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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만드는 사람 유퉁
낡은 골목에 미술을 입히다
손영민의 풍물기행...부산 감천문화마을에 ‘해꿈’조성해 눈길

북녘 고향을 그리워하며 미로와 같은 골목길계단을 오르내리던 실향민들의 힘겨운 삶과 부산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부산감천문화마을에 타일로 벽화를 그리는 미술가 유퉁 작가의 ‘해꿈(해 뜨는 언덕, 꿈꾸는 마을)’ 제작현장을 찾았다.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들, 그리고 그 창조의 과정에서 부여한 의미들을 알기 위해서다.

인터뷰 장소인 부산감천마을 대감 엿 공방 옆 골목계단에 들어서자 작업할 때 입는 앞치마도 없이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 차림에 얼룩덜룩한 물감 대신 뽀얀 먼지를 얼굴에 뒤집어 선 채 필자를 맞이한다.

낡은 듯 바래진 공구들, 그리고 그 옆으로 펼쳐진 캔버스와 아무렇게나 너부러져 있는 형형색색의 타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작업현장은 유퉁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예술가의 고뇌가 이뤄지는 산고의 장소. 그래서 경이로운 공간일 테다. 한국미술계에서 창작예술이라는 뚜렷한 시각을 지니고 등장한 작가 유퉁. 그가 사색하고 붓을 들고, 나무를 깎으며 성장을 거듭해온 공간 곁엔 늘 그랬듯이 작가의 딸 미미와 몽골 아내가 함께하고 있었다.

유퉁 작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전공은 미술이다. 그는 대구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자신의 창작세계를 그림으로 펼쳐내는 화가이기도 하다.

화려한 배우시절도 있다. 무엇보다 뛰어난 조연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 연출자들이 꼭 출연시키고 싶은 연기자.. 배우에게 이보다 좋은 찬사가 있을까? 배우 유퉁은 ‘울퉁불퉁’이란 별명대로 괴짜다.

드라마 전원일기, 까치며느리, 한지붕 세가족에서 개성연기를 펼친 중견배우. 그는 빈틈은 많지만 정으로 꽉 차있는 허풍선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우리 마음의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밖에도 유퉁은 직접 작곡과 노래를 하는 가수이기도 하며 국밥집 비결을 책으로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유퉁은 전국체인점 국밥집 운영 신화를 지난 2013년 MBC‘세바퀴’ 출연 당시 박리다매 형식으로 한 달 1억5000만 원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국밥집은 유퉁 외할머니의 비법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 벽화작업과 회화를 병행하는 이유는?
“저는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어머니를 위해 순수 회화공부를 하게 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즐기게 되었지요. 첫 작품의 주제는 ‘엄마’였어요. 제 어머니를 모델로 해서 드로잉을 했어요. 실제 작품에 그려진 얼굴은 어머니가 아니지만 제작하는 동안 한 순간도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자식을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신 어머니의 희생에 대해 말하고 싶었죠. 한편으로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절대 비관적이지 않았던 힘에 대한 감탄을 그리고도 싶었고요. 그러다 그림 속에 있는 어떤 것들을 바깥으로 구현해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또 제가 뭔가를 재미있게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데 전시장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는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제주도 서귀포시 수망리 한라산 자락에 3천여 평의 초지를 사들여 ‘유퉁의 아트미술관’을 지어 고독한 입체적인 조형미술에 몰입하게 된 것입니다.”

- 감천문화마을에 재능기부 작품 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저의 형님이시며 고교시절 과외선생님이셨던 이종형 형님께서 ‘대감엿집’이라는 엿 공방을 하고 계셨고 이곳을 찾아 문화답사를 갔던 제 아내와 미미를 알아보고 제 소식을 물었고,  20년 만에 만남이 이뤄져 그곳을 찾았지요. 장사라고는 모르고 평생을 철학공부에 몰두한 형님이 장사를 하신다기에 걱정도 되었고 또 그리운 마음에 찾았다가 말 한마디 툭 던진 것의 책임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지요.”

- 어떤 말을 던지셨기에?
“감천문화마을의 벽화는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그려야하고 그때마다 제작비가 들어갑니다. 죽은 건물과 벽돌을 타일 벽화로 작업해 놓으면 백년은 변함없이 가지요. 특히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 선생님의 타일작품들은 200년이 되어도 변함없이 작품이 살아있지요. 그리고 칠레작가 셀라론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타일작품으로 만들어 놓은 200계단은 ‘셀라론의 계단’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답니다. 저는 대감엿집의 골목과 계단을 ‘해 뜨는 언덕’인 감천마을과 감천사람들의 꿈과 사랑을 담은 예쁜 집들을 동화속의 그림같이 표현하면 명물이 되어 관광객을 부르고 이곳이 명물이 될 것이라며, 문화마을 단장님과 마을지도자들과의 미팅으로 제 생각을 전해드렸지요, 내친김에 도면을 그렸고, 사하구청과의 협의 끝에 일이 진행되었답니다. 조건은 제작비는 사하구청과 마을에서 해결하고 저는 제 작품을 재능기부 한다는 조건이었지요.”

- 손수 작업을 하시던데?
“제가 먼저 타일에 그림을 그리면 타일기술자가 커팅을 합니다. 그다음 압착시멘트를 바르면 그때부터 제가 색깔별, 집 모양별로 붙이지요. 그다음은 창문을 붙이고요, 보는 사람들은 쉽게 보이지만 색깔과 모양의 조화가 중요하기에 다른 사람에겐 못 맡깁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하나씩 붙이는 겁니다. 제 작품이기에 제가 책임 져야하니까요. 저는 작업할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7살 미미까지 동원되어 재능기부 작품에 동원됐고 미미가 와우~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힘나게 했습니다. 골목 입구에서 45년째 이발소를 운영하시는 전설의 이발사 부인께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진을 많이 찍는지, 골목이 확 살았어요’라며 반겼습니다”

- 대감엿집의 천정에 수놓은 작품은?
“빈 공간을 보면 저는 모든 것이 캔버스로 보입니다. 한지에 그림을 그리고 등으로 만들어 빛을 이용해 전시한 등 그림들이지요. 한 130점 정도 될 겁니다. 결국 갤러리 엿집인 셈이죠. 하하하 엿 먹으세요. 그림 보면서. 재미있잖아요. 인생 뭐 별겁니까. 재미있어야지요.”

-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은?
“폐교가 정말 폐교가 되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꿈나무들이 꿈을 먹고 자란 희망의 요람이었지요. 저는 이곳을 찾아서 문화와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세상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군불 때는 마을을 만들고 연극공연과 라이브음악이 있고 전통과 창작, 먹거리가 있고 그림, 토우, 도자기, 정승조각, 원두막 만들기,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어린이전용미술관, 16가지의 예술전시실 미술관을 만들어 재미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 거제도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고요?
“저는 거제의 지인들께 늘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조선이 무너지면 무엇으로 살 것인가? 그것은 관광이다. 특히 해양관광, 체험관광, 문화예술관광, 신화와 전설의 관광. 그래서 거제 전체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았지요. 관광천국 거제미래라는 책을 써야겠다. 그 책속에서 나 유퉁이가 가진 모든 지식과 지혜, 아이디어를 쏟아 부어 거제도를 관광천국으로 만들 프로젝트를 공개하자는 계획도 진행 중입니다. 거제도에서 살아  볼려고 집도 보러 다녔고 땅도 보러 다녔고 폐교도 탐방했답니다. 거제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각 지역의 컨텐츠를 문화예술로 접목시켜 찾아오는 거제도의 감동감성을 전해주는 거제도.. 이것이 관광거제를 통해 경제를 살리는 역할로 이어질 것입니다. 섬 문화 또한 보물섬으로, 거제는 보물이 있는 곳이다. 보물 거제로 가자! 하는 캐치프레이즈로 가야합니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사명감과 아이디어, 열정이 있는 창작문화예술단을 조직해 이끌어 가야합니다.”

- 거제도를 관광천국으로 변모시킬 아이디어가 있다면?
“거제도는 사면이 바다입니다. 바다이야기를 테마로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고, 해변의 각 마을마다 전해오는 전설을 테마로 풀면 재미있고 즐겁게 찾는 마을이 탄생 될 것입니다. 저는 저의 형님을 찾아 이곳 거제를 올 때마다 해저터널을 지나고 거가대교를 지납니다. 그때마다 해저터널의 벽을 바다 속 이야기를 타일벽화로 연출하고 LED전구로 빛을 이용해 연출한다면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답니다. 또 세계최초의 해저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해저터널과 거가대교를 통과하는 마라톤대회는 전 세계에 거제도를 알리는 홍보효과가 될 것입니다.”

- 작품을 거제도에 남길 생각은 없는지?
“작가는 어디든 작품을 남길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제 어린 시절 추억과 제 지인들이 살고 계신 곳은 저의 고향과도 같습니다. 절친 진국 득호, 의형 민영손, 설갑진, 박식종, 김택경, 진도선, 유춘갑, 김대홍 아우 등 많은 절친, 의형, 친구가 있지요. 브라질의 ‘셀라론의 계단’처럼 제가 좋아하는 타일벽화로 어촌마을의 벽과 골목계단을 작품으로 변화시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답니다. 특히 저의 의형인 손영민 형님께서는 강력하게 권유하고 있지요. 공공미술은 모든 시민과 관광객이 관람하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에 소장된 것이 아니지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걸작을 남기고 이 작품을 보기위해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오게 했으면 합니다.”

- 지난 3월 깜짝 결혼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가까운 지인들만 모시고 재미있고 즐거운 결혼식, 짬뽕 부루스 쇼를 했답니다. 사물놀이 팀이 문을 열고, 덕담으로 주례사를 대신하고, 가수 이동준과 신재형, 이승삼, 박복동, 박대박 가수가 축가를 부르고 고향후배그룹 아이씨밴드가 신바람 나는 메들리로 분위기를 띄웠지요. 하객 모두에겐 제작품을 족자에 남겨드렸고, ‘의리의 형제들’이라는 음반을 제작해 선물했습니다. 잔치는 신나게 하는 겁니다.”

- 세상에 던지고 싶은 화두가 있다면?
“우리 것의 소중함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우리 것이 우리문화입니다. 국악, 민요가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 것이듯 우리 씨름 또한 우리 것이지요. 수백 년 전에 그린 김홍도의 풍속도엔 씨름이 등장합니다. 수입스포츠는 대박을 치는데 세월이 갈수록 우리민족, 민속스포츠인 씨름은 등한시 되고 있어 가슴 아프답니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은 우리 것이 아니지요. 수입된 스포츠입니다. 일본을 보세요. ‘스모’는 전세계관광객이 찾는 볼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예약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지요. 돼지같이 살찐 선수들이 밀어내는 경기이지만 격식과 예의, 재미와 흥분을 곁들여 일본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우리민속씨름대회에 상금을 10억 올리면 금방 관심을 가지고 뜰 겁니다.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우리 것을 사랑하고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게끔 하면 씨름판도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거제시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여자씨름단을 창단했다는 소식에 박수를 보냅니다. 선수들이 장사의 꿈을  이루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호주천하장사 출신의 윤경호 감독의 지도능력을 저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 제주도 유퉁 아트월드는?
“자리를 옮겨 계속 유퉁 아트월드미술관 건립을 진행할겁니다. 지난 9년 동안 제주도에서 많은 공부를 했고 제주도 지인들의 사랑과 후원으로 진행되었지만 그곳은 안타깝게도 타운하우스를 짓게 되었고, 제 작품들을 육지로 옮기기 위해 전국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폐교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 끝으로 한마디.
“유퉁 후원회회장이시며 제 멘토 이신 최종기 큰형님과 강복희 형님, 문창회 형님께서 재능기부를 하게끔 저에게 후원해주시고 힘주셨기에 타일벽화라는 또 다른 작품이 탄생되었습니다. 이곳이 완성되면 한국최초로 골목콘서트를 할까합니다. 마을주민들을 모셔서 띵까띵까~ 하는 거지요 그때 놀러 오이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풍부한 감성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감각이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퉁 작가를 만나고 내 생각은 달라졌다. “천재는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매일매일 하는 것, 죽을 때 까지 하는 것. 그것이 제가 일을 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는 유퉁 작가를 보며,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작품에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붓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 손영민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사진: 김동준/ 사진작가. 대동대학교 사진학 교수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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