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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프로들에게 가장 큰 힘은 시민 모두의 관심”[인터뷰] 거제소방서 이수봉 현장대응단장

“소방차 온다, 비키주라 비키주라”
고현시장통에 소방차가 들어서자 일대 소란이 일었다. 상인들은 일사분란하게 널찍이 내놨던 좌대를 끌어당기고, 힘차게 손잡이를 팽팽 돌려 차광막을 걷어 들였다.
대형트럭과 덩치가 맞먹는 소방 펌프차가 과연 시장통을 통과할 수 있을까. 고현시장 골목은 평소 사람들과 부대끼며 다닐 수밖에 없는 좁은 길이다. 장보러 온 시민들도 기자와 마찬가지로 소방차에 시선이 집중됐다.
소방차가 횟집골목으로 진입하면서 생선이 담긴 대야가 바퀴에 걸렸다.
“와이리 운전을 못하노”
“운전이 문제가, 진작 치워놨어야지”
횟집 주인은 얼른 대야에 담긴 바닷물을 쏟아내고 대야를 치워냈다. 마침내 시장통에 들어서는데 성공. 하지만 속도를 내지 못했다. 상품을 올려놓은 좌판을 스치듯 아슬아슬하게 나아갔다.
고현시장 횟집골목에서 시장공영주차장까지 120여m 직선거리를 나아가는 데 5분 남짓, 촌각을 다투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썩 좋은 결과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전에 없던 훈련으로 매우 큰 불편을 겪었을 상인들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고,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화재·재난 상황에 대한 의식을 전환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거제 시장 지키기에 나서다

고현종합시장 소방출동로 확보훈련은 지난 4월 10일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에 불이 나 점포 839개가 소실돼 영업 중이던 677개 점포의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 불로 인한 피해액이 469억여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불이 나 좌판 220여 개와 상점 20곳이 6억 5000만 원(잠정)의 피해를 입었다. 여기 좌판상점들은 모두 무등록 시설이라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보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전통시장 대형화재가 연이어 발생하자 거제소방서도 지역 전통시장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거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고현종합시장은 2466.11㎡(746평) 면적에 82개 점포가 몰려있고, 그 위 옥상에는 조리용으로 쓰이는 90여개의 LPG가스통이 설치돼 있어 화재 발생 시 거제 역사에 유례없는 재난이 우려된다.

소방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위해 최일선 현장에서 재난과 사투를 벌이는 거제소방서 현장대응단의 이수봉 단장을 만났다.

-소방출동로 확보훈련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나?
“‘19 파이어 로드 데이’라고 해서 월 1회 이상 소방차량 길 터주기 훈련을 불시에 하고 있다. 고현종합시장을 비롯한 5개 시장과 평소 교통이 번잡한 곳, 또는 도심에서 먼 외곽지역 등 모두 11개 지역을 선정해 소방과 시청, 경찰, 의용소방대 합동으로 소방출동로 확보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소방차 진입에 방해가 되는 고정좌판과 차광막 등을 제거하도록 지도·단속한다. 특히 시장처럼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구역과 지상지하 소화전 및 저수조 주변에 불법주차 문제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는 부분이다. 그런 만큼 소방차 퍼레이드 및 가두캠페인, 홍보안내문 배포 등을 통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현종합시장 소방출동로 확보훈련은 대구 서문시장과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4월 10일부터 전개했다. 매일 오후 1시 소방 펌프차를 시장통에 진입시켜 소방과 시청, 시장 관계자가 합동으로 소방출동로를 확보한다. 또 앞서 두 시장의 화재가 심야에 발생한 점을 고려해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시장 인근에 소방펌프차를 배치하고, 순찰을 실시해 유사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또 분기별로 실시하는 전국단위의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도 있다. 관내 8개 차량 정체구간(도로)을 정해 15km 내외의 동선을 확보하는 훈련이다.”

-소방출동로 확보가 왜 중요한가?
“실제 재난 시 소방차 신속출동으로 골든타임제를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골든타임제는 화재가 나거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최초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하는 목표시간이다. 이를 최대한 줄여 시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소방차량을 활용한 실질적인 훈련으로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계도하고, 시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과 주민, 상인이 합동훈련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소방출동로 확보,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
“앞서 언급한 훈련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다.
거기에다가 소방출동로 확보를 위해 우리 소방서와 거제시청, 경찰, 교육청, 농업기술센터, 시장 관계자들로 구성한 개선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불법 주정차 단속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통행훈련 및 지도단속, 노면표시 및 견인지역 지정 등을 협의해 나갈 것이다.
또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환경개선도 필요하다. 유관기관 및 도로관계자 간담회를 열어 도로 확·포장을 유도하고, 화재 시 초기진화장비인 옥외소화전, 비상소화전, 수박설비 등을 설치·보강해야 한다. 덧붙여 소방출동로에 있는 화단과 곡각지를 정비해 소방차 진입 장애요인을 자체 개선할 수 있도록 권고문을 발송한다는 방안도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어떠한 악조건이라도 화재를 진압하고, 재난에서 시민을 구해내는 것은 우리 프로들의 역할이고, 반드시 해낸다. 다만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더 많은 재산을 지켜내기 위해 시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은 항상 잊지 마시길 바란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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