 ’하천 바닥에 실이 유영하는데 주름진 비단을 두른 듯하다‘고 표현했다. 촘촘한 대나무로 만든 족대 자루로 사백어를 잡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거제도의 명물 사백어(병아리)의 한시 한편을 감상해 보자.

 

 

   
 

1) 백어[白魚] 뱅어, 면조(麪條), 비옥(飛玉), 옥어(玉魚) / 동록(東麓) 정혼성(鄭渾性 1779~1843) 
肌明髄潔麫條均 살갗이 투명하고 뼛골이 깨끗하니 두루 뱅어(면조)라 부르는데
春暖芳洲逆水遵 따뜻한 봄날, 아름다운 물가에 역류하는 물을 따라 올라왔다.
川底游絲縈霧縠 하천 바닥에 실이 유영하니 자욱한 주름 비단을 두른 듯하다가
潮頭亂絮遂風輪 밀물에 어지러운 솜이 바람 따라 떠다닌다.
纎蛛雖密難爲綱 거미는 가는 줄로써 촘촘히 거물 짜기 어렵고
獨繭猶麁不足綸 누에고치는 홀로 그물을 대충 짤 수도 없다네.
因學罭囊裁大布 어망 자루를 본뜨려고, 거친 피륙으로 만들고는
却依罼柄理脩筠 다시 마른 대나무로 꿰매어 족대 자루를 완성했다.

 

열자 가로되, 첨하(詹何)는 누에고치 한 가닥 실로 낚싯줄을 만들고 까끄라기 바늘 같은 것으로 낚시 바늘을 만들고, 온갖 가시나무 줄기로 낚싯대를 만들어 반쪽 밥풀로 미끼로 삼고서 수레에 실을 큰 고기를 잡았다 전한다.(列子曰楚人詹何以犻繭爲綸 針芒爲鉤 荊棘爲竿 部粒爲飼 而引盈車之魚云) 첨하(詹何)는 첨공(詹公)이라 부르는데 전국시대(戰國時代) 사람이다. 그는 여러 가지 술수(術數)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낚시를 특히 잘하였다고 한다.

無數鯈鯈玉色均 무수한 피라미 떼는 엷은 푸른빛을 두루 띠니
海門交處碧溪遵 해문이 만나는 곳에서 시냇물 따라 푸르네
花時爲候春常到 계절마다 꽃 피는 시절인 봄은 항상 이르고
蘋浦如期歲一輪 마름 갯가에 한 해를 돌아 예정대로 찾아오누나.
嗜所同情眞膾灸 회와 구이로 함께 정을 나누며 즐기는데
漁行異法別經綸 고기잡이에는 특별히 다른 경륜이 있고나.
腥涎溜滑難輪得 비린 점액이 미끌미끌하니 손에 잡기 어려워
料理輕藍織細筠 대나무 소쿠리 위의 요리를 가벼이 바라본다.

● 우리나라엔 뱅어가 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벚꽃뱅어 도화뱅어 실뱅어 붕퉁뱅어는 주로 서해안에 살고, 뱅어와 젓뱅어 국수뱅어(면저뱅어)는 서해와 남해에 다 서식한다. 뱅어는 약 10cm까지 자라고,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3~5월에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수심이 2~3m 정도의 물풀이 많은 모래바닥에 알을 낳는다. 새끼는 자라 가을이 되면 바다로 내려가는 회유성 어류로, 약3~5cm 정도의 새끼뱅어를 가장 많이 선호한다. 지금은 주로 우리나라 동해로 흐르는 각 하천의 하구와 일본·사할린 연해에 분포한다. 뱅어포에는 우유나 멸치보다 칼슘 함량이 높아 뼈 건강에 좋다. 또한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서해의 대동강 압록강에서 많이 잡혀 진상품으로 바쳤다고 한다.

특히 젓뱅어는 압록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 낙동강 (부산) 및 영산강 주변 하구에서 채집된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그리고 벚꽃뱅어는 압록강, 금강 등 서해의 큰 강 하구와 연안에 분포하고 도화뱅어는 서해와 남해의 강 하구 및 연안에서 발견되고 실뱅어는 임진강, 한강 등 서해의 큰 강 하구, 국수뱅어는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하천의 하구와 연안에서 채집된다. 또한 사백어는 뱅아리라고도 부르는데 농어목 망둑어과의 바닷물고기로 한국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 및 남해 연안의 강 하구에 분포한다. 작은 갑각류나 동물성 플랑크톤을 섭식하며 산란기는 2~4월경으로 알려져 있다. 뱅어류는 주로 바다와 하천(또는 강)이 만나는 기수(汽水) 지역에 서식하는데 최근 환경오염과 하구둑 건설 등 서식처가 소멸되어 자원 감소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 푸른 시내의 뱅어[靑溪白魚] / 이상언(李尙彦 1597∼1666)
一曲淸流繞弊廬 한 굽이 맑은 시냇물이 낡은 집을 둘러있는데
雨餘春水帶寒淤 비 온 뒤의 봄물이 불어나 차가운 진흙을 둘렀네
課奴晨起收漁網 새벽에 일어나 하인을 데리고 어망을 거두니
白小充庖勝野蔬 희고 작은 뱅어와 들 채소로 부엌을 가득 채웠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와『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백어(白魚),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빙어(氷魚)로 기록되어 있는데 죽으면 몸 빛깔이 하얗게 변한다 하여 백어(白魚)라고도 했다. 예부터 우리말로는 뱅어라고 불렀고, 어린 뱅어는 실 가닥처럼 생겨서 실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안에서 그물을 이용해 잡으며 3~4월에는 작은 뱅어가 많이 잡힌다. 이때의 뱅어는 약 2~3㎝로 아직 뼈가 굵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날것으로 무쳐 먹는다.
 
뱅어는 주로 김처럼 네모지게 말려서 뱅어포를 만들어 구워 먹는데, 회나 국으로 요리하여 먹거나 작은 뱅어는 젓갈을 담아 먹기도 한다. 뱅어포는 색깔이 하얗고 깨끗하며 촘촘한 것이 좋은데, 4~5㎝ 정도의 뱅어는 횟감으로 좋고 내장이 들여다보일 만큼 성장한 것은 조리해서 먹는다. 뱅어는 단백질과 지방이 아주 적은 반면, 칼슘이 풍부한 생선이다. 뱅어는 잡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죽어 버리기 때문에 날것은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다.

3) 칠휴(七休)가 백어(白魚)를 부쳐 준 데 대하여 사례하다[謝七休寄白魚] 2수 / 서거정(徐居正 1420~1488) 
白白江魚味自長 희고 흰 강물 고기 맛이 절로 뛰어나네
知於鱗族是爲王 비늘 달린 고기 중엔 이것이 왕이고말고
寄來偏感恩情重 부쳐 오매 심중한 은정이 너무나 고마워서
凍筆呵來和短章 꽁꽁 언 붓 불어 녹여 짧은 시로 화답하네
銅盤喜見玉槎長 구리 쟁반에 기다란 옥사가 보기도 좋아라
芹曝忱誠欲獻王 근폭(芹曝)의 정성 우리 왕에게도 바치고 싶네
喚作燖羹兼作膾 국도 끓이고 겸하여 회도 치게 해놓으니
衰腸能補助文章 쇠한 창자 보하여 문장 지을 힘이 솟누나
[주1] 기다란 옥사(玉槎) : 옥사는 하얀 피라미 모양을 형용한 말.

[주2] 근폭(芹曝) : 옛날 송나라의 한 농부가 항상 누더기만 입고 겨울을 지내고는 봄날이 되자 따뜻한 햇볕을 쬐면서〔自曝於日〕, 천하에 너른 집과 다스운 방과 솜옷이나 여우 갖옷이 있는 줄은 모르고 자기 아내에게 말하기를 “이 해를 쬐는 따뜻함〔負日之暄〕을 아무도 알 사람이 없으리니, 이것을 우리 임금님께 바치면 큰 상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하자, 그 마을의 한 부자가 그에게 말하기를 “옛사람 중에 미나리〔芹〕를 아주 좋아한 이가 있어 그 마을의 부자에게 미나리가 맛이 좋다고 말하자, 그 부자가 미나리를 먹어 본 결과 맛이 독하고 배가 아팠다더라.”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전하여 근폭의 정성이란 곧 미력이나마 임금을 위하고자 하는 야인의 충성심을 의미한다. 《列子 楊朱》 두보(杜甫)의 적갑(赤甲) 시에 “등을 쬐는 따뜻함은 천자께 바칠 수 있거니와, 미나리 맛 좋음은 예부터 야인만이 안다네.〔灸背可以獻天子 美芹由來知野人〕”라고 하였다.

4) 뱅어(飛玉) 면조옥어(麪條玉魚) / 김려(金鑢 1766~1822)
비옥(飛玉)은 옥어(玉魚 뱅어)다. 지역사람들은 비오(霏烏)라 부른다. 비오는 방언으로 비가 온다는 말이다. 이 물고기가 조수를 따라 올라오면 반드시 비가 오는 효험이 있다. 이 물고기가 조수를 따라 오를 때마다, 조수의 윗부분이 찬란하고 선명하게 하얗다. 바닷가 사람들은 이 물고기가 올라오는 것을 알아내고는 바닷가 사람들은 이것을 바라보고 비가 올 것을 점친다. 비옥은 백소(은어)와 비슷하지만 조금 크고 비늘이 없다. 계란이나 오리알을 입혀서 기름으로 지지면 맛이 매우 좋다. 비옥은 작아서 가볍고 날렵하기 때문에 뇌박(죽방렴)의 그물 틈으로 빠져나가 잡기 어렵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말총 끈이나 갈포로 만든 새끼줄 혹은 삼베실로 가로와 세로의 구멍 사이에 쌀알이 들어갈 정도로 포목을 짠다. 그리고 대나무 조각으로 우리를 만들어서 짜놓은 포목으로 그것을 덮어씌워 자루를 만든다. 이것은 대나무로 엮은 통과 같다고 하여 ‘반대’라고 한다. 어떤 것은 양쪽을 긴 대나무로 덮어씌운다. 이것은 농가에서 흙을 마주 드는 도구와 같다고 해서 ‘여반대’라고 한다. 또 어떤 것은 대나무로 높다란 우리를 만든다. 이것은 삼태기와 같다고 해서 ‘소고반대’라고도 한다. 바닷가 사람들의 방언에 삼태기를 ‘소고’라고 하는데 머리 쪽이 낮고 꼬리 쪽이 높다는 말이다.
 
이것들은 모두 얇은 물가에서 사용한다. 어떤 것은 두레박줄로 활차처럼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녹도반대’라고 한다. 또 어떤 것은 대나무로 평평한 우리를 만들고 긴 장대를 묶어 놓는다. 이것은 고추잠자리가 붙은 장대와 같다고 하여 ‘장간반대’라고 한다. 이것들은 모두 깊은 물에서 사용하며, 작은 고기들을 잡는다. 그러나 비옥은 조수가 있고 여울이 급한 곳에 있기 때문에 물살의 특성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잡기가 어렵다고 한다. ‘면조옥어’라는 근연종도 있다. 옥어와 비슷하나 마치 국수처럼 가늘고 길다. 맛이 옥어보다 더 좋다. 나는 다음과 같이 우산잡곡을 지었다.

<뱅어[飛玉] 면조옥어(麪條玉魚)> 비옥(飛玉)은 옥어(玉魚)이다.
漁村處女束纖腰 어촌 처녀 가는허리 날씬하게 묶고서
端坐明窓刺線嬌 밝은 창가에 앉아 곱게 바느질하더니
催喚阿嬷收曬紵 엄마가 부르자 말린 옷감 거두어
篠籬新打玉魚潮 뱅어 있는 물가에서 반두를 새로 치네.
‘면조뱅어‘는 국수뱅어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7종류의 뱅어가 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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