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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향기 따라 떠나는 맛 집 기행 ‘장승포항만식당’[탐방]손영민의 풍물기행

 

   
 

남해는 대체로 섬으로 둘러싸이거나 오목하게 돌아가 있어 잔잔하고 거칠지 않다. 물결이 해안을 핥아대는 소리도 시끄럽기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거제는 다르다. 동쪽에 있는 장승포-능포 바다는 더욱 그렇다. 동백으로 이름난 지심도가 장승포 바로 앞에 있지만 파도가 조금 높아져도 배가 뜨지 못할 지경이다. 곧바로 바깥바다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번 바라봄에 거침이 없는 동해랑 비슷한 풍광과 느낌을 준다. 물론 남해바다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이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 다만 굳이 바다에서 시원하고 씩씩한 느낌을 품고 싶거든 거제장승포쪽으로 걸음하면 멈춤이라는 얘기다. 유별나게 추웠던 겨울을 지나온 봄을 맞아 첫 나들이를 거제장승포를 잡은 뜻도 여기에 있다.

 

   
 

3월26일 일요일 낮12시30분 즈음, 봄비를 맞으며 장승포항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2010년, 거가대교가 들어서기 전만해도 거제와 부산을 이어주는 쾌속선이 뜨던 곳이다. 1970~80년대 전성기를 넘긴 장승포항은 지금도 여전히 아늑했다. 맞은편 명물거제문화예술회관은 흩어지는 빗속에서도 바다에 어려 있다.

빨간 등대가 있는 방파제에서 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비치호텔을 지나면서 언덕을 올랐다. 200m정도 이어지는 언덕이 끝나는 자리에 전망대가 있다. 동백을 비롯한 갖은 풀과 나무와 새들과 사랑이 어우러져 사는 지심 도는 바로 지척이지만 비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지심 도를 눈으로 어림짐작해 보다가 걸음을 돌린다. 아래 30~50m 즈음에서는 바다가 바위를 두드리는 소리가 거세차다. 사람들은 하얗게 거품을 이루며 부서지는 모습을 망연히 내려다본다.

 

   
 

길가에 늘어선 동백은 드문드문 꽃을 피우기도 했고 이미 떨어진 꽃망울도 있었다. 벚나무는 잎눈보다 먼저 꽃잎이 비어져 나왔다. 감싸는 꺼풀이 얇은 때문인지 눈여겨보면 꽃눈이 볼그스레하다. 한 일주일만 있으면 연분홍 봉우리로 피어오르겠지…….

산기슭 흙바닥에는 냉이나 쑥 같은 나물을 비롯해 여러 풀들이 바닥에 엎드린 채 푸르다. 시든 덤불아래에는 더 많은 싹들이 고개를 내밀었겠다. 수선화들도 길가 꽃밭에서 노란 꽃을 군데군데 피웠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도 같은 방향으로 휘어진다. 먼 바다는 안개로 제 몸통을 가리고 있다. 그런데 다 보인다고 좋기만 할까? 보이지 않는 풍경을 보며 그 너머를 이리저리 짐작하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우산이나 모자로 비를 가린 여행객도 느낌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드물게 겪는 우중 산책이 색다르고 좋다는 것이다. 굽이굽이 펼쳐지고 오므라지는 해안도 사람들 눈길을 꽤 많이 받았다.

 

   
 

3Km정도 되는데서 아스팔트길을 놓고 조각공원으로 접어든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튤립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만개한 개나리, 수선화, 조팝나무, 목련과 더불어 아름다운 능포 바다풍경과 어우러진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두 시간 남짓 걸린 바닷가 산책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20년째 명맥을 이어온 거제해물뚝배기를 대표하는 ‘항만식당’에 들렀다. 항만식당은 비치호텔에서 거제수협방향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점심시간이 살짝 비켜 갔기에 예약도 안하고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입장 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소문대로 이곳을 다녀간 국민MC송해 선생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을 감상하며 해물뚝배기 큰 걸로 주문했다. 밑반찬으로 미역무침과 무생채나물, 시금치나물이 나왔다. 짭조름하게 무쳐진 시금치나물. 고소한 참기름냄새가 입맛을 돋아 주었다.

 

   
 

해물뚝배기가 도착하자 장승포 앞바다에서 갖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넘칠 정도로 뚝배기에 담아와 푸짐하면서도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었다.

전복, 소라, 꽃게, 딱새우, 오만둥이, 바지락, 홍합, 가리비, 대합조개, 오징어, 문어 등 10여 가지가 넘는 해산물과 각종 봄채소들로 이루어져 있어 말 그대로 바다를 한 그릇에 먹는 듯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비주얼 면에서 어디하나 흠을 잡을 수 없을 만큼 해물양이 푸짐하다. 특히 살아 있는 문어를 통째로 삶아낸 국물 맛은 보양식 그 자체이다.

다양한 해물을 먹기 좋게 다듬어주던 이천용(59세)사장은“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항만식당 대형뚝배기 그릇은 아프리카잠바브웨 다이아몬드광산에서 채취한 ‘페트라이트(Petalite)흙으로 구운 뚝배기그릇으로 해물을 끓여 내기 때문에 해물자체의 수분만으로 요리를 할수록 도와주며 영양소의 파괴를 최소화 한다”며“천연소재를 구하기 위해 전국방방곡곡을 누빈 덕분에 우리 집만의 독특한 대형 쉐라믹 대형뚝배기 그릇이 탄생되었다”고 자랑한다.

 

   
 

조미료 없이 소금, 된장만으로도 깊은 맛을 내는 웰빙 해물뚝배기. 더군다나 거제도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갖가지 푸짐한 해산물들을 특수 제작된 원적외선 대형뚝배기에 푹 끓여 낸 시원한 국물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마당에 있는 청향원이라 불리는 정원도 볼거리다. 우리나라에서 매화가 가장먼저 핀다는 200년 수령의 청향매화와 세계적으로 희귀동백나무인 ‘오색팔증산춘 동백나무 등은 이집 의 보물들이다. 특히 오색팔증산춘 동백나무와 텃밭에서 키우고있는 70여 본의 어린 오색증산춘 동백나무를 지심도에 기증할 예정이란다.

경남하동이 고향인 이천용 사장은 고향산천에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꽃과 풀을 그리워하다 사재 수억 원을 들여 구입한 희귀나무들을 정원에 옮겨 심는 일이 20년째다. 항만식당 주인이 손수 가꾼 2백여 종의 희귀나무와 풀들은 항만식당을 찾는 관광객에게 입뿐 만 아니라 눈 까지 즐겁게 해주고 있다.

 

   
 

KBS, MBC, SBS, KNN 방송을 통해 명품 맛 집으로 널리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일본, 중국관광객들이 몰려올 정도로 세계화 된 음식점인 항만식당은 주말이라 여행객들이 붐벼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지만 장승포뚝배기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꽃과 풀을 주재로 현대감각으로 꾸민 맑고 향기로운 ‘청향원 정원’을 감상하는 재미도 솔솔 하다.

예약문의: 거제시장승포로7길8 055-682-3369

글: 손영민/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저자
사진: 조행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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