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현관앞에서 구호를 낭독하는 임태성 장평주민자치위원장.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가 삼성조선 전 작업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고현 장평일대가 열흘 넘게 적막강산에 휩싸였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돼 힘든 나날을 보내던 상인들과 지역경제의 오랜 침체를 걱정하는 사회단체들이 보다 못해 기자회견을 자청, 삼성중공업의 조속한 조업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직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 사업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은 5월 첫 주 황금연휴와 맞물리면서 별다른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다, 막상 대선까지 끝나면서 심각한 현실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조선소 근로자들은 열흘 넘게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큰 폭으로 깎이게 될 월급에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 되고, 시내 상인들은 위축된 소비심리 탓에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걸 절감해야 했다. 사측인 삼성중공업도 인도선박의 공정지연을 우려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6일 만인 지난6일 공정지연이 크게 우려되는 사내 쉘LFNG 작업장, CAT-J 프로젝트 작업장은 위험요인이 제거됐다고 판단, 고용노동부에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했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8일부터 이들 작업장에 한정해 조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현장투입이 가능한 인원은 전체 3만5000명 근로자 중 1만3000여명에 그치고 전체인원의 2/3에 해당하는 2만여명은 아직도 출근을 못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평 고현지역 상인 사회단체 대표들

이 같은 상황에서 장평동발전협의회(회장 정동훈), 장평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임태성) 등 장평지역 20여개 사회단체와 고현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임춘식), 고현동발전협의회(회장 옥성종), 고현동상인연합회(회장 김두호) 등 20여개 단체가 11일 오후 거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중공업 조업 정상화를 위한 지역주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역구 출신 반대식 의장을 비롯해 신금자 이형철 김성갑 의원도 함께 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고 전제한 뒤 “이번 사고로 세계최고 수준의 조선소가 가동을 멈추면서 조선업 종사자들의 실질임금이 감축되고 고현 장평일대 소상공인들의 영업부진으로 임시휴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의 조속한 원인규명을 통한 작업중지 기간 단축, ▲삼성중공업의 원만한 사고수습 및 성의있는 보상합의 ▲삼성 및 협력업체, 노사협의회의 동동체의식을 통한 정상조업 노력 ▲관련 기관단체의 대책수립 ▲원만한 사고수습을 방해하는 제3자 개입 배격 등 5개항을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청현관 앞에 모여 5개항 요구사항에 대한 구호를 다시 외친 뒤 해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약50여명의 주민들이 동참했다.

기자회견장 복도에 조업정상화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주민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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